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돌린 태권도, 올림픽 잔류 힘 쏟아야

입력 2009.08.13 (23:06) 수정 2009.08.1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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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國技) 태권도가 이번에도 한숨을 돌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3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16년 하계올림픽 종목으로 태권도를 기존 26개 종목 중 하나로 채택함에 따라 태권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종목의 위상을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5년 싱가포르 IOC 총회에서 2012년 올림픽 종목을 결정하면서 종목별로 퇴출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바람에 가슴을 졸여야 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별 무리 없이 고비를 넘긴 셈이다.
끊임없이 태권도에 도전해온 격투기 종목 가라데는 이번에도 하계올림픽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지 못했다.
태권도는 올림픽에 발을 들여놓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이후 5회 연속 올림픽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4년 뒤에는 2020년 하계올림픽 종목 결정 때 또 어떤 형태의 '시험'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따라서 남은 과제는 태권도가 올림픽 '영구종목'으로서 흔들리지 않을 위상을 굳혀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더 이상 올림픽 퇴출 얘기가 나오지 못하도록 핵심 종목 중 하나로 한 차원 높은 위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4년 전 태권도는 미디어 노출도와 판정 시비, 마케팅 등 세 가지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상당한 위기를 맞았다. 재미없는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심판 판정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후 태권도는 안팎으로 숱한 개혁을 시도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제 또 올림픽 종목의 지위를 위협받을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태권도의 개혁을 완성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
우선 경기 방식의 혁신은 절대적인 과제로 다가온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선수가 심판을 발차기로 가격한 장면이 방영된 이후 전자호구와 비디오 리플레이 시스템 도입은 시급한 숙제로 떠올랐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지난 6월 아제르바이잔에서 개최한 WTF 월드컵단체선수권대회부터 두 시스템을 시험적으로 적용했고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10월 덴마크 코펜하겐 IOC 총회 직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009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도 전자호구를 사용한다. 본격적인 시험 무대인 셈이다.
현재 공인된 전자호구는 습기에 약하고 비용이 만만찮다는 단점이 있다. 오작동 비율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WTF는 한 업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전자호구 기술을 비교 분석해 최적의 채점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안면 등 타격 부위별로 차등점수제를 도입하고 고난도 기술에 가중 점수를 부여하는 한편 경기장 크기를 8mⅹ8m로 좁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는 등 규칙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태권도가 여전히 종주국 한국 중심의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태권도연맹 회원국은 최근 동티모르가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189개국으로 늘었다.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 중에서도 회원국 수로는 상위권에 든다. 전 세계 수련인구가 이미 8천만명을 넘어 대중성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 중심의 태권도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두 계열로 나뉜 국제태권도연맹(ITF)과 통합 논의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조정원 WTF 총재는 "이제 태권도를 국제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때"라면서 " 스위스 로잔에 WTF 사무실을 확대 이전했다. 향후 국제업무와 마케팅은 로잔에서 진행하고 한국에서는 기술 개발과 교육에 중점을 두도록 연맹 운영을 이원화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총재는 "여전히 태권도에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는 개혁을 통해 채워나가겠다. 가장 강력한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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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돌린 태권도, 올림픽 잔류 힘 쏟아야
    • 입력 2009-08-13 23:06:30
    • 수정2009-08-13 23:19:52
    연합뉴스
국기(國技) 태권도가 이번에도 한숨을 돌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3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16년 하계올림픽 종목으로 태권도를 기존 26개 종목 중 하나로 채택함에 따라 태권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종목의 위상을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5년 싱가포르 IOC 총회에서 2012년 올림픽 종목을 결정하면서 종목별로 퇴출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바람에 가슴을 졸여야 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별 무리 없이 고비를 넘긴 셈이다. 끊임없이 태권도에 도전해온 격투기 종목 가라데는 이번에도 하계올림픽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지 못했다. 태권도는 올림픽에 발을 들여놓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이후 5회 연속 올림픽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4년 뒤에는 2020년 하계올림픽 종목 결정 때 또 어떤 형태의 '시험'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따라서 남은 과제는 태권도가 올림픽 '영구종목'으로서 흔들리지 않을 위상을 굳혀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더 이상 올림픽 퇴출 얘기가 나오지 못하도록 핵심 종목 중 하나로 한 차원 높은 위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4년 전 태권도는 미디어 노출도와 판정 시비, 마케팅 등 세 가지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상당한 위기를 맞았다. 재미없는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심판 판정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후 태권도는 안팎으로 숱한 개혁을 시도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제 또 올림픽 종목의 지위를 위협받을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태권도의 개혁을 완성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 우선 경기 방식의 혁신은 절대적인 과제로 다가온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선수가 심판을 발차기로 가격한 장면이 방영된 이후 전자호구와 비디오 리플레이 시스템 도입은 시급한 숙제로 떠올랐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지난 6월 아제르바이잔에서 개최한 WTF 월드컵단체선수권대회부터 두 시스템을 시험적으로 적용했고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10월 덴마크 코펜하겐 IOC 총회 직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009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도 전자호구를 사용한다. 본격적인 시험 무대인 셈이다. 현재 공인된 전자호구는 습기에 약하고 비용이 만만찮다는 단점이 있다. 오작동 비율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WTF는 한 업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전자호구 기술을 비교 분석해 최적의 채점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안면 등 타격 부위별로 차등점수제를 도입하고 고난도 기술에 가중 점수를 부여하는 한편 경기장 크기를 8mⅹ8m로 좁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는 등 규칙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태권도가 여전히 종주국 한국 중심의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태권도연맹 회원국은 최근 동티모르가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189개국으로 늘었다.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 중에서도 회원국 수로는 상위권에 든다. 전 세계 수련인구가 이미 8천만명을 넘어 대중성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 중심의 태권도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두 계열로 나뉜 국제태권도연맹(ITF)과 통합 논의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조정원 WTF 총재는 "이제 태권도를 국제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때"라면서 " 스위스 로잔에 WTF 사무실을 확대 이전했다. 향후 국제업무와 마케팅은 로잔에서 진행하고 한국에서는 기술 개발과 교육에 중점을 두도록 연맹 운영을 이원화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총재는 "여전히 태권도에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는 개혁을 통해 채워나가겠다. 가장 강력한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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