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김승현 ‘괘씸한 거짓말’

입력 2009.07.29 (20:58) 수정 2009.07.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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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주전 가드 김승현(31)이 팬들을 상대로 대놓고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KBL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과 김승현은 지난 13일 KBL 서머리그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송파구 방이동 LG체육관에 나타나 "이면계약은 없었다. 오해가 있었을 뿐 계약서는 한 장이다"라고 주장했다.
6월30일 선수 등록 마감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KBL 재정위원회까지 가서 서로 얼굴을 붉히던 둘이 한순간에 손을 맞잡고 나타나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한 희극적인 장면이었다.
그러나 KBL은 29일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오리온스의 이전 단장과 김승현 선수가 맺은 별도 계약서의 핵심은 '구단은 선수에게 매년 10억5천만원씩 5년간 총 52억5천만원을 지급하고 선수는 신의를 다하여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한다'고 돼있다"고 밝혔다.
결국 심용섭 단장과 김승현이 기자회견에서 "이면계약은 없다"고 주장했던 것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그러고도 반성의 빛을 보이기는 커녕 끝까지 징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편법까지 동원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김인양 KBL 사무처장은 "2007년 이사회 결의에 의해 2008년 6월까지 부당 거래를 정리하면 그 이전의 문제를 불문에 부치기로 한 약속을 존중했다"면서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2008년 7월 이후로는 이면 계약에 따른 돈이 오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징계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김인양 처장은 또 "김승현의 2008년 1월부터 12월까지 소득 자료를 받아본 결과 7월 이후로는 부당 계약에 의한 연봉 지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2008-2009시즌 연봉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에 해당하는 부분을 굳이 2008년 상반기에 몰아서 지급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선수 등록 마감일은 해마다 6월30일이기 때문에 2008-2009시즌 김승현의 공식 연봉 5억5천만원, 이면 계약에 따른 연봉 10억5천만원이 지급되는 시점은 7월1일부터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2008년 6월까지는 부당 거래가 있더라도 불문에 부친다'는 조항을 악용하기 위한 편법 논란이 커지는 이유다.
심용섭 단장은 "이면 계약이라고 하는 것은 전임 단장과 김승현 사이에 맺은 것으로 나는 한결같이 그 계약서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심 단장이 이면계약서를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취임 이후 김승현에게 10억5천만원을 지급하지 않았어야 마땅하다.
거짓말과 편법에다 전임자에게 책임 떠넘기기, 언행 불일치까지 일삼는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다가오는 시즌에 무슨 낯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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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온스-김승현 ‘괘씸한 거짓말’
    • 입력 2009-07-29 20:58:23
    • 수정2009-07-29 20:59:58
    연합뉴스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주전 가드 김승현(31)이 팬들을 상대로 대놓고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KBL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과 김승현은 지난 13일 KBL 서머리그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송파구 방이동 LG체육관에 나타나 "이면계약은 없었다. 오해가 있었을 뿐 계약서는 한 장이다"라고 주장했다. 6월30일 선수 등록 마감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KBL 재정위원회까지 가서 서로 얼굴을 붉히던 둘이 한순간에 손을 맞잡고 나타나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한 희극적인 장면이었다. 그러나 KBL은 29일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오리온스의 이전 단장과 김승현 선수가 맺은 별도 계약서의 핵심은 '구단은 선수에게 매년 10억5천만원씩 5년간 총 52억5천만원을 지급하고 선수는 신의를 다하여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한다'고 돼있다"고 밝혔다. 결국 심용섭 단장과 김승현이 기자회견에서 "이면계약은 없다"고 주장했던 것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그러고도 반성의 빛을 보이기는 커녕 끝까지 징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편법까지 동원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김인양 KBL 사무처장은 "2007년 이사회 결의에 의해 2008년 6월까지 부당 거래를 정리하면 그 이전의 문제를 불문에 부치기로 한 약속을 존중했다"면서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2008년 7월 이후로는 이면 계약에 따른 돈이 오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징계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김인양 처장은 또 "김승현의 2008년 1월부터 12월까지 소득 자료를 받아본 결과 7월 이후로는 부당 계약에 의한 연봉 지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2008-2009시즌 연봉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에 해당하는 부분을 굳이 2008년 상반기에 몰아서 지급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선수 등록 마감일은 해마다 6월30일이기 때문에 2008-2009시즌 김승현의 공식 연봉 5억5천만원, 이면 계약에 따른 연봉 10억5천만원이 지급되는 시점은 7월1일부터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2008년 6월까지는 부당 거래가 있더라도 불문에 부친다'는 조항을 악용하기 위한 편법 논란이 커지는 이유다. 심용섭 단장은 "이면 계약이라고 하는 것은 전임 단장과 김승현 사이에 맺은 것으로 나는 한결같이 그 계약서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심 단장이 이면계약서를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취임 이후 김승현에게 10억5천만원을 지급하지 않았어야 마땅하다. 거짓말과 편법에다 전임자에게 책임 떠넘기기, 언행 불일치까지 일삼는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다가오는 시즌에 무슨 낯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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