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행패’ 정수근, 중징계 불가피

입력 2009.09.01 (10:16) 수정 2009.09.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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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가 풀려 1년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정수근(32.롯데 자이언츠)이 야구장 밖에서 또 물의를 빚었다.
정수근은 8월31일 오후 11시45분 부산 해운대구 한 주점에서 웃통을 벗고 종업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행패를 부리다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정수근이 '사고'를 친 것은 벌써 세 번째.
2004년 해운대에서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제재금 500만원과 무기한 출장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어 작년 7월16일 만취 상태에서 경비원과 경찰관을 잇달아 폭행해 입건됐고 다음날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후 롯데 구단은 지난 6월3일 정수근의 징계 해제를 요청했다. '충분히 자숙할 시간을 가졌고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참작할 만하다'며 읍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월12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후반기 출전하는 조건으로 징계를 풀어줬다.
이후 2군에서 훈련해온 정수근은 393일 만인 8월12일 1군 경기에 출전했다. 예전처럼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수근은 1군 그라운드에 복귀한 지 불과 19일 만에 프로 선수로서는 절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불미스러운 행동을 또 범하고 말았다.
KBO는 롯데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지시했다. 보고가 올라오면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일부 비난을 무릅쓰고 징계를 해제했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져 당혹스럽다. 다른 선수 같으면 경미한 사안이지만 또 정수근이라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수근은 6월 징계 해제 때 KBO에 제출한 반성문에 '다시 물의를 빚으면 야구계를 떠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이 터지자 애초부터 롯데 구단의 요청과 KBO의 해제 결정이 성급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4년에도 정수근은 무기한 출장 금지를 받았지만 고작 20경기 만에 징계가 해제돼 조기 복귀할 수 있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징계가 풀린 뒤에도 정수근을 당장 1군에 올릴 생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못박았다. 그러나 8월 들어 득점력 저하와 함께 롯데의 상승세가 꺾이고 2번 타자로 기용할 마땅한 선수가 없어 고민에 빠지자 전격적으로 2군에서 정수근을 데려왔다.
원래 정수근의 복귀 얘기가 처음 흘러나왔던 것도 올 시즌 초반 롯데가 한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때였다.
결국 롯데 구단이 눈앞의 성적에만 연연해 자숙의 의미를 망각한 채 당장 필요에 따라 선수를 당겨 쓰다가 또 사고가 터진 셈이나 다름없다.
이번 사건은 예전 두 차례에 비해 폭행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경미하지만 복귀 후 한 달도 지나기 전에 재발했다는 점에서는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결국 '삼진 아웃' 제도를 적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지난 6월 징계 해제 당시에도 야구계 안팎에서는 '어떤 원칙에서 징계를 풀어주느냐'며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
롯데 구단과 KBO가 이번에도 정수근 문제를 미봉책을 써서 덮는다면 또 한 번 원칙 없는 솜방망이 행정으로 제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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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 행패’ 정수근, 중징계 불가피
    • 입력 2009-09-01 10:16:21
    • 수정2009-09-01 10:31:44
    연합뉴스
징계가 풀려 1년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정수근(32.롯데 자이언츠)이 야구장 밖에서 또 물의를 빚었다. 정수근은 8월31일 오후 11시45분 부산 해운대구 한 주점에서 웃통을 벗고 종업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행패를 부리다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정수근이 '사고'를 친 것은 벌써 세 번째. 2004년 해운대에서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제재금 500만원과 무기한 출장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어 작년 7월16일 만취 상태에서 경비원과 경찰관을 잇달아 폭행해 입건됐고 다음날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후 롯데 구단은 지난 6월3일 정수근의 징계 해제를 요청했다. '충분히 자숙할 시간을 가졌고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참작할 만하다'며 읍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월12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후반기 출전하는 조건으로 징계를 풀어줬다. 이후 2군에서 훈련해온 정수근은 393일 만인 8월12일 1군 경기에 출전했다. 예전처럼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수근은 1군 그라운드에 복귀한 지 불과 19일 만에 프로 선수로서는 절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불미스러운 행동을 또 범하고 말았다. KBO는 롯데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지시했다. 보고가 올라오면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일부 비난을 무릅쓰고 징계를 해제했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져 당혹스럽다. 다른 선수 같으면 경미한 사안이지만 또 정수근이라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수근은 6월 징계 해제 때 KBO에 제출한 반성문에 '다시 물의를 빚으면 야구계를 떠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이 터지자 애초부터 롯데 구단의 요청과 KBO의 해제 결정이 성급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4년에도 정수근은 무기한 출장 금지를 받았지만 고작 20경기 만에 징계가 해제돼 조기 복귀할 수 있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징계가 풀린 뒤에도 정수근을 당장 1군에 올릴 생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못박았다. 그러나 8월 들어 득점력 저하와 함께 롯데의 상승세가 꺾이고 2번 타자로 기용할 마땅한 선수가 없어 고민에 빠지자 전격적으로 2군에서 정수근을 데려왔다. 원래 정수근의 복귀 얘기가 처음 흘러나왔던 것도 올 시즌 초반 롯데가 한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때였다. 결국 롯데 구단이 눈앞의 성적에만 연연해 자숙의 의미를 망각한 채 당장 필요에 따라 선수를 당겨 쓰다가 또 사고가 터진 셈이나 다름없다. 이번 사건은 예전 두 차례에 비해 폭행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경미하지만 복귀 후 한 달도 지나기 전에 재발했다는 점에서는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결국 '삼진 아웃' 제도를 적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지난 6월 징계 해제 당시에도 야구계 안팎에서는 '어떤 원칙에서 징계를 풀어주느냐'며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 롯데 구단과 KBO가 이번에도 정수근 문제를 미봉책을 써서 덮는다면 또 한 번 원칙 없는 솜방망이 행정으로 제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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