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진화한’ 첨단 수영복, 퇴출 위기

입력 2009.08.01 (07:30) 수정 2009.08.0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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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인공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4.미국)도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스타로 떠오른 파울 비더만(23.독일)도 아니었다.
바로 내년부터 세계 대회에서 퇴출당할 운명에 놓인 최첨단 수영복이다.
로마 세계대회에서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너무 많은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며 수영복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로마 세계대회 경영 5일째인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현재 모두 29개의 세계 신기록이 작성되면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수영 세계신기록 개수인 25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첨단 수영복의 혁명 =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들이 처음 전신 수영복을 입으면서 경기용 수영복은 트렁크와 삼각 수영복에서 전신과 반신 수영복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최첨단 수영복이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한 것은 수영복 제조 업체인 스피도가 지난해 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한 '레이저 레이서'를 내놓으면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11월 '올해의 발명품' 50선을 발표하면서 이 수영복을 26위에 올려놓았다.
레이저 레이서는 봉제선이 없고 방수소재 직물을 사용해 기존 수영복과 비교하면 마찰이 20%가량 줄었다. 또 부력도 뛰어나 수영 속도가 빨리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복 개발 직후 효과 검증에 참여했던 펠프스는 "몸이 로켓처럼 빨라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펠프스는 스피도 레이저 레이서 전신과 반신 수영복을 번갈아 입으며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단일대회 사상 첫 8관왕에 오르면서 세계 신기록도 7개나 작성했다.
역시 스피도 레이저 레이서 반신 수영복을 입고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금, 200m에서 은메달을 땄던 박태환도 "매우 가볍고 착용감도 좋고 편하다"며 "특히 경기 도중 쉽게 피로해지는 근육 부위를 수영복이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신기록 제조기로 인기를 끌었던 스피도의 경기용 수영복은 시중에서 70만~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첨단 수영복 퇴출 벼랑 끝 = 최첨단 수영복이 지난해 초 등장한 이후 지난해에만 무려 108차례, 올해에도 로마 대회 전까지 30여 차례나 세계 기록이 새로 작성되면서 '기술 도핑'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지난 4월 알랭 베르나르(26.프랑스)가 수영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47초 벽을 무너뜨렸지만, 당시 입었던 아레나의 수영복 X-글라이드가 국제수영연맹(FINA)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해 세계 기록으로 공인받지 못했다.
이번 로마 세계대회에서는 스피도를 대신해 아레나의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세계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스피도가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사이 최근 나온 아레나의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펄펄 나는 것이다.
로마 세계대회에 참가한 한국 경영대표팀도 스피도를 입은 박태환을 제외하고는 아레나의 아쿠아포스 제로를 착용했다.
첨단 수영복의 도움에 힘입어 로마 세계대회 경영 5일째인 지난달 31일 현재 모두 29개의 세계 신기록이 작성됐다.
스피도를 입은 펠프스는 아레나를 입은 파울 비더만(독일)에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내준 뒤 "수영이 수영 그 자체로 돌아가는 내년에는 참 재밌을 것이다. 실력으로 정당하게 겨뤄보자"며 첨단 수영복에 대해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FINA도 최근 최첨단 수영복을 내년부터 퇴출하기로 하고 수영복 재질, 모양 등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가 선수들이 최첨단 수영복을 입는 마지막 해가 될지도 모를 전망이다.
최첨단 수영복 퇴출 움직임에 대해 아레나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축구화나 축구공이 좋아서 공이 멀리 나간다고 예전 축구화나 축구공을 사용하자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수영복이 좋다고 못 입게 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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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진화한’ 첨단 수영복, 퇴출 위기
    • 입력 2009-08-01 07:30:01
    • 수정2009-08-01 07:33:33
    연합뉴스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인공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4.미국)도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스타로 떠오른 파울 비더만(23.독일)도 아니었다. 바로 내년부터 세계 대회에서 퇴출당할 운명에 놓인 최첨단 수영복이다. 로마 세계대회에서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너무 많은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며 수영복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로마 세계대회 경영 5일째인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현재 모두 29개의 세계 신기록이 작성되면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수영 세계신기록 개수인 25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첨단 수영복의 혁명 =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들이 처음 전신 수영복을 입으면서 경기용 수영복은 트렁크와 삼각 수영복에서 전신과 반신 수영복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최첨단 수영복이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한 것은 수영복 제조 업체인 스피도가 지난해 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한 '레이저 레이서'를 내놓으면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11월 '올해의 발명품' 50선을 발표하면서 이 수영복을 26위에 올려놓았다. 레이저 레이서는 봉제선이 없고 방수소재 직물을 사용해 기존 수영복과 비교하면 마찰이 20%가량 줄었다. 또 부력도 뛰어나 수영 속도가 빨리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복 개발 직후 효과 검증에 참여했던 펠프스는 "몸이 로켓처럼 빨라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펠프스는 스피도 레이저 레이서 전신과 반신 수영복을 번갈아 입으며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단일대회 사상 첫 8관왕에 오르면서 세계 신기록도 7개나 작성했다. 역시 스피도 레이저 레이서 반신 수영복을 입고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금, 200m에서 은메달을 땄던 박태환도 "매우 가볍고 착용감도 좋고 편하다"며 "특히 경기 도중 쉽게 피로해지는 근육 부위를 수영복이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신기록 제조기로 인기를 끌었던 스피도의 경기용 수영복은 시중에서 70만~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첨단 수영복 퇴출 벼랑 끝 = 최첨단 수영복이 지난해 초 등장한 이후 지난해에만 무려 108차례, 올해에도 로마 대회 전까지 30여 차례나 세계 기록이 새로 작성되면서 '기술 도핑'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지난 4월 알랭 베르나르(26.프랑스)가 수영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47초 벽을 무너뜨렸지만, 당시 입었던 아레나의 수영복 X-글라이드가 국제수영연맹(FINA)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해 세계 기록으로 공인받지 못했다. 이번 로마 세계대회에서는 스피도를 대신해 아레나의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세계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스피도가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사이 최근 나온 아레나의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펄펄 나는 것이다. 로마 세계대회에 참가한 한국 경영대표팀도 스피도를 입은 박태환을 제외하고는 아레나의 아쿠아포스 제로를 착용했다. 첨단 수영복의 도움에 힘입어 로마 세계대회 경영 5일째인 지난달 31일 현재 모두 29개의 세계 신기록이 작성됐다. 스피도를 입은 펠프스는 아레나를 입은 파울 비더만(독일)에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내준 뒤 "수영이 수영 그 자체로 돌아가는 내년에는 참 재밌을 것이다. 실력으로 정당하게 겨뤄보자"며 첨단 수영복에 대해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FINA도 최근 최첨단 수영복을 내년부터 퇴출하기로 하고 수영복 재질, 모양 등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가 선수들이 최첨단 수영복을 입는 마지막 해가 될지도 모를 전망이다. 최첨단 수영복 퇴출 움직임에 대해 아레나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축구화나 축구공이 좋아서 공이 멀리 나간다고 예전 축구화나 축구공을 사용하자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수영복이 좋다고 못 입게 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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