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희생 없도록’ 등산학교 설립 총력

입력 2009.07.22 (15:01) 수정 2009.07.22 (16: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의 꿈을 낭가파르밧(8천126m) 설원에 묻은 고(故) 고미영씨의 비극적 사고 이후 국내 산악계가 숙원사업인 국립등산학교 설립을 위해 힘을 모으는 분위기다.
국립등산학교란 글자 그대로 정부가 지원하는 등산전문 기관으로, 전문 산악인은 물론 일반인이 등산을 체계적으로 배워 안전하고 즐겁고 친환경적인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의 국립 스키등산학교나 일본 문부성 산하 등산연수소가 대표적 국립등산학교이며 이 밖에도 산악 지형이 많은 오스트리아나 네팔, 인도에도 이 같은 기관이 설립돼 있다고 대한산악연맹은 설명하고 있다.
연맹은 최근 수년간 국립등산학교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정부 기관들이 통폐합되고 공공 기관이 민영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뜻을 관철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8천m 고봉 등정을 통해 빛나는 도전 정신을 보여줬던 고미영씨의 죽음을 계기로 등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에서도 다소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은 지난 20일 고인에게 체육훈장 맹호장 추서를 위해 국립의료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립등산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산악인들의 제안을 듣고 "목숨과 관계있는 일이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라며 "한번 잘 검토해보겠다"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어 "외국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연맹 분들과 한 번 회의를 해봐야겠다. 국가가 학위를 인증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면 설립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지 않겠느냐"라면서 긍정적 의사를 피력했다.
앞서 조문을 다녀간 한승수 총리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악인들이 좀 더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정부에서도 고인의 뜻을 기리는 여러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한 총리와 유 장관의 발언은 원론적 측면이 강하다. 국고가 들어가는 사업을 새로 만든다는 것은 말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산악계는 고인의 죽음을 계기로 국민의 등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산악연맹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 인구가 1천500만명에 이르고,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산에 가는 사람도 400만명을 넘어섰다"라며 "정부 지원으로 등산에 대한 다양하고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산학교가 설립된다면 국내 산악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2 희생 없도록’ 등산학교 설립 총력
    • 입력 2009-07-22 15:01:40
    • 수정2009-07-22 16:03:53
    연합뉴스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의 꿈을 낭가파르밧(8천126m) 설원에 묻은 고(故) 고미영씨의 비극적 사고 이후 국내 산악계가 숙원사업인 국립등산학교 설립을 위해 힘을 모으는 분위기다. 국립등산학교란 글자 그대로 정부가 지원하는 등산전문 기관으로, 전문 산악인은 물론 일반인이 등산을 체계적으로 배워 안전하고 즐겁고 친환경적인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의 국립 스키등산학교나 일본 문부성 산하 등산연수소가 대표적 국립등산학교이며 이 밖에도 산악 지형이 많은 오스트리아나 네팔, 인도에도 이 같은 기관이 설립돼 있다고 대한산악연맹은 설명하고 있다. 연맹은 최근 수년간 국립등산학교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정부 기관들이 통폐합되고 공공 기관이 민영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뜻을 관철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8천m 고봉 등정을 통해 빛나는 도전 정신을 보여줬던 고미영씨의 죽음을 계기로 등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에서도 다소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은 지난 20일 고인에게 체육훈장 맹호장 추서를 위해 국립의료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립등산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산악인들의 제안을 듣고 "목숨과 관계있는 일이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라며 "한번 잘 검토해보겠다"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어 "외국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연맹 분들과 한 번 회의를 해봐야겠다. 국가가 학위를 인증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면 설립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지 않겠느냐"라면서 긍정적 의사를 피력했다. 앞서 조문을 다녀간 한승수 총리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악인들이 좀 더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정부에서도 고인의 뜻을 기리는 여러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한 총리와 유 장관의 발언은 원론적 측면이 강하다. 국고가 들어가는 사업을 새로 만든다는 것은 말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산악계는 고인의 죽음을 계기로 국민의 등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산악연맹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 인구가 1천500만명에 이르고,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산에 가는 사람도 400만명을 넘어섰다"라며 "정부 지원으로 등산에 대한 다양하고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산학교가 설립된다면 국내 산악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