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운드 재건’, 새 얼굴로 승부

입력 2009.09.01 (09:00) 수정 2009.09.01 (09: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너희는 누구냐?'
박민규(19), 양지훈(24), 백정현(22), 박성훈(27). 최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집중적으로 투입된 투수들이다.
웬만한 야구팬들조차 잘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롯데, 히어로즈와 '가을잔치' 막차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생판 모르는 투수를 내보내는 선동열 감독의 배짱을 비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도 많다.
왼손투수인 박민규는 경남고를 졸업한 신인으로 계약금 1억6천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한일장신대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양지훈은 5천만원에 계약한 사이드암 투수다.
상원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1순위로 계약금 1억5천만원에 도장을 찍은 백정현은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편.
데뷔 5년차로 8월31일 현재 38경기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왼손 투수 박성훈은 작년 말 삼성이 히어로즈의 에이스 장원삼과 트레이드를 할 때 넘겨주려 했던 선수로 반짝 유명세를 치렀다.
이들은 주로 중간 계투로 활약 중이며 박민규는 8월28일 SK와 경기에 깜짝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2점으로 틀어막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순위 싸움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결정적인 순간, 선 감독이 이들을 중용하는 데는 던질 투수가 없는 현실적인 이유와 내년 마운드 새판 짜기라는 당면 목표가 동시에 섞여 있다.
마무리 오승환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고 중간에서 기대를 걸었던 배영수와 안지만마저 각각 팔꿈치와 어깨 부상 후유증에서 고전하면서 삼성은 필승조 정현욱과 권혁에게 부하가 많이 걸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선 감독은 승리의 보증수표인 정현욱과 권혁을 보호하기 위한 방책으로 '젊은 피' 수혈을 택했고 4명을 지난달부터 과감하게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SK와 3연전에서는 실패를 맛봤지만 4위 롯데와 불과 1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 상황에서 테스트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선 감독의 마운드 재건 작업이 일찍 시작됐다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는다.
시즌 중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통보를 받고 신임을 받은 선 감독은 "타자의 세대교체가 확실히 이뤄졌으니 이제 마운드를 손보면 된다"고 의욕을 불태웠고 '국보급 투수'의 장기를 살려 바로 육성에 돌입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내년을 생각할 수 없는 다른 팀 감독과 달리 선 감독은 재계약 방침에 따라 '지키는 야구'의 청사진을 새로 그릴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선 감독은 투수자원이 한정된 상태에서 지금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고 내년 부상자가 돌아온다면 투수진의 양과 질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조계현 삼성 투수코치는 "역시 선수들에겐 경험이 재산이다. 젊은 투수들이 자주 등판하면서 타자 상대 노하우가 는 점이 보인다"면서 "9월 엔트리가 늘더라도 젊은 투수는 꾸준히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수 육성과 4위 탈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선 감독이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지 주목된다. 경험 쌓기와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한 묶음이어서 선 감독의 목표도 결국 하나로 모아진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삼성 ‘마운드 재건’, 새 얼굴로 승부
    • 입력 2009-09-01 09:00:41
    • 수정2009-09-01 09:34:48
    연합뉴스
'너희는 누구냐?' 박민규(19), 양지훈(24), 백정현(22), 박성훈(27). 최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집중적으로 투입된 투수들이다. 웬만한 야구팬들조차 잘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롯데, 히어로즈와 '가을잔치' 막차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생판 모르는 투수를 내보내는 선동열 감독의 배짱을 비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도 많다. 왼손투수인 박민규는 경남고를 졸업한 신인으로 계약금 1억6천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한일장신대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양지훈은 5천만원에 계약한 사이드암 투수다. 상원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1순위로 계약금 1억5천만원에 도장을 찍은 백정현은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편. 데뷔 5년차로 8월31일 현재 38경기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왼손 투수 박성훈은 작년 말 삼성이 히어로즈의 에이스 장원삼과 트레이드를 할 때 넘겨주려 했던 선수로 반짝 유명세를 치렀다. 이들은 주로 중간 계투로 활약 중이며 박민규는 8월28일 SK와 경기에 깜짝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2점으로 틀어막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순위 싸움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결정적인 순간, 선 감독이 이들을 중용하는 데는 던질 투수가 없는 현실적인 이유와 내년 마운드 새판 짜기라는 당면 목표가 동시에 섞여 있다. 마무리 오승환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고 중간에서 기대를 걸었던 배영수와 안지만마저 각각 팔꿈치와 어깨 부상 후유증에서 고전하면서 삼성은 필승조 정현욱과 권혁에게 부하가 많이 걸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선 감독은 승리의 보증수표인 정현욱과 권혁을 보호하기 위한 방책으로 '젊은 피' 수혈을 택했고 4명을 지난달부터 과감하게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SK와 3연전에서는 실패를 맛봤지만 4위 롯데와 불과 1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 상황에서 테스트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선 감독의 마운드 재건 작업이 일찍 시작됐다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는다. 시즌 중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통보를 받고 신임을 받은 선 감독은 "타자의 세대교체가 확실히 이뤄졌으니 이제 마운드를 손보면 된다"고 의욕을 불태웠고 '국보급 투수'의 장기를 살려 바로 육성에 돌입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내년을 생각할 수 없는 다른 팀 감독과 달리 선 감독은 재계약 방침에 따라 '지키는 야구'의 청사진을 새로 그릴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선 감독은 투수자원이 한정된 상태에서 지금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고 내년 부상자가 돌아온다면 투수진의 양과 질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조계현 삼성 투수코치는 "역시 선수들에겐 경험이 재산이다. 젊은 투수들이 자주 등판하면서 타자 상대 노하우가 는 점이 보인다"면서 "9월 엔트리가 늘더라도 젊은 투수는 꾸준히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수 육성과 4위 탈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선 감독이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지 주목된다. 경험 쌓기와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한 묶음이어서 선 감독의 목표도 결국 하나로 모아진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