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효과’ 기자 회견장 인산인해

입력 2009.08.1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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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남자 육상 100m를 제패하자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 기자 회견장은 삽시간에 시장터로 변했다.
각 종목 메달리스트를 위해 마련된 300여석 규모의 기자회견장은 메달을 딴 국가의 취재진만 참석하는 것이 관행이라서 인산인해를 이룰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등과 벌인 '세기의 대결'에서 세계신기록까지 세우자 국적을 막론하고 이번 대회를 취재하러온 기자들이 죄다 몰려들었다.
자리에 앉지 못한 기자들은 출입문 근처에서나마 볼트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녹음기를 손에 높이 들었다.
세계 육상의 수장인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도 인터뷰에 배석했다.
세계기록을 세운 선수에게 주어지는 특별상금 10만달러를 수여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했지만 스스로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볼트를 현장에서 격려해주기 위한 뜻으로 여겨졌다.
디악 회장은 인터뷰 내내 볼트를 쳐다보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트랙에서 언제나 승리 후 양팔을 뻗어 하늘을 찌르는 특유의 동작으로 사랑을 받고 레이스를 앞두고 래퍼처럼 손가락으로 얼굴을 가리며 긴장감을 없애는 볼트는 기자회견장에서도 장난기 많은 행동으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팀 동료이자 100m에서 3위를 한 파월과 농담을 주고받다가 한 기자의 질문을 놓쳐 되묻는 등 산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모든 일은 가능하다"며 또 다른 세계신기록 수립 가능성에 대해 얘기할 때나 "200m는 더 힘든 레이스가 예상된다"고 말할 때는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뉴욕(9초72), 8월 베이징(9초69) 그리고 이날 베를린에서 9초58을 찍는 등 3개 대륙, 다른 장소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세워 기분이 어떠냐는 돌발 질문에도 "장소보다는 내가 오늘 9초5대에 진입했다는 게 더 기쁘다"며 비교적 완성도 높은 답을 내놨다.
이날 레이스 직전까지 장외 설전을 주고받았던 게이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하게 쳐다보고 귀엣말도 주고받는 등 호적수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볼트는 지난해 올림픽 전까지 몸값이 수만달러에 머물렀으나 올림픽을 거치며 50만 달러 이상으로 뛰어올랐고 이날 역사적인 대결에서 세계신기록과 함께 최정상을 확인하면서 더 귀하신 몸이 됐다.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레이스를 선사한 볼트에게 당분간 세계 언론은 꾸준히 헌사를 바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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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트 효과’ 기자 회견장 인산인해
    • 입력 2009-08-17 08:03:21
    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남자 육상 100m를 제패하자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 기자 회견장은 삽시간에 시장터로 변했다. 각 종목 메달리스트를 위해 마련된 300여석 규모의 기자회견장은 메달을 딴 국가의 취재진만 참석하는 것이 관행이라서 인산인해를 이룰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등과 벌인 '세기의 대결'에서 세계신기록까지 세우자 국적을 막론하고 이번 대회를 취재하러온 기자들이 죄다 몰려들었다. 자리에 앉지 못한 기자들은 출입문 근처에서나마 볼트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녹음기를 손에 높이 들었다. 세계 육상의 수장인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도 인터뷰에 배석했다. 세계기록을 세운 선수에게 주어지는 특별상금 10만달러를 수여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했지만 스스로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볼트를 현장에서 격려해주기 위한 뜻으로 여겨졌다. 디악 회장은 인터뷰 내내 볼트를 쳐다보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트랙에서 언제나 승리 후 양팔을 뻗어 하늘을 찌르는 특유의 동작으로 사랑을 받고 레이스를 앞두고 래퍼처럼 손가락으로 얼굴을 가리며 긴장감을 없애는 볼트는 기자회견장에서도 장난기 많은 행동으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팀 동료이자 100m에서 3위를 한 파월과 농담을 주고받다가 한 기자의 질문을 놓쳐 되묻는 등 산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모든 일은 가능하다"며 또 다른 세계신기록 수립 가능성에 대해 얘기할 때나 "200m는 더 힘든 레이스가 예상된다"고 말할 때는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뉴욕(9초72), 8월 베이징(9초69) 그리고 이날 베를린에서 9초58을 찍는 등 3개 대륙, 다른 장소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세워 기분이 어떠냐는 돌발 질문에도 "장소보다는 내가 오늘 9초5대에 진입했다는 게 더 기쁘다"며 비교적 완성도 높은 답을 내놨다. 이날 레이스 직전까지 장외 설전을 주고받았던 게이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하게 쳐다보고 귀엣말도 주고받는 등 호적수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볼트는 지난해 올림픽 전까지 몸값이 수만달러에 머물렀으나 올림픽을 거치며 50만 달러 이상으로 뛰어올랐고 이날 역사적인 대결에서 세계신기록과 함께 최정상을 확인하면서 더 귀하신 몸이 됐다.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레이스를 선사한 볼트에게 당분간 세계 언론은 꾸준히 헌사를 바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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