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꿈 뒤로하고 ‘영면’에 들다

입력 2009.07.21 (10:35) 수정 2009.07.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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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가파르밧(8천126m) 설원에 히말라야 8천m 고봉 14좌 완등의 꿈을 묻은 철녀 고(故) 고미영이 이승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대한산악연맹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에서 영결식을 갖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추모영상이 방영되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 열린 영결식에서 노익상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의 삶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라며 "당신의 삶인 산의 품에 영원히 안긴 고인이여 고이 잠드소서"라고 영면을 빌었다.
최홍건 한국산악회 회장도 애도사에서 "고미영은 불나비와 같았다. 등잔불에 온 몸을 다치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라고 고인의 도전 정신을 되새겼다.
배경미 한국여성산악회장은 헌시를 통해 "당신은 꺾이지 않은 순도 100%의 열정으로 우리 주변에서 뛰어놀던 산의 정령이었다"라며 산에 대한 고인의 사랑을 추모했다.
가족 대표로 나선 고인의 두 외조카는 애도사에서 이모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표현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두 외조카는 "딸꾹질을 참 특이하게 해 많이도 웃었지만 지금은 그런 이모의 모습마저 보고 싶어요"라고 그리움을 표현하고, "지금도 이모가 산에서 산을 타고 있다고 생각할래요. 그래야 이모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라고 울먹였다.
한편 고인에 대한 헌화 순서에서는 낭가파르밧을 포함해 고인과 함께 히말라야 8천m 고봉 10개 봉을 등정했던 김재수 낭가파르밧 원정대장이 고인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표시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자신에게 초록빛 꿈을 준 사람'이라며 고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던 김재수 대장은 헌화 순서가 되자 목이 멘 채 "나 싫어..안해.."라고 괴로워한 뒤 꽃을 바치면서는 "미영아, 고생 많이 했으니 이제 편히 쉬어, 정말 미안해.."라고 울먹였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낮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뒤 절반은 전북 부안의 선산에 안장되고, 나머지 절반은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 경쟁을 벌였던 여성산악인 오은선(43)씨와 김재수 대장에 의해 고인이 오르지 못했던 히말라야 3개 봉에 나뉘어 뿌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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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미영, 꿈 뒤로하고 ‘영면’에 들다
    • 입력 2009-07-21 10:34:10
    • 수정2009-07-21 10:36:02
    연합뉴스
낭가파르밧(8천126m) 설원에 히말라야 8천m 고봉 14좌 완등의 꿈을 묻은 철녀 고(故) 고미영이 이승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대한산악연맹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에서 영결식을 갖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추모영상이 방영되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 열린 영결식에서 노익상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의 삶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라며 "당신의 삶인 산의 품에 영원히 안긴 고인이여 고이 잠드소서"라고 영면을 빌었다. 최홍건 한국산악회 회장도 애도사에서 "고미영은 불나비와 같았다. 등잔불에 온 몸을 다치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라고 고인의 도전 정신을 되새겼다. 배경미 한국여성산악회장은 헌시를 통해 "당신은 꺾이지 않은 순도 100%의 열정으로 우리 주변에서 뛰어놀던 산의 정령이었다"라며 산에 대한 고인의 사랑을 추모했다. 가족 대표로 나선 고인의 두 외조카는 애도사에서 이모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표현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두 외조카는 "딸꾹질을 참 특이하게 해 많이도 웃었지만 지금은 그런 이모의 모습마저 보고 싶어요"라고 그리움을 표현하고, "지금도 이모가 산에서 산을 타고 있다고 생각할래요. 그래야 이모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라고 울먹였다. 한편 고인에 대한 헌화 순서에서는 낭가파르밧을 포함해 고인과 함께 히말라야 8천m 고봉 10개 봉을 등정했던 김재수 낭가파르밧 원정대장이 고인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표시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자신에게 초록빛 꿈을 준 사람'이라며 고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던 김재수 대장은 헌화 순서가 되자 목이 멘 채 "나 싫어..안해.."라고 괴로워한 뒤 꽃을 바치면서는 "미영아, 고생 많이 했으니 이제 편히 쉬어, 정말 미안해.."라고 울먹였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낮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뒤 절반은 전북 부안의 선산에 안장되고, 나머지 절반은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 경쟁을 벌였던 여성산악인 오은선(43)씨와 김재수 대장에 의해 고인이 오르지 못했던 히말라야 3개 봉에 나뉘어 뿌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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