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2인자 설움 날린 ‘한풀이 금’

입력 2009.08.30 (07:00) 수정 2009.08.30 (08: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매번 2,3위만 했는데 세계대회에서 우승해 기쁩니다."
2009 세계유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규원(20.용인대)을 주목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제 갓 20살의 나이로 국제대회경험이 거의 없고 이규원이 뛰는 남자 90㎏급은 중량급이라 아무래도 가벼운 체급보다는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에는 남자 73㎏급 왕기춘(용인대), 60㎏급 최민호(한국마사회), 81㎏급 김재범(한국마사회) 등 쟁쟁한 금메달 후보가 어느 때보다 많았다는 것도 주목받기 어려운 이유였다.
하지만 이규원은 29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세계대회 90㎏급 경기에서 6판 중 4판을 업어치기 한판으로 이기면서 새로운 유도계 스타로 떠올랐다.
"이규원의 업어치기에 걸리면 어떤 선수라도 넘어간다"고 평가한 정훈 남자 대표팀 감독의 말대로 자신보다 몸집이 큰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을 잇달아 업어치기로 꺾었다.
이 체급은 2003년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희태(31)가 금메달을 딴 뒤로 황희태의 독무대였다.
황희태가 작년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면서 체급을 100㎏으로 올린 뒤로는 젊은 피인 이규원이 서서히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규원은 용인대 2학년이던 작년 12월 일본에서 열렸던 가노컵 국제유도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올해 헝가리월드컵 국제유도대회 동메달을 따면서 상승세를 탔다.
세계대회를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권영우(한국마사회)를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쟁쟁한 상대들을 업어치기 한판으로 이기며 이날 준결승에 오른 이규원은 정훈 감독에게 얼굴을 세게 때려달라고 부탁했다.
언제나 2위나 3위만 하다 보니 1위를 못하는 징크스가 있어 정신 좀 차리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정훈 감독은 꼭 우승하라며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규원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자신의 장기인 업어치기 한판으로 잇달아 이기면서 세계대회에 처음 참가해 정상에 우뚝 섰다.
이규원은 경기 뒤 "언제나 2,3위였는데 우승해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훈 감독은 "몸 상태가 아주 좋아 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첫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규원, 2인자 설움 날린 ‘한풀이 금’
    • 입력 2009-08-30 07:00:44
    • 수정2009-08-30 08:36:14
    연합뉴스
"매번 2,3위만 했는데 세계대회에서 우승해 기쁩니다." 2009 세계유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규원(20.용인대)을 주목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제 갓 20살의 나이로 국제대회경험이 거의 없고 이규원이 뛰는 남자 90㎏급은 중량급이라 아무래도 가벼운 체급보다는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에는 남자 73㎏급 왕기춘(용인대), 60㎏급 최민호(한국마사회), 81㎏급 김재범(한국마사회) 등 쟁쟁한 금메달 후보가 어느 때보다 많았다는 것도 주목받기 어려운 이유였다. 하지만 이규원은 29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세계대회 90㎏급 경기에서 6판 중 4판을 업어치기 한판으로 이기면서 새로운 유도계 스타로 떠올랐다. "이규원의 업어치기에 걸리면 어떤 선수라도 넘어간다"고 평가한 정훈 남자 대표팀 감독의 말대로 자신보다 몸집이 큰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을 잇달아 업어치기로 꺾었다. 이 체급은 2003년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희태(31)가 금메달을 딴 뒤로 황희태의 독무대였다. 황희태가 작년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면서 체급을 100㎏으로 올린 뒤로는 젊은 피인 이규원이 서서히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규원은 용인대 2학년이던 작년 12월 일본에서 열렸던 가노컵 국제유도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올해 헝가리월드컵 국제유도대회 동메달을 따면서 상승세를 탔다. 세계대회를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권영우(한국마사회)를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쟁쟁한 상대들을 업어치기 한판으로 이기며 이날 준결승에 오른 이규원은 정훈 감독에게 얼굴을 세게 때려달라고 부탁했다. 언제나 2위나 3위만 하다 보니 1위를 못하는 징크스가 있어 정신 좀 차리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정훈 감독은 꼭 우승하라며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규원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자신의 장기인 업어치기 한판으로 잇달아 이기면서 세계대회에 처음 참가해 정상에 우뚝 섰다. 이규원은 경기 뒤 "언제나 2,3위였는데 우승해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훈 감독은 "몸 상태가 아주 좋아 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첫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