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해달라더니…” 고미영씨 가족 ‘침통’

입력 2009.07.13 (07:08) 수정 2009.07.1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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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꼭 성공하도록 기도해달라더니.."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8천126m)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도중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여성 산악인 고미영(41)씨의 언니 미란(48)씨는 1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등정에 나설 때마다 항상 전화를 걸어와 '성공하도록 기도해달라'고 했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미란씨는 "이번에 낭가파르밧에 오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에도 '이대로 가면 10일에 정상에 오를 것 같다'고 좋아했다"며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현지에서 직접 확인했다니 생사는 확실한 것 아니겠느냐"고 울먹였다.
고씨 부모도 이날 오전 미영씨의 실종 소식을 듣고 전북 부안에서 급히 상경해 현재 서울 송파구 잠실동 미란씨의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미란씨는 "부모님이 아무런 말씀 없이 눈물만 흘리고 계신다"고 전했다.
언니 미란씨와 고모, 올케 등 가족 3명은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 후원사인 코오롱 스포츠 관계자와 함께 16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국할 예정이다. 84세인 아버지와 71세인 어머니는 건강을 우려한 가족들의 만류로 서울에 머무르기로 했다.
고씨는 고향에서 초.중학교를 마치고 여고 2학년 때 등산을 배우려고 인천 인성여고로 전학했고, 고향에는 부모가 살고 있다. 고씨는 2남4녀 중 막내.
고향 사람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미영씨의 기적적인 생환을 기도했다.
고씨의 고향인 부안군 하서면 청호마을에 있는 하서제일교회 윤경숙(여.54) 목사는 "미영씨가 한 달 전에 '절 위해 늘 기도해줘서 고맙다'고 통화했었는데..."라며 실종소식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되뇌었다.
고씨는 어릴 적부터 수시로 이 교회를 찾았고 고향을 떠나고도 부모님을 찾아오거나 등반을 위해 출국하기 전에도 이곳을 찾아 기도를 올렸다고 윤 목사는 회고했다.
윤 목사는 이날 오전 교회에 나온 고씨 아버지에게 "'너무 실망 마시고 마음 단단히 잡수시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더니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셨다"고 전했다.
고씨의 당숙부 고성문(70)씨는 "미영이는 지극한 효녀"라며 "형님께서 막내인 미영이를 정말 예뻐하셨고 많이 의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영이가 이번에 돌아오면 마을 사람이 한데 모여 등반을 축하하는 큰 잔치를 열려고 했는데 무슨 날벼락인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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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도해달라더니…” 고미영씨 가족 ‘침통’
    • 입력 2009-07-13 07:08:01
    • 수정2009-07-13 22:37:02
    연합뉴스
"이번에 꼭 성공하도록 기도해달라더니.."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8천126m)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도중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여성 산악인 고미영(41)씨의 언니 미란(48)씨는 1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등정에 나설 때마다 항상 전화를 걸어와 '성공하도록 기도해달라'고 했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미란씨는 "이번에 낭가파르밧에 오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에도 '이대로 가면 10일에 정상에 오를 것 같다'고 좋아했다"며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현지에서 직접 확인했다니 생사는 확실한 것 아니겠느냐"고 울먹였다. 고씨 부모도 이날 오전 미영씨의 실종 소식을 듣고 전북 부안에서 급히 상경해 현재 서울 송파구 잠실동 미란씨의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미란씨는 "부모님이 아무런 말씀 없이 눈물만 흘리고 계신다"고 전했다. 언니 미란씨와 고모, 올케 등 가족 3명은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 후원사인 코오롱 스포츠 관계자와 함께 16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국할 예정이다. 84세인 아버지와 71세인 어머니는 건강을 우려한 가족들의 만류로 서울에 머무르기로 했다. 고씨는 고향에서 초.중학교를 마치고 여고 2학년 때 등산을 배우려고 인천 인성여고로 전학했고, 고향에는 부모가 살고 있다. 고씨는 2남4녀 중 막내. 고향 사람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미영씨의 기적적인 생환을 기도했다. 고씨의 고향인 부안군 하서면 청호마을에 있는 하서제일교회 윤경숙(여.54) 목사는 "미영씨가 한 달 전에 '절 위해 늘 기도해줘서 고맙다'고 통화했었는데..."라며 실종소식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되뇌었다. 고씨는 어릴 적부터 수시로 이 교회를 찾았고 고향을 떠나고도 부모님을 찾아오거나 등반을 위해 출국하기 전에도 이곳을 찾아 기도를 올렸다고 윤 목사는 회고했다. 윤 목사는 이날 오전 교회에 나온 고씨 아버지에게 "'너무 실망 마시고 마음 단단히 잡수시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더니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셨다"고 전했다. 고씨의 당숙부 고성문(70)씨는 "미영이는 지극한 효녀"라며 "형님께서 막내인 미영이를 정말 예뻐하셨고 많이 의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영이가 이번에 돌아오면 마을 사람이 한데 모여 등반을 축하하는 큰 잔치를 열려고 했는데 무슨 날벼락인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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