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오바마 친서 갖고 갔나?

입력 2009.08.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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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4일 전격 방북함에 따라 그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갔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북 목적이 여기자 석방이라고는 하지만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미 관계가 북한의 로켓발사와 2차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강경대응으로 꽉 막혀있는 시점에서 대결국면을 풀기 위한 실마리가 미국으로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방북을 모색했지만 북한이 이에 호응하지 않아 무산된 점을 감안할 때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외무성의 리 근 미국 국장을 뉴욕에 보내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북한에 특사로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근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특사로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 정부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가능성 을 크게 만들고 있다.
과거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고위 관계자들을 통해 친서를 전달한 사례를 보면 북미 관계진전이나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 이뤄졌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은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클린턴 당시 대통령 친서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당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해 한.미.일이 포괄적 대북 협상안을 제시하던 시점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0년 10월에도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통해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
또 2007년 12월 북한의 핵신고가 지연될 당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북한에 핵프로그램 전면신고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2002년 10월 제2차 북핵위기가 발생한지 한달후 북한을 방문한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를 통해 부시 대통령 앞으로 북한의 주권 인정 및 불가침 보장 등을 요구하는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00년 10월 특사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미관계가 경색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위급 특사 파견을 통한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 전달이 막힌 관계를 뚫는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의견들이 제기돼왔다. 특사파견이 북한에 미국 최고지도자의 뜻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리언 시걸 미 사회과학원 동북아 협력안보프로젝트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지난 5월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이 꼬일 대로 꼬인 상황에서 미국의 고위급 특사가 해법이 될 수 있다"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특사 후보로 거론했다. 그는 이들이 방북할 경우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 편에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전달해 미국의 대화 의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클린턴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최중량급 인사이기는 하지만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은 친서 전달 가능성을 낮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의 친서 전달은 그동안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의해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다고 해도 한동안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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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턴, 오바마 친서 갖고 갔나?
    • 입력 2009-08-04 13:03:34
    연합뉴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4일 전격 방북함에 따라 그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갔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북 목적이 여기자 석방이라고는 하지만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미 관계가 북한의 로켓발사와 2차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강경대응으로 꽉 막혀있는 시점에서 대결국면을 풀기 위한 실마리가 미국으로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방북을 모색했지만 북한이 이에 호응하지 않아 무산된 점을 감안할 때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외무성의 리 근 미국 국장을 뉴욕에 보내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북한에 특사로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근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특사로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 정부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가능성 을 크게 만들고 있다. 과거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고위 관계자들을 통해 친서를 전달한 사례를 보면 북미 관계진전이나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 이뤄졌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은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클린턴 당시 대통령 친서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당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해 한.미.일이 포괄적 대북 협상안을 제시하던 시점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0년 10월에도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통해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 또 2007년 12월 북한의 핵신고가 지연될 당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북한에 핵프로그램 전면신고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2002년 10월 제2차 북핵위기가 발생한지 한달후 북한을 방문한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를 통해 부시 대통령 앞으로 북한의 주권 인정 및 불가침 보장 등을 요구하는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00년 10월 특사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미관계가 경색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위급 특사 파견을 통한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 전달이 막힌 관계를 뚫는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의견들이 제기돼왔다. 특사파견이 북한에 미국 최고지도자의 뜻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리언 시걸 미 사회과학원 동북아 협력안보프로젝트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지난 5월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이 꼬일 대로 꼬인 상황에서 미국의 고위급 특사가 해법이 될 수 있다"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특사 후보로 거론했다. 그는 이들이 방북할 경우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 편에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전달해 미국의 대화 의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클린턴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최중량급 인사이기는 하지만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은 친서 전달 가능성을 낮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의 친서 전달은 그동안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의해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다고 해도 한동안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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