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오락가락 날씨 왜 이러나?

입력 2009.07.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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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졌지만 서울 등 중부 지방은 온종일 땡볕 더위였죠.

내일은 중부 지방에 집중 호우가 찾아온다는데, 이번 장마, 왜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걸까요?

모은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뜨겁게 내리쬐는 뙤약볕, 30도가 넘는 더위.

오늘 낮 서울의 날씨입니다.

남부 지방에 최고 28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사이, 서울ㆍ경기ㆍ강원 등 중부 지방은 온종일 쨍쨍 맑았습니다.



지역별로 오락가락하는 비, 내리는 날짜도 들쑥날쑥입니다.

징검다리 건너듯 폭우가 쏟아지는 날과 온종일 맑은 날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중부와 남부에 번갈아가면서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은 장마의 전형적인 특징.

북쪽 찬 공기와 남쪽 더운 공기가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장마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2006년 이후 3년 만에 장마다운 장마가 오다보니 다소 이례적으로 느껴지는 거라고 기상청은 설명합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올해 장마는 한 번에 내리는 비의 양이 엄청 많아졌다는 겁니다.

이번 달 서울에는 네 차례 비가 왔는데 그 양이 총 553mm, 예년 평균의 3.7배나 됩니다.

비의 세기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간당 강우량도 급증했습니다.

한 시간에 15밀리미터 이상의 비가 오면 우산이 소용 없을 정도로 옷이 젖습니다.

20밀리미터 이상 오면 자동차 와이퍼를 최대로 움직여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

30밀리미터 이상은 샤워기를 가장 세게 틀었을 때, 50밀리미터 이상은 양동이로 물을 붓는 듯한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이번 장마엔 광주가 시간당 70, 마산 59밀리미터를 기록하는 등 역대 기록을 속속 갈아치웠습니다.

특히 부산 대연동에 쏟아진 비는 시간당 90밀리미터. 가히 '물 폭탄'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장마가 폭우로 발전한 건 장마 전선에다 중국에서 발달한 저기압까지 합세해 비구름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승배(기상청 통보관) : "상층 10km에 제트 기류가 위치하고 있는데 수증기를 진공 청소기처럼 끌어올려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중국 저기압이 예년보다 강해진 이유로,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를 꼽습니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 때문에 대류가 활발해지고, 중국의 저기압도 발달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번 폭우는 잠깐의 기상 이변이 아닌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장기적인 기후 변화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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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 오락가락 날씨 왜 이러나?
    • 입력 2009-07-16 20:11:42
    뉴스타임
<앵커 멘트> 남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졌지만 서울 등 중부 지방은 온종일 땡볕 더위였죠. 내일은 중부 지방에 집중 호우가 찾아온다는데, 이번 장마, 왜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걸까요? 모은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뜨겁게 내리쬐는 뙤약볕, 30도가 넘는 더위. 오늘 낮 서울의 날씨입니다. 남부 지방에 최고 28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사이, 서울ㆍ경기ㆍ강원 등 중부 지방은 온종일 쨍쨍 맑았습니다. 지역별로 오락가락하는 비, 내리는 날짜도 들쑥날쑥입니다. 징검다리 건너듯 폭우가 쏟아지는 날과 온종일 맑은 날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중부와 남부에 번갈아가면서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은 장마의 전형적인 특징. 북쪽 찬 공기와 남쪽 더운 공기가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장마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2006년 이후 3년 만에 장마다운 장마가 오다보니 다소 이례적으로 느껴지는 거라고 기상청은 설명합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올해 장마는 한 번에 내리는 비의 양이 엄청 많아졌다는 겁니다. 이번 달 서울에는 네 차례 비가 왔는데 그 양이 총 553mm, 예년 평균의 3.7배나 됩니다. 비의 세기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간당 강우량도 급증했습니다. 한 시간에 15밀리미터 이상의 비가 오면 우산이 소용 없을 정도로 옷이 젖습니다. 20밀리미터 이상 오면 자동차 와이퍼를 최대로 움직여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 30밀리미터 이상은 샤워기를 가장 세게 틀었을 때, 50밀리미터 이상은 양동이로 물을 붓는 듯한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이번 장마엔 광주가 시간당 70, 마산 59밀리미터를 기록하는 등 역대 기록을 속속 갈아치웠습니다. 특히 부산 대연동에 쏟아진 비는 시간당 90밀리미터. 가히 '물 폭탄'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장마가 폭우로 발전한 건 장마 전선에다 중국에서 발달한 저기압까지 합세해 비구름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승배(기상청 통보관) : "상층 10km에 제트 기류가 위치하고 있는데 수증기를 진공 청소기처럼 끌어올려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중국 저기압이 예년보다 강해진 이유로,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를 꼽습니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 때문에 대류가 활발해지고, 중국의 저기압도 발달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번 폭우는 잠깐의 기상 이변이 아닌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장기적인 기후 변화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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