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현장 누비는 클린턴 부부

입력 2009.08.0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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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북한 방문길에 오름에 따라 아프리카 7개국 순방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이들 부부는 미국의 외교 현장 일선에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될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대내외적으로 국면 전환의 주요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의 불가피함을 역설하는 이메일을 발송하며 힘을 보탰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다시 주요한 외교현안 해결의 임무를 떠안으면서 명실상부한 오바마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구체적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는 높다.
우선 이번 방북 상황은 지난 1990년대 핵위기 국면을 타개하는 전기를 마련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떠올리게 하는데다가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었던 재임시절의 경험이 맞물려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방북의 1차적 과제는 북한에 억류 중인 두 미국 여기자의 석방 문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재임시 경험과 그의 유연한 협상력이 발휘된다면 북.미 간 전향적 관계 개선의 틀이 마련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서 북한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뉴욕의 채널을 통해 미국과 협의를 해왔으며, 북한은 실제로 고위관료의 방북을 요청하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이 중책을 안고 북한 방문길에 오르는 동안 클린턴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리카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장관 취임 이후 최장 기간인 11일에 걸쳐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7개국을 누빈다.
3일(현지시간) 케냐를 1차 목적지로 순방을 시작하는 클린턴 장관은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미국의 아프리카 지원법(AGOA) 검토 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뒤 케냐의 주요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AGOA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의 48개국과 미국 간 교역을 확대하기 위한 법률로, 클린턴 장관은 회의 참가를 통해 구체적 교역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방문 과정에서 이슬람 반군과 내전 중인 소말리아, 권력분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짐바브웨 문제, 콩고민주공화국의 범죄 확산 등 아프리카 각국의 현안에 대해 적극적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클린턴 장관에 대해서는 입각 이후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는 비판론이 없지 않았다. 심지어 오바마 행정부의 `얼굴마담'이라는 비아냥이 나왔을 정도다.
클린턴 장관은 이때문에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서 `준비된 국무장관'으로서, 적절한 의제 제시와 협상력 발휘를 통해 구체적 외교 성과를 보여줘 그간의 부정적 시각을 씻겠다는 계획이다.
어쨌든 미국을 대표해 한반도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전 세계의 시선을 받게된 클린턴 부부의 외교 행보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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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 현장 누비는 클린턴 부부
    • 입력 2009-08-04 12:26:54
    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북한 방문길에 오름에 따라 아프리카 7개국 순방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이들 부부는 미국의 외교 현장 일선에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될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대내외적으로 국면 전환의 주요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의 불가피함을 역설하는 이메일을 발송하며 힘을 보탰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다시 주요한 외교현안 해결의 임무를 떠안으면서 명실상부한 오바마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구체적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는 높다. 우선 이번 방북 상황은 지난 1990년대 핵위기 국면을 타개하는 전기를 마련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떠올리게 하는데다가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었던 재임시절의 경험이 맞물려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방북의 1차적 과제는 북한에 억류 중인 두 미국 여기자의 석방 문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재임시 경험과 그의 유연한 협상력이 발휘된다면 북.미 간 전향적 관계 개선의 틀이 마련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서 북한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뉴욕의 채널을 통해 미국과 협의를 해왔으며, 북한은 실제로 고위관료의 방북을 요청하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이 중책을 안고 북한 방문길에 오르는 동안 클린턴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리카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장관 취임 이후 최장 기간인 11일에 걸쳐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7개국을 누빈다. 3일(현지시간) 케냐를 1차 목적지로 순방을 시작하는 클린턴 장관은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미국의 아프리카 지원법(AGOA) 검토 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뒤 케냐의 주요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AGOA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의 48개국과 미국 간 교역을 확대하기 위한 법률로, 클린턴 장관은 회의 참가를 통해 구체적 교역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방문 과정에서 이슬람 반군과 내전 중인 소말리아, 권력분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짐바브웨 문제, 콩고민주공화국의 범죄 확산 등 아프리카 각국의 현안에 대해 적극적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클린턴 장관에 대해서는 입각 이후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는 비판론이 없지 않았다. 심지어 오바마 행정부의 `얼굴마담'이라는 비아냥이 나왔을 정도다. 클린턴 장관은 이때문에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서 `준비된 국무장관'으로서, 적절한 의제 제시와 협상력 발휘를 통해 구체적 외교 성과를 보여줘 그간의 부정적 시각을 씻겠다는 계획이다. 어쨌든 미국을 대표해 한반도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전 세계의 시선을 받게된 클린턴 부부의 외교 행보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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