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LG, 끝까지 희망 플레이볼

입력 2009.08.04 (11:46) 수정 2009.08.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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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안팎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최근 LG 선수들은 인신공격성 내용을 담은 '괴문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한 달쯤 전부터 간헐적으로 다른 선수나 직원 등의 번호를 도용해 감독과 선수들을 비방하는 문자가 오고 있다"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수들의 차량도 수난을 겪고 있다.
포수 조인성은 최근 잠실구장에 세워둔 차가 파손돼 500여만원을 지출해야 했고, 이 외에도 선수들의 차를 긁거나 음료수를 뿌리는 등 피해 사례가 몇 건 더 있었다.
안으로는 성적 하락에 골머리를 썩고, 밖으로는 원인 모를 공격에 시달리는 '내우외환'의 상황이다.
LG가 이런 처지가 된 것은 무엇보다도 성적이 떨어진 탓이 크다.
사실 올 시즌 출발은 괜찮았다. 지난해 여름 모기업의 경영진단을 받아 프런트를 대거 교체하는 '수술'을 감행한 데 이어 겨울에는 거물급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차례로 영입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급격히 상승한 전력에 시즌 전 전문가들도 LG를 상위권 후보로 꼽았다.
실제로 이진영과 정성훈이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해주고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중심을 든든히 지켜준데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도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4~5월에는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빈약한 마운드가 발목을 잡았다. 크리스 옥스프링이 부상으로 방출됐고 박명환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롭게 마운드를 지킨 에이스 봉중근은 유독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8승9패에 그치고 있다.
허약한 마운드 탓에 화끈하게 점수를 뽑고도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계속되면서 분위기도 조금씩 침체됐고, 결국 LG는 서서히 성적이 추락하더니 6월 말 이후 한 달이 넘도록 7위에 처져 있다.
수십억원을 들여 팀을 보강했지만 별다른 전력 플러스 요인이 없었던 히어로즈보다도 떨어지는 성적이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6년째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초반 상승세를 타자 '가을야구'의 기대감에 부풀었던 팬들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LG 트윈스 홈페이지 게시판도 팬들의 분노가 담긴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팬들은 올 시즌 4강 탈락을 기정사실화하며 "김재박 감독을 퇴진시키라"든가 "이제는 신예들을 기용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거칠게 쏟아내고 있다.
'3년 내 우승'을 공언하며 LG 유니폼을 입었던 김재박 감독은 올해로 계약기간이 끝난다.
특별히 전력을 강화시키지 못하고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내년에는 새로운 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팬들이 발빠른 팀 재건을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LG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은 만큼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LG 관계자는 "앞으로 연승을 달릴 수도 있다. 선수단 분위기도 괜찮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계속 독려하고 있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김재박 감독을 믿고 맡길 것이다. 재계약 문제는 시즌이 끝난 뒤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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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우외환’ LG, 끝까지 희망 플레이볼
    • 입력 2009-08-04 11:37:15
    • 수정2009-08-04 11:58:09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안팎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최근 LG 선수들은 인신공격성 내용을 담은 '괴문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한 달쯤 전부터 간헐적으로 다른 선수나 직원 등의 번호를 도용해 감독과 선수들을 비방하는 문자가 오고 있다"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수들의 차량도 수난을 겪고 있다. 포수 조인성은 최근 잠실구장에 세워둔 차가 파손돼 500여만원을 지출해야 했고, 이 외에도 선수들의 차를 긁거나 음료수를 뿌리는 등 피해 사례가 몇 건 더 있었다. 안으로는 성적 하락에 골머리를 썩고, 밖으로는 원인 모를 공격에 시달리는 '내우외환'의 상황이다. LG가 이런 처지가 된 것은 무엇보다도 성적이 떨어진 탓이 크다. 사실 올 시즌 출발은 괜찮았다. 지난해 여름 모기업의 경영진단을 받아 프런트를 대거 교체하는 '수술'을 감행한 데 이어 겨울에는 거물급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차례로 영입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급격히 상승한 전력에 시즌 전 전문가들도 LG를 상위권 후보로 꼽았다. 실제로 이진영과 정성훈이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해주고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중심을 든든히 지켜준데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도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4~5월에는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빈약한 마운드가 발목을 잡았다. 크리스 옥스프링이 부상으로 방출됐고 박명환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롭게 마운드를 지킨 에이스 봉중근은 유독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8승9패에 그치고 있다. 허약한 마운드 탓에 화끈하게 점수를 뽑고도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계속되면서 분위기도 조금씩 침체됐고, 결국 LG는 서서히 성적이 추락하더니 6월 말 이후 한 달이 넘도록 7위에 처져 있다. 수십억원을 들여 팀을 보강했지만 별다른 전력 플러스 요인이 없었던 히어로즈보다도 떨어지는 성적이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6년째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초반 상승세를 타자 '가을야구'의 기대감에 부풀었던 팬들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LG 트윈스 홈페이지 게시판도 팬들의 분노가 담긴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팬들은 올 시즌 4강 탈락을 기정사실화하며 "김재박 감독을 퇴진시키라"든가 "이제는 신예들을 기용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거칠게 쏟아내고 있다. '3년 내 우승'을 공언하며 LG 유니폼을 입었던 김재박 감독은 올해로 계약기간이 끝난다. 특별히 전력을 강화시키지 못하고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내년에는 새로운 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팬들이 발빠른 팀 재건을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LG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은 만큼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LG 관계자는 "앞으로 연승을 달릴 수도 있다. 선수단 분위기도 괜찮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계속 독려하고 있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김재박 감독을 믿고 맡길 것이다. 재계약 문제는 시즌이 끝난 뒤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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