남아공, 월드컵 개최 성공할까?

입력 2009.07.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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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상 최초로 남북한이 함께 출전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이제 11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무래도 기반 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다 보니국제축구연맹 FIFA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성공적인 개최를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인종 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극복해낸 남아공 사람들은 월드컵의 성공을 자신하면서 인종 대화합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심병일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무지개 나라라는 애칭을 가진 남아프리카공화국. 한반도보다 다섯 배 이상 크고, 한때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으로 악명 높았던 이 나라가 내년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을 앞두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남아공이 2010년 월드컵 개최국가로 결정된 지 5년째가 됐습니다. 멀게만 보였던 월드컵 개막이 11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남아공 사람들은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음람보 :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실히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봉가니 : “환영합니다.빨리들 오십시오”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

2010 월드컵의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릴 주경기장입니다.

기존 구장을 개축하는 것이라 하지만 단지 모양의 외벽 형태로 사실상 신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관중 수용인원은 9만 3천여 명. 남아공 월드컵 본선 경기장 10곳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남아공이 자부심을 갖고 공사중인 이 주 경기장은 월드컵 개막 4개월 전인 내년 2월에나 완공될 예정입니다.

10개 경기장 가운데 신축되고 있는 경기장은 4곳. 케이프타운, 포트 엘리자베스, 더반, 넬스프루이트의 구장들이 새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가 내년 개막 때까지 모두 완공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 측은 호언장담합니다.

<인터뷰> 대니 조단(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지금은 마무리 작업에 집중하고 있고, 이미 5개 경기장은 끝났습니다. 많이 진행돼 내년 개막 때까지는 문제없습니다”

월드컵 본선 기간 동안 최대 100만 명의 관광객이 추가로 남아공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하지만 수용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요즘 시내 곳곳에서 호텔들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부족한 숙박시설 문제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예약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몇몇 건설중인 호텔까지 이미 예약이 끝났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콘스탄트(콩고 FIFA 위원) : “남아공에서 부족하면 나미비아 등 이웃 나라들의 호텔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월드컵 성공 개최에 필수적인 원활한 교통 흐름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거의 모든 시민이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고 가난한 흑인들을 실어나르는 낡은 승합차만이 거리를 누비며 대중교통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흑인 정권으로 바뀐 지 15년이 지났지만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월드컵 기간 동안 관광객들의 불편은 불 보듯 뻔합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월드컵에 가장 큰 걸림돌은 치안 문제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남아공은 살인,강도 등의 범죄 발생률이 매우 높습니다.

2007년 기준, 4천8백만 명으로 인구가 비슷한 우리나라에 비해 살인은 16.6배, 강도가 무려 41배 많습니다.

<인터뷰> 김한수(남아공 대사) : “대사관이나 한인회 차원에서 대회 기간 공안 우리 응원단이 안전하게끔 대책을 강구..”

남아공 정부는 꾸준히 경찰력을 증대해 월드컵 손님들을 안전하게 맞이한다는 계획입니다.

다행히 치안에 관한 관광객들의 체감도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세네샤요(브라질 관광객) : “상파울루도 치안이 안 좋은데 여기서는 범죄를 보지 못했습니다”

각종 인프라 시설 못지않게 그 나라 국민들의 축구 열기가 어느 정도이냐도 월드컵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샌턴 지역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한 도로변. 풀밭 공터에서 빈민가 흑인 소년들이 축구를 합니다.

축구화를 신지 못한 아이가 있고 골대는 나무로 엮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축구 열정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100km 떨어진 프리토리아 우리나라 교민 임흥세씨가 3년째 어린 흑인 선수들을 상대로 축구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소년들은 남아공 대표를, 나아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꿈꿉니다.

<인터뷰> 시포(14살) :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 박지성을 봤습니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날개입니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동상이 내려다보는 광장에서 5인조 축구 경기 풋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조직위는 국민들의 월드컵 열기와 관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거리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대 : “막상 와서 보니 열기가 아주 대단합니다. 2010년 월드컵에 관심이 엄청난 상황입니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남아공의 축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남아공은 98년 프랑스대회와2002년 한일월드컵 대회에서 두 번 본선에 오른 경험이 있습니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아프리카의 신흥 축구강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자국에서 벌어진 월드컵 전초전 성격의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7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우리나라는 내년 남아공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도전합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축구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이 일찌감치 이곳 남아공을 찾았습니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축구협회 직원들이 본선기간 약 열흘 전부터 대표팀 선수들이 묵을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답사했습니다.

1순위 베이스캠프 후보지인 이 리조트는 한적한 곳에 있어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정무(축구 대표팀 감독) : “선수들이 편안하고 집중할 수 있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는 남아공 대회를 끝으로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을 없앴습니다.

아프리카를 의식해 개최 자격이 부족한 나라가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남아공이 그런 FIFA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인 개최국으로 월드컵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을 것인지, 남은 11개월에 아프리카 첫 월드컵의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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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월드컵 개최 성공할까?
    • 입력 2009-07-12 08:30:2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사상 최초로 남북한이 함께 출전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이제 11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무래도 기반 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다 보니국제축구연맹 FIFA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성공적인 개최를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인종 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극복해낸 남아공 사람들은 월드컵의 성공을 자신하면서 인종 대화합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심병일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무지개 나라라는 애칭을 가진 남아프리카공화국. 한반도보다 다섯 배 이상 크고, 한때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으로 악명 높았던 이 나라가 내년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을 앞두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남아공이 2010년 월드컵 개최국가로 결정된 지 5년째가 됐습니다. 멀게만 보였던 월드컵 개막이 11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남아공 사람들은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음람보 :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실히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봉가니 : “환영합니다.빨리들 오십시오”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 2010 월드컵의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릴 주경기장입니다. 기존 구장을 개축하는 것이라 하지만 단지 모양의 외벽 형태로 사실상 신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관중 수용인원은 9만 3천여 명. 남아공 월드컵 본선 경기장 10곳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남아공이 자부심을 갖고 공사중인 이 주 경기장은 월드컵 개막 4개월 전인 내년 2월에나 완공될 예정입니다. 10개 경기장 가운데 신축되고 있는 경기장은 4곳. 케이프타운, 포트 엘리자베스, 더반, 넬스프루이트의 구장들이 새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가 내년 개막 때까지 모두 완공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 측은 호언장담합니다. <인터뷰> 대니 조단(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지금은 마무리 작업에 집중하고 있고, 이미 5개 경기장은 끝났습니다. 많이 진행돼 내년 개막 때까지는 문제없습니다” 월드컵 본선 기간 동안 최대 100만 명의 관광객이 추가로 남아공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하지만 수용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요즘 시내 곳곳에서 호텔들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부족한 숙박시설 문제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예약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몇몇 건설중인 호텔까지 이미 예약이 끝났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콘스탄트(콩고 FIFA 위원) : “남아공에서 부족하면 나미비아 등 이웃 나라들의 호텔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월드컵 성공 개최에 필수적인 원활한 교통 흐름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거의 모든 시민이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고 가난한 흑인들을 실어나르는 낡은 승합차만이 거리를 누비며 대중교통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흑인 정권으로 바뀐 지 15년이 지났지만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월드컵 기간 동안 관광객들의 불편은 불 보듯 뻔합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월드컵에 가장 큰 걸림돌은 치안 문제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남아공은 살인,강도 등의 범죄 발생률이 매우 높습니다. 2007년 기준, 4천8백만 명으로 인구가 비슷한 우리나라에 비해 살인은 16.6배, 강도가 무려 41배 많습니다. <인터뷰> 김한수(남아공 대사) : “대사관이나 한인회 차원에서 대회 기간 공안 우리 응원단이 안전하게끔 대책을 강구..” 남아공 정부는 꾸준히 경찰력을 증대해 월드컵 손님들을 안전하게 맞이한다는 계획입니다. 다행히 치안에 관한 관광객들의 체감도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세네샤요(브라질 관광객) : “상파울루도 치안이 안 좋은데 여기서는 범죄를 보지 못했습니다” 각종 인프라 시설 못지않게 그 나라 국민들의 축구 열기가 어느 정도이냐도 월드컵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샌턴 지역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한 도로변. 풀밭 공터에서 빈민가 흑인 소년들이 축구를 합니다. 축구화를 신지 못한 아이가 있고 골대는 나무로 엮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축구 열정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100km 떨어진 프리토리아 우리나라 교민 임흥세씨가 3년째 어린 흑인 선수들을 상대로 축구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소년들은 남아공 대표를, 나아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꿈꿉니다. <인터뷰> 시포(14살) :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 박지성을 봤습니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날개입니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동상이 내려다보는 광장에서 5인조 축구 경기 풋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조직위는 국민들의 월드컵 열기와 관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거리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대 : “막상 와서 보니 열기가 아주 대단합니다. 2010년 월드컵에 관심이 엄청난 상황입니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남아공의 축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남아공은 98년 프랑스대회와2002년 한일월드컵 대회에서 두 번 본선에 오른 경험이 있습니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아프리카의 신흥 축구강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자국에서 벌어진 월드컵 전초전 성격의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7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우리나라는 내년 남아공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도전합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축구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이 일찌감치 이곳 남아공을 찾았습니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축구협회 직원들이 본선기간 약 열흘 전부터 대표팀 선수들이 묵을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답사했습니다. 1순위 베이스캠프 후보지인 이 리조트는 한적한 곳에 있어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정무(축구 대표팀 감독) : “선수들이 편안하고 집중할 수 있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는 남아공 대회를 끝으로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을 없앴습니다. 아프리카를 의식해 개최 자격이 부족한 나라가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남아공이 그런 FIFA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인 개최국으로 월드컵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을 것인지, 남은 11개월에 아프리카 첫 월드컵의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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