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조오련, 위대한 도전 미완성

입력 2009.08.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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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의 영웅 조오련(57)씨가 타계하면서 그의 위대한 도전도 날개가 꺾였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2관왕의 쾌거를 이루면서 수영 불모지였던 한국과 한국인의 저력, 자신의 이름 석자를 세계에 알린 그는 은퇴 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고인은 1980년 8월 11일 부산 다대포 앞 방파제를 출발해 13시간 16분만에 일본 쓰시마섬(대마도)까지 헤엄쳐 대한해협을 건넜으며 2년 뒤에는 9시간 35분만에 도버해협을 횡단했다.
광복 60주년인 2005년 8월 12일에는 두 아들 성웅.성모씨와 울릉도-독도를 횡단해 `8월의 도전'을 완수했다.
화려한 선수생활 뒤에 온 공허함과 2001년 아내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며 술로 세월을 보내기도 했지만 수영만큼은 자신의 건재함을 일깨우는 수단이 돼줬다.
2007년 고향에 돌아와 전남 해남군 계곡면 법곡리에 손수 집을 짓고 살면서 `술독에 빠져 산다. 폐인이 됐다'는 수군거림도 들었지만 도전정신은 그를 바로 세웠다.
그는 지난해 7월 31일 독립선언 33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독도를 33바퀴 헤엄치는 데 성공하면서 재기를 알렸으며 지난 4월에는 지금의 부인과 결혼해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마지막 도전 목표는 30년만의 대한해협 횡단. 국민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싶어 이번에도 D-데이를 내년 8월 15일 무렵으로 정했다.
그러나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금의환향한 그를 카퍼레이드로 반겼던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끄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제주에 캠프를 차려놓고 훈련비를 걱정하던 그는 후원이 몇 차례나 성사단계에서 물거품이 되자 고민에 빠져 다시 술을 입에 댔고 우울증도 도졌다.
`나이 60의 힘을 보여주겠다'던 의지도, 몸도 쇠약해진 그는 4일 자택 현관 앞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마지막 도전을 미완성으로 남긴 채 `도전의 달' 8월에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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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웅’ 조오련, 위대한 도전 미완성
    • 입력 2009-08-04 17:43:16
    연합뉴스
한국 수영의 영웅 조오련(57)씨가 타계하면서 그의 위대한 도전도 날개가 꺾였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2관왕의 쾌거를 이루면서 수영 불모지였던 한국과 한국인의 저력, 자신의 이름 석자를 세계에 알린 그는 은퇴 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고인은 1980년 8월 11일 부산 다대포 앞 방파제를 출발해 13시간 16분만에 일본 쓰시마섬(대마도)까지 헤엄쳐 대한해협을 건넜으며 2년 뒤에는 9시간 35분만에 도버해협을 횡단했다. 광복 60주년인 2005년 8월 12일에는 두 아들 성웅.성모씨와 울릉도-독도를 횡단해 `8월의 도전'을 완수했다. 화려한 선수생활 뒤에 온 공허함과 2001년 아내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며 술로 세월을 보내기도 했지만 수영만큼은 자신의 건재함을 일깨우는 수단이 돼줬다. 2007년 고향에 돌아와 전남 해남군 계곡면 법곡리에 손수 집을 짓고 살면서 `술독에 빠져 산다. 폐인이 됐다'는 수군거림도 들었지만 도전정신은 그를 바로 세웠다. 그는 지난해 7월 31일 독립선언 33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독도를 33바퀴 헤엄치는 데 성공하면서 재기를 알렸으며 지난 4월에는 지금의 부인과 결혼해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마지막 도전 목표는 30년만의 대한해협 횡단. 국민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싶어 이번에도 D-데이를 내년 8월 15일 무렵으로 정했다. 그러나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금의환향한 그를 카퍼레이드로 반겼던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끄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제주에 캠프를 차려놓고 훈련비를 걱정하던 그는 후원이 몇 차례나 성사단계에서 물거품이 되자 고민에 빠져 다시 술을 입에 댔고 우울증도 도졌다. `나이 60의 힘을 보여주겠다'던 의지도, 몸도 쇠약해진 그는 4일 자택 현관 앞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마지막 도전을 미완성으로 남긴 채 `도전의 달' 8월에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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