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구단주, 대표팀 차출 ‘충돌’

입력 2009.08.17 (17:59) 수정 2009.08.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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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회장 조중연)와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 곽정환)의 대표 차출을 둘러싼 갈등이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프로연맹은 17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5일과 10월10일 예정된 국가대표 평가전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축구협회에 재차 요청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는 곽정환 회장이 주재했고 이사인 김진국 축구협회 전무와 15개 구단 중 강원,전북, 인천, 울산, 대전을 제외한 10개 구단 단장들이 참석했다.
연맹은 "K-리그 경기가 9월6일과 10월11일 열리는데 협회가 전날 평가전을 치르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일정 조정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별도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대표 차출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준하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축구협회가 연맹의 A매치 조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구단들이 대표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협회는 9월5일 호주, 10월10일 세네갈과 평가전을 하기로 계약한 만큼 이를 취소하거나 같은 A매치 데이인 9월9일과 10월14일로 옮긴다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 수 없다며 기존 일정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또 A매치 일정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1년 전에 이미 발표하기 때문에 연맹이 이를 고려해 경기 일정을 짰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연맹은 통상적으로 프로 구단의 상황을 고려해 A매치를 주중에 치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협회가 주중인 9월9일이나 10월14일로 평가전을 옮겨야 한다고 맞서면서 양측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연맹과 협회가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전차처럼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감에 따라 극적인 절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구단들이 선수 차출을 거부하는 파국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축구대표팀이 유럽 전지훈련 중 평가전을 치를 예정인 11월 14일과 18일도 K-리그 6강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 21일과 맞물리면서 협회와 연맹, 구단 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협회-연맹 간 갈등은 그동안 계속됐던 첨예한 신경전의 3라운드 충돌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협회는 앞서 스포츠토토 수익금 배분 비율을 종전 5대 5에서 6대4로 상향 조정하는 과정에서 연맹과 의견 충돌을 빚었다. 결국 협회의 뜻대로 결론이 났지만 구단과 연맹은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연맹이 법인화를 추진하자 협회는 FIFA의 `1국가 1협회' 원칙에 따라 연맹 정관에 사업계획과 예산 조정 등에 대한 승인을 명시하라고 요구했으나 연맹은 선언적인 의미만 담고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한국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가운데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간 협회와 연맹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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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협-구단주, 대표팀 차출 ‘충돌’
    • 입력 2009-08-17 17:59:23
    • 수정2009-08-17 18:46:46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회장 조중연)와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 곽정환)의 대표 차출을 둘러싼 갈등이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프로연맹은 17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5일과 10월10일 예정된 국가대표 평가전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축구협회에 재차 요청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는 곽정환 회장이 주재했고 이사인 김진국 축구협회 전무와 15개 구단 중 강원,전북, 인천, 울산, 대전을 제외한 10개 구단 단장들이 참석했다. 연맹은 "K-리그 경기가 9월6일과 10월11일 열리는데 협회가 전날 평가전을 치르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일정 조정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별도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대표 차출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준하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축구협회가 연맹의 A매치 조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구단들이 대표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협회는 9월5일 호주, 10월10일 세네갈과 평가전을 하기로 계약한 만큼 이를 취소하거나 같은 A매치 데이인 9월9일과 10월14일로 옮긴다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 수 없다며 기존 일정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또 A매치 일정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1년 전에 이미 발표하기 때문에 연맹이 이를 고려해 경기 일정을 짰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연맹은 통상적으로 프로 구단의 상황을 고려해 A매치를 주중에 치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협회가 주중인 9월9일이나 10월14일로 평가전을 옮겨야 한다고 맞서면서 양측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연맹과 협회가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전차처럼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감에 따라 극적인 절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구단들이 선수 차출을 거부하는 파국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축구대표팀이 유럽 전지훈련 중 평가전을 치를 예정인 11월 14일과 18일도 K-리그 6강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 21일과 맞물리면서 협회와 연맹, 구단 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협회-연맹 간 갈등은 그동안 계속됐던 첨예한 신경전의 3라운드 충돌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협회는 앞서 스포츠토토 수익금 배분 비율을 종전 5대 5에서 6대4로 상향 조정하는 과정에서 연맹과 의견 충돌을 빚었다. 결국 협회의 뜻대로 결론이 났지만 구단과 연맹은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연맹이 법인화를 추진하자 협회는 FIFA의 `1국가 1협회' 원칙에 따라 연맹 정관에 사업계획과 예산 조정 등에 대한 승인을 명시하라고 요구했으나 연맹은 선언적인 의미만 담고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한국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가운데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간 협회와 연맹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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