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억류 유씨, 추방 형태로 풀려나

입력 2009.08.13 (23:07) 수정 2009.08.1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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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에 억류돼 온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 씨가 풀려났습니다.

체포된 지 136일 만입니다.

정치외교팀 임세흠 기자와 석방 소식, 그리고 향후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 진단합니다.

<질문>

억류 기간이 길었는데 풀려 나려니까 전격적으로 석방됐군요.

<답변>

네, 오늘 오후 우리측에 신병이 인도됐다는 소식이 갑자기 전해졌고, 유 씨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9시 15분 쯤 남측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유성진 씨의 육성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유성진(석방 현대아산 근로자) : "무사히 돌아오게 되어 기쁩니다. 그리고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주신 정부, 현대 아산,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유 씨는 체포당시 상황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준비된 말 외에는 다른 말을 전혀 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유 씨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기 때문에 건강 검진을 받기 위해 지금은 서울아산병원으로 이동한 상탭니다.

유 씨는 지난 3월 30일 개성공단에서 북측에 의해 체포됐으며 북측은 그가 북한 체제를 비난하고 여성 종업원의 탈북을 책동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정부는 유 씨가 풀려난데 대해 늦었지만 다행스럽다면서 유 씨가 추방 형식으로 풀려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오늘 유 씨가 석방된데는 방북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역할이 큰 거 아니겠습니까?

<답변>

그렇죠. 지난 월요일에 현 회장이 방북하면서 유 씨가 석방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었습니다.

현 회장의 방북 자체 만으로도 유 씨의 석방이 임박한 것처럼 분석되기도 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았습니다.

석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게 현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인데, 면담 소식은 계속 전해지지 않았고, 현 회장은 귀환 일정을 오늘로 미뤘다가 다시 내일로 또 연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유 씨의 석방을 낙관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전망이 하루 종일 이어지다가 오후에 전격 석방됐습니다.

유 씨가 석방된 것은 현대와 북한 사이에 유 씨 문제 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관광, 개성 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현대와 북한 사이에 실무 차원에서 협의가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질문>

관심은 현 회장과 김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인데 , 북한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이 평양에 있는게 아닌 것처럼 보이죠?

<답변>

네, 북한의 김 위원장 동정 보도가 딱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는데, 함경남도 함흥에서 활동했다는 보도가 어제 나온데 이어 오늘은 강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보도대로,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있다면, 현 회장 일행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평양에서 원산 쪽으로 이동을 이미 했거나, 이동을 해야 할 겁니다.

따라서 내일 현 회장이 어떤 길로 돌아올지도 관심입니다.

혹자들은 김 위원장이 함흥에서 현 회장 일행을 애태운다고 해서 함흥차사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협상의 뜸을 들이는 북한의 전략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내일 오후 현 회장이 돌아올 때나, 북한 보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질문>

유 씨가 석방되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어떤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거다, 쉽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거 아닙니까?

<답변>

그렇죠. 유 씨 석방이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요소인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획기적인 전환은 어려울 겁니다.

유 씨 석방이 플러스 였다기 보다는 마이너스 요소가 사라졌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또, 북한 핵 문제가 전혀 진전이 없다는 것은 남북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 여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오늘 유 씨 석방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유감 표명은 없었다고 설명을 하고 있고, 석방과 관련해 대가를 지불한 것 역시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관심을 두고 있는게 연간 3천 만 달러 정도의 현금 수입을 보장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일텐데 정부는 지난해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보장, 현장 조사를 관광 재개의 조건으로 제시해놓은 상탭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불했지만, 핵개발에 이용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던 적도 있어 당장 금강산 관광이 풀리기는 어려울 것.

다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돌출돼 있던 문제점이 한 가지 없어진 것이긴 하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지원 차원에서 만큼은 정부의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내일쯤 공개가 되는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도, 향후 남북 관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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