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이 어떻게 보내…’ 통곡의 분향소

입력 2009.07.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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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미영이 어떻게 보내느냐고, 어떻게..”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6가 국립의료원 영안실 301호에 차려진 여성산악인 고(故) 고미영(41)씨의 분향소는 통곡과 눈물로 가득 찼다.
외국 생활로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큰오빠 민성씨를 제외한 둘째 오빠 석균씨와 언니 미란씨 등 4남매는 아직 시신이 파키스탄에 있어 동생의 온기도 느낄 수 없는 분향소를 지키면서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아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결국 미란씨 등 언니들은 끓어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막내 미영이를 보낼 수 없다며 오열하다 실신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국화꽃 사이로 고인의 환한 미소가 담긴 영정 사진이 놓이고 접객실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 영상이 모니터에 흐르는 가운데 고인의 도전 정신을 기리는 조문 행렬은 계속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8시께 조화와 함께 함영준 문화체육관광비서관을 통해 친필 서한을 유족에게 보내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친서에서 "고인의 사고 소식에 무척 놀랐고 가슴이 아프다"라며 "가족의 슬픔이야 이루 말로 할 수 없겠지만, 11개의 최고봉을 최단 기간에 등정한 고인의 놀라운 기록과 강인한 도전정신은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살아있을 것임을 기억하시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엄홍길씨와 배경미 여성산악인회 회장 등 산악계 인사들과 일반 추모객들도 비통함 속에서 국화꽃을 바쳤다.
엄씨는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비록 미영이의 몸은 이곳에 놓이겠지만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의 꿈은 이미 이뤘다고 생각한다. 14좌 정상에서 환한 미소로 내려다볼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고인을 기렸다.
분향소 한쪽 벽에는 고인을 기리는 산악인들의 글이 빼곡했다.
한 산악인은 `언니의 트레이드마크인 까맣게 그을린 얼굴, 하얗게 빛나는 이 그리고 호탕한 웃음은 언제나 함께 합니다'라고 적었고, 다른 산악인은 `우리가 공항에서 그댈 맞아야 하는데, 왜 그대가 여기에서 먼저 웃고 있는 거야'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의 형부는 "예쁜 처제, 이제 춥지 않지? 우리 품에 따스하게 안겨라"라고 적어 추모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장례를 주관한 대한산악연맹과 고인의 후원업체인 코오롱스포츠측은 오는 21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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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영이 어떻게 보내…’ 통곡의 분향소
    • 입력 2009-07-17 20:23:36
    연합뉴스
“아이고, 미영이 어떻게 보내느냐고, 어떻게..”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6가 국립의료원 영안실 301호에 차려진 여성산악인 고(故) 고미영(41)씨의 분향소는 통곡과 눈물로 가득 찼다. 외국 생활로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큰오빠 민성씨를 제외한 둘째 오빠 석균씨와 언니 미란씨 등 4남매는 아직 시신이 파키스탄에 있어 동생의 온기도 느낄 수 없는 분향소를 지키면서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아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결국 미란씨 등 언니들은 끓어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막내 미영이를 보낼 수 없다며 오열하다 실신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국화꽃 사이로 고인의 환한 미소가 담긴 영정 사진이 놓이고 접객실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 영상이 모니터에 흐르는 가운데 고인의 도전 정신을 기리는 조문 행렬은 계속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8시께 조화와 함께 함영준 문화체육관광비서관을 통해 친필 서한을 유족에게 보내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친서에서 "고인의 사고 소식에 무척 놀랐고 가슴이 아프다"라며 "가족의 슬픔이야 이루 말로 할 수 없겠지만, 11개의 최고봉을 최단 기간에 등정한 고인의 놀라운 기록과 강인한 도전정신은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살아있을 것임을 기억하시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엄홍길씨와 배경미 여성산악인회 회장 등 산악계 인사들과 일반 추모객들도 비통함 속에서 국화꽃을 바쳤다. 엄씨는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비록 미영이의 몸은 이곳에 놓이겠지만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의 꿈은 이미 이뤘다고 생각한다. 14좌 정상에서 환한 미소로 내려다볼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고인을 기렸다. 분향소 한쪽 벽에는 고인을 기리는 산악인들의 글이 빼곡했다. 한 산악인은 `언니의 트레이드마크인 까맣게 그을린 얼굴, 하얗게 빛나는 이 그리고 호탕한 웃음은 언제나 함께 합니다'라고 적었고, 다른 산악인은 `우리가 공항에서 그댈 맞아야 하는데, 왜 그대가 여기에서 먼저 웃고 있는 거야'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의 형부는 "예쁜 처제, 이제 춥지 않지? 우리 품에 따스하게 안겨라"라고 적어 추모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장례를 주관한 대한산악연맹과 고인의 후원업체인 코오롱스포츠측은 오는 21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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