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투입구에 카메라 동원’ 빈집털이 기승

입력 2009.07.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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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휴가철 오래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빈 집만 골라 우유 투입구를 이용해 문을 열고 들어가 금품을 훔치는 절도범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철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한 남자가 얼굴을 가린 채 계단을 올라갑니다.

잠시 뒤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다른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옵니다.

손에는 가방을 들었습니다.

뭔가 잔뜩 들어있습니다.

조금 뒤에는 처음 계단을 올라갔던 남자가 황급히 아파트를 빠져나갑니다.

<녹취> 최OO(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 :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안타는 걸 2인 1조가 돼 감시하면서 유선으로 연락을 했던 것 같아요."

절도범들은 현관문에 우유투입구가 있는 빈 집을 집중적으로 노렸습니다.

우유 투입구에 카메라가 달린 장비를 밀어 넣고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잠긴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여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때 사용한 초소형 카메라는 전자상가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직접 조립한 것이었습니다.

<녹취> 공구상 주인(음성변조) : "개인이 (카메라를) 개조하는거에요. 카메라 선을 연결해서 싹 빼고... 밖에서 보고, 방향 조절해서 문을 따는 거지."

우유 투입구를 통해 문을 열고 들어왔기 때문에 별다른 범행 흔적도 남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문이 망가져 있거나 그러면 알텐데 전혀 문 손상도 안되어 있고. 패물 같은 경우는 그 안에 있는 것만 다 빼가고 패물함은 그대로 두고..."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박 모씨 등 두 명.

이들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일대 아파트를 돌며 53차례에 걸쳐 3억 5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인터뷰> 공승환(안산 상록경찰서 순경) : "휴가 가실 때 앞에 신문이나 우유는 당분간 넣지 말라고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 우유 투입구가 있으신 분들은 막아 두시는 게 가장 편하고..."

경찰은 또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현관문 투시경도 막아 놓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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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 투입구에 카메라 동원’ 빈집털이 기승
    • 입력 2009-07-16 20:11:34
    뉴스타임
<앵커 멘트> 휴가철 오래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빈 집만 골라 우유 투입구를 이용해 문을 열고 들어가 금품을 훔치는 절도범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철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한 남자가 얼굴을 가린 채 계단을 올라갑니다. 잠시 뒤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다른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옵니다. 손에는 가방을 들었습니다. 뭔가 잔뜩 들어있습니다. 조금 뒤에는 처음 계단을 올라갔던 남자가 황급히 아파트를 빠져나갑니다. <녹취> 최OO(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 :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안타는 걸 2인 1조가 돼 감시하면서 유선으로 연락을 했던 것 같아요." 절도범들은 현관문에 우유투입구가 있는 빈 집을 집중적으로 노렸습니다. 우유 투입구에 카메라가 달린 장비를 밀어 넣고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잠긴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여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때 사용한 초소형 카메라는 전자상가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직접 조립한 것이었습니다. <녹취> 공구상 주인(음성변조) : "개인이 (카메라를) 개조하는거에요. 카메라 선을 연결해서 싹 빼고... 밖에서 보고, 방향 조절해서 문을 따는 거지." 우유 투입구를 통해 문을 열고 들어왔기 때문에 별다른 범행 흔적도 남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문이 망가져 있거나 그러면 알텐데 전혀 문 손상도 안되어 있고. 패물 같은 경우는 그 안에 있는 것만 다 빼가고 패물함은 그대로 두고..."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박 모씨 등 두 명. 이들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일대 아파트를 돌며 53차례에 걸쳐 3억 5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인터뷰> 공승환(안산 상록경찰서 순경) : "휴가 가실 때 앞에 신문이나 우유는 당분간 넣지 말라고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 우유 투입구가 있으신 분들은 막아 두시는 게 가장 편하고..." 경찰은 또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현관문 투시경도 막아 놓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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