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 잡음’ 고대 농구 집안 싸움

입력 2009.07.15 (16:55) 수정 2009.07.1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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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명문인 고려대 농구부가 계속되는 잡음에 진통을 겪고 있다.
임정명 감독이 지난달 명예롭지 못하게 물러난 데 이어 후임 사령탑으로 내정된 이충희 감독 내정자도 최근 선수를 때렸다는 이유로 학교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고려대 농구부를 둘러싼 잡음은 학교 행정력 부재와 그에 따른 농구부 학부모들의 내부 갈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고려대 농구 감독은 임정명(1997년~2000년)-정광석(2001년~2002년)-이충희(2003년)-진효준(2004년~2007년)-임정명(2008년~2009년)으로 이어진다.
'고려대 농구는 아무개밖에 없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회전문 인사'였던 것이 사실이다.
인사는 관련 단체 고유 권한이긴 하지만 2000년에 고려대 감독을 그만둘 당시에도 여러 잡음이 있었던 임정명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내부 갈등이 커졌다는 평이 많다.
전임 진효준 감독 시절 뽑힌 선수들과 임정명 감독이 직접 선발한 선수들의 학부모들이 편을 갈랐고 이에 따른 내부 갈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또 이번에도 임정명 감독이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충희 감독을 내정하는 '행정 아마추어'같은 모습을 보였다.
임정명 감독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14일 마감돼 견책 징계를 결정했다. 견책은 학교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징계로 올해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임정명 감독과 이충희 감독 내정자가 겹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어찌 됐든 이충희 감독 내정자가 선수단에 부임하면서 다시 '임정명 감독파'와 '반 임정명 감독파'가 나뉘었고 이번에 불거진 사건 역시 이런 행정력 부재와 내부 갈등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한 농구 관계자는 "내부 갈등이 없었더라면 이번 일은 전혀 문제가 될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충희 감독 내정자는 "체벌, 사랑의 매와 구타, 폭력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으며 "모교에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하러 왔는데 폭력 감독인 것처럼 매도돼 속상하다. 팀 전체를 하나로 끌고 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1차 연맹전과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농구대잔치 4강 등 모처럼 성적을 냈으나 내부 갈등이 커지면서 올해는 아직 공식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대학 무대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좀처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말에 고려대 체육위원장을 맡은 이천희 교수는 "학부모님들이 지나치게 농구부 일에 관여하면서 일이 커진 것 같다"면서 "임정명 감독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끝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농구부가 제자리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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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교체 잡음’ 고대 농구 집안 싸움
    • 입력 2009-07-15 16:40:45
    • 수정2009-07-15 19:34:13
    연합뉴스
전통의 명문인 고려대 농구부가 계속되는 잡음에 진통을 겪고 있다. 임정명 감독이 지난달 명예롭지 못하게 물러난 데 이어 후임 사령탑으로 내정된 이충희 감독 내정자도 최근 선수를 때렸다는 이유로 학교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고려대 농구부를 둘러싼 잡음은 학교 행정력 부재와 그에 따른 농구부 학부모들의 내부 갈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고려대 농구 감독은 임정명(1997년~2000년)-정광석(2001년~2002년)-이충희(2003년)-진효준(2004년~2007년)-임정명(2008년~2009년)으로 이어진다. '고려대 농구는 아무개밖에 없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회전문 인사'였던 것이 사실이다. 인사는 관련 단체 고유 권한이긴 하지만 2000년에 고려대 감독을 그만둘 당시에도 여러 잡음이 있었던 임정명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내부 갈등이 커졌다는 평이 많다. 전임 진효준 감독 시절 뽑힌 선수들과 임정명 감독이 직접 선발한 선수들의 학부모들이 편을 갈랐고 이에 따른 내부 갈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또 이번에도 임정명 감독이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충희 감독을 내정하는 '행정 아마추어'같은 모습을 보였다. 임정명 감독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14일 마감돼 견책 징계를 결정했다. 견책은 학교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징계로 올해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임정명 감독과 이충희 감독 내정자가 겹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어찌 됐든 이충희 감독 내정자가 선수단에 부임하면서 다시 '임정명 감독파'와 '반 임정명 감독파'가 나뉘었고 이번에 불거진 사건 역시 이런 행정력 부재와 내부 갈등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한 농구 관계자는 "내부 갈등이 없었더라면 이번 일은 전혀 문제가 될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충희 감독 내정자는 "체벌, 사랑의 매와 구타, 폭력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으며 "모교에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하러 왔는데 폭력 감독인 것처럼 매도돼 속상하다. 팀 전체를 하나로 끌고 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1차 연맹전과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농구대잔치 4강 등 모처럼 성적을 냈으나 내부 갈등이 커지면서 올해는 아직 공식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대학 무대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좀처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말에 고려대 체육위원장을 맡은 이천희 교수는 "학부모님들이 지나치게 농구부 일에 관여하면서 일이 커진 것 같다"면서 "임정명 감독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끝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농구부가 제자리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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