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영웅’ 조오련, 도전의 삶 마감

입력 2009.08.04 (20:34) 수정 2009.08.0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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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70년대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고, 대한해협을 수영으로 건너면서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웠던 조오련 씨가 오늘 낮 사망했습니다.

내년에 또다시 대한해협 횡단을 도전하고 있던 터라 아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박일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70년 제6회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합니다.

바로 조오련 선수.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2관왕이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1970년) :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 우리나라 최초의 수영 2관왕이 됐습니다."

조오련 선수는 4년 뒤 열린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다시 2관왕에 오릅니다.

이 때 생긴 별명이 '아시아의 물개'입니다.

조오련 선수가 은퇴할 때까지 세운 한국 신기록은 50개가 넘습니다.

은퇴 이후 그의 도전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로 향했습니다.

1980년 이뤄낸 대한해협 횡단.

밤새도록 파도와 싸우며 무려 13시간 넘게 걸린 사투와 다름없는 도전이었습니다.

<녹취> 조오련(1980년 훈련 당시) : "자연의 도전이라는 것은 결정돼서 가는 것이 아니고 불가능하지만 극복하는 것이 인간의 의지가 아니겠어요?"

2년 뒤에는 해외로 나가 도버해협도 건넜습니다.

이후 사업 실패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영은 그의 삶의 끈이었습니다.

4년 전에는 쉰을 넘긴 나이에도 수영 선수인 두 아들과 함께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횡단했고, 지난해에는 독도를 서른세 바퀴 돌며 독도 사랑을 과시했습니다.

<녹취> 조오련(2008년 육성) : "독도 서른세 바퀴를 돌았는데요, 독도를 한 번도 못봤습니다. 물속으로만 다녀서요."

내년에는 대한해협 횡단 30주년과 광복 65주년을 기념해 대한해협 횡단을 다시 한번 이뤄내겠다던 조오련 씨.

지난 달에는 세계 최고를 제패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며 같은 종목에 출전하고 있는 박태환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오련(지난달) : "50년 수영을 해보니까 훈련은 힘을 빼기 위해서 하는 것이더라. 마음이 조급해서는 안되고, 마음이 여유로와야 되더라."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조오련 씨의 마지막 약속을 지켜지지 못했지만 그의 도전 정신은 여전히 살아 물살을 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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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 영웅’ 조오련, 도전의 삶 마감
    • 입력 2009-08-04 20:07:26
    • 수정2009-08-04 20:42:56
    뉴스타임
<앵커 멘트> 70년대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고, 대한해협을 수영으로 건너면서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웠던 조오련 씨가 오늘 낮 사망했습니다. 내년에 또다시 대한해협 횡단을 도전하고 있던 터라 아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박일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70년 제6회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합니다. 바로 조오련 선수.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2관왕이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1970년) :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 우리나라 최초의 수영 2관왕이 됐습니다." 조오련 선수는 4년 뒤 열린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다시 2관왕에 오릅니다. 이 때 생긴 별명이 '아시아의 물개'입니다. 조오련 선수가 은퇴할 때까지 세운 한국 신기록은 50개가 넘습니다. 은퇴 이후 그의 도전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로 향했습니다. 1980년 이뤄낸 대한해협 횡단. 밤새도록 파도와 싸우며 무려 13시간 넘게 걸린 사투와 다름없는 도전이었습니다. <녹취> 조오련(1980년 훈련 당시) : "자연의 도전이라는 것은 결정돼서 가는 것이 아니고 불가능하지만 극복하는 것이 인간의 의지가 아니겠어요?" 2년 뒤에는 해외로 나가 도버해협도 건넜습니다. 이후 사업 실패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영은 그의 삶의 끈이었습니다. 4년 전에는 쉰을 넘긴 나이에도 수영 선수인 두 아들과 함께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횡단했고, 지난해에는 독도를 서른세 바퀴 돌며 독도 사랑을 과시했습니다. <녹취> 조오련(2008년 육성) : "독도 서른세 바퀴를 돌았는데요, 독도를 한 번도 못봤습니다. 물속으로만 다녀서요." 내년에는 대한해협 횡단 30주년과 광복 65주년을 기념해 대한해협 횡단을 다시 한번 이뤄내겠다던 조오련 씨. 지난 달에는 세계 최고를 제패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며 같은 종목에 출전하고 있는 박태환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오련(지난달) : "50년 수영을 해보니까 훈련은 힘을 빼기 위해서 하는 것이더라. 마음이 조급해서는 안되고, 마음이 여유로와야 되더라."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조오련 씨의 마지막 약속을 지켜지지 못했지만 그의 도전 정신은 여전히 살아 물살을 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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