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 아물지 않은 상처

입력 2009.08.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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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에 있는 '우토로'라는 마을을 아십니까?

일제 강점기 때 징용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이 정착한 마을입니다.

일본 정부가 기초 생활시설조차 해주지 않아 재일 한국인 2백여명이 열악환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종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교토에서 25킬로미터 떨어진 곳.

썰렁한 거리와 낡은 집들이 을씨년스럽기만 합니다.

폐가로 변한 집들은 여기저기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인터뷰>김소도(우토로 주민) : "여기서 노동자들이 한집에 5명, 6명씩 살고"

이 마을엔 지난 1941년 징용으로 끌려온 한국인들이 한때 1500명까지 살았지만, 지금은 2백명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일본 당국이 전기나 상하수도 시설등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수도입니다. 예전에는 우물이었지만, 지금은 자구책으로 펌프를 달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장마철의 물난리는 더 끔찍합니다.

<인터뷰>김순애(우토로 주민) : "창고에 물 떨어지고, 우리집에 물떨어지고 해서 다다미 밑으로 물이 이쪽으로 들어왔어요."

다른 강제동원 마을은 전후에 일본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았지만 우토로 마을은 땅의 소유권이 개인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생존권을 보장받기가 어렵습니다.

땅주인의 퇴거 요구에 주민들은 쫓겨날 뻔 했고 일본 당국이 뒤늦게 공영주택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아직 먼 얘깁니다.

<인터뷰>오오이시(우지시 총무부장) : "어떤 사업 계획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말은 없습니다."

지난 60여년을 힘들게 견뎌온 우토로 주민들.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된 보금자리를 가져보는 게 유일한 꿈입니다.

우토로 마을에서 KBS 뉴스 남종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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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토로, 아물지 않은 상처
    • 입력 2009-08-15 08:17:0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일본에 있는 '우토로'라는 마을을 아십니까? 일제 강점기 때 징용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이 정착한 마을입니다. 일본 정부가 기초 생활시설조차 해주지 않아 재일 한국인 2백여명이 열악환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종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교토에서 25킬로미터 떨어진 곳. 썰렁한 거리와 낡은 집들이 을씨년스럽기만 합니다. 폐가로 변한 집들은 여기저기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인터뷰>김소도(우토로 주민) : "여기서 노동자들이 한집에 5명, 6명씩 살고" 이 마을엔 지난 1941년 징용으로 끌려온 한국인들이 한때 1500명까지 살았지만, 지금은 2백명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일본 당국이 전기나 상하수도 시설등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수도입니다. 예전에는 우물이었지만, 지금은 자구책으로 펌프를 달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장마철의 물난리는 더 끔찍합니다. <인터뷰>김순애(우토로 주민) : "창고에 물 떨어지고, 우리집에 물떨어지고 해서 다다미 밑으로 물이 이쪽으로 들어왔어요." 다른 강제동원 마을은 전후에 일본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았지만 우토로 마을은 땅의 소유권이 개인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생존권을 보장받기가 어렵습니다. 땅주인의 퇴거 요구에 주민들은 쫓겨날 뻔 했고 일본 당국이 뒤늦게 공영주택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아직 먼 얘깁니다. <인터뷰>오오이시(우지시 총무부장) : "어떤 사업 계획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말은 없습니다." 지난 60여년을 힘들게 견뎌온 우토로 주민들.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된 보금자리를 가져보는 게 유일한 꿈입니다. 우토로 마을에서 KBS 뉴스 남종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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