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수첩] 故 장진영이 남긴 ‘12년 연기 인생’

입력 2009.09.02 (09:09) 수정 2009.09.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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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짧은 시간 동안에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국내 최고의 여배우로 활동해왔던 배우 장진영씨의 지난 연기인생을 정리해봤습니다.

지금 함께 보시죠.

<리포트>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장진영 씨.


어제 오후 짧은 생을 마감했는데요, 밤늦은 시간까지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이 줄을 이으며,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진영(연기자) : "(매번 새로운 역할을 선보이는데?) 제가 막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아니고 새로운 게 재미있는데 어떻게 해요."

1997년 kbs 미니시리즈 ‘내 안의 천사’로 연기자 데뷔를 한 장진영씨.

그녀는 데뷔작에서 작은 비중으로 출연해 다소 미숙한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세련된 마스크와 신선한 매력을 겸비한 눈에 띄는 신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전설의 고향, 순풍산부인과 등을 통해 차근차근 연기자의 길을 닦아가던 장진영씨.

영화계 마이다스의 손 강우석 감독의 눈에 띄어 1999년 자귀모로 영화계에 데뷔하게 되는데요.

<인터뷰> 강우석(영화감독/영화 ‘자귀모’ 제작) : "(장진영의 첫인상은?) 자귀모라는 영화 출연하기 전에는 그 당시에 아마 모델이었을 겁니다. 와서 인사를 하는데 눈도 너무 좋고 인상이 "야! 큰 배우 되겠다" 그래서 그 당시 감독한테 반 강제로 무조건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2000년 프로레슬러 지망생 송강호를 맹훈련 시키는 교관 역으로 출연해 당찬 매력을 선보였던 반칙왕과 소방관 신현준의 여자친구로 출연한 싸이렌을 통해 영화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오던 장진영씨는 2001년 저예산 공포영화 소름으로 첫 주연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짧은 숏커트를 처음 선보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장진영씨는 복잡한 심리를 가진 인물표현과 계속되는 밤샘 촬영 등으로 너무 힘들어 나중에는 오기로 연기에 임했을 정도라고하는데요.

그 노력은 결국 장진영씨에게 첫 주연작에서의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주게 됩니다.

<현장음> 장진영(연기자) : "제 22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현장음> 이성재(연기자) : "소름의 장진영씨!"

<현장음> 장진영(연기자) : "너무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2003년 장진영씨는 그녀의 삶과 너무나도 닮은 영화 ‘국화꽃 향기’와 만나게 됩니다.

젊은 여주인공의 위암 투병 모습과 그녀 곁을 지켜주며 순애보적 사랑을 펼치는 남자주인공은 실제 장진영씨와 남자친구 김씨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는데요.

같은 해 장진영씨는 싱글즈를 통해 도회적이고 귀여운 그녀의 이미지와 꼭 맞는 여주인공 나난 역할을 맡게 되는데요.

이 영화는 흥행과는 인연이 적었던 그녀에게 연기력과 흥행면에서 모두 성공을 안겨주었고 2003년 청룡영화제에서 또 다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됩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장진영씨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초로 여성을 원톱으로 내세운 블록버스터 영화 청연의 주인공을 맡게 되는데요.

이 영화는 장진영씨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영화 개봉 직전 실존인물인 주인공 박경원이 친일 논란에 휩싸이며 관객의 제대로 된 평가도 받지 못한 채 흥행에 참패하고 맙니다.

청연 실패의 후유증에 또 다시 어려운 연기 도전으로 장진영씨는 마지막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촬영 초반까지도 매우 힘들어 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장진영(연기자) :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어떤 영화?) 다음 영화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갖게 한 영화인 것 같아요. 좀 더 소심해지고 그런 생각들을 저한테 정말 많이 안겨준 영화예요."

하지만 곧 그녀 특유의 도전정신이 발휘돼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술집 여성역을 리얼하게 소화해내며 장진영씨는 청연의 실패를 딛고 다시 한 번 최고의 연기에 대한 찬사를 받게 됩니다.

이후 그녀의 유작이 된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무기 로비스트라는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던 장진영씨.

지난해 9월 위암 발병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 이후로는 작품 활동을 전면 중단하게 됐는데요. 그 후 1년 그녀는 끝내 향년 37세라는 이른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항상 새로운 도전을 이어오며 연기폭을 넓혀왔던 열정적인 배우였기에 앞으로 그녀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까운데요.

<인터뷰> 장진영(연기자) : "(장진영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 영화라는 게 인간이 정말 자기 안으로 치달아야하고 자기에 대해서 더 알아가야 하잖아요. 살면서. 근데 보통 살아가면서 그런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고 영화를 하지 않았다면 굉장히 바보처럼 어리석게 힘들어하면서 살았을 것 같아요."

여러 장르를 오가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던 배우 장진영씨. 연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다 영화같은 삶을 마감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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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9-02 08: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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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짧은 시간 동안에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국내 최고의 여배우로 활동해왔던 배우 장진영씨의 지난 연기인생을 정리해봤습니다. 지금 함께 보시죠. <리포트>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장진영 씨. 어제 오후 짧은 생을 마감했는데요, 밤늦은 시간까지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이 줄을 이으며,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진영(연기자) : "(매번 새로운 역할을 선보이는데?) 제가 막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아니고 새로운 게 재미있는데 어떻게 해요." 1997년 kbs 미니시리즈 ‘내 안의 천사’로 연기자 데뷔를 한 장진영씨. 그녀는 데뷔작에서 작은 비중으로 출연해 다소 미숙한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세련된 마스크와 신선한 매력을 겸비한 눈에 띄는 신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전설의 고향, 순풍산부인과 등을 통해 차근차근 연기자의 길을 닦아가던 장진영씨. 영화계 마이다스의 손 강우석 감독의 눈에 띄어 1999년 자귀모로 영화계에 데뷔하게 되는데요. <인터뷰> 강우석(영화감독/영화 ‘자귀모’ 제작) : "(장진영의 첫인상은?) 자귀모라는 영화 출연하기 전에는 그 당시에 아마 모델이었을 겁니다. 와서 인사를 하는데 눈도 너무 좋고 인상이 "야! 큰 배우 되겠다" 그래서 그 당시 감독한테 반 강제로 무조건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2000년 프로레슬러 지망생 송강호를 맹훈련 시키는 교관 역으로 출연해 당찬 매력을 선보였던 반칙왕과 소방관 신현준의 여자친구로 출연한 싸이렌을 통해 영화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오던 장진영씨는 2001년 저예산 공포영화 소름으로 첫 주연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짧은 숏커트를 처음 선보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장진영씨는 복잡한 심리를 가진 인물표현과 계속되는 밤샘 촬영 등으로 너무 힘들어 나중에는 오기로 연기에 임했을 정도라고하는데요. 그 노력은 결국 장진영씨에게 첫 주연작에서의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주게 됩니다. <현장음> 장진영(연기자) : "제 22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현장음> 이성재(연기자) : "소름의 장진영씨!" <현장음> 장진영(연기자) : "너무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2003년 장진영씨는 그녀의 삶과 너무나도 닮은 영화 ‘국화꽃 향기’와 만나게 됩니다. 젊은 여주인공의 위암 투병 모습과 그녀 곁을 지켜주며 순애보적 사랑을 펼치는 남자주인공은 실제 장진영씨와 남자친구 김씨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는데요. 같은 해 장진영씨는 싱글즈를 통해 도회적이고 귀여운 그녀의 이미지와 꼭 맞는 여주인공 나난 역할을 맡게 되는데요. 이 영화는 흥행과는 인연이 적었던 그녀에게 연기력과 흥행면에서 모두 성공을 안겨주었고 2003년 청룡영화제에서 또 다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됩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장진영씨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초로 여성을 원톱으로 내세운 블록버스터 영화 청연의 주인공을 맡게 되는데요. 이 영화는 장진영씨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영화 개봉 직전 실존인물인 주인공 박경원이 친일 논란에 휩싸이며 관객의 제대로 된 평가도 받지 못한 채 흥행에 참패하고 맙니다. 청연 실패의 후유증에 또 다시 어려운 연기 도전으로 장진영씨는 마지막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촬영 초반까지도 매우 힘들어 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장진영(연기자) :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어떤 영화?) 다음 영화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갖게 한 영화인 것 같아요. 좀 더 소심해지고 그런 생각들을 저한테 정말 많이 안겨준 영화예요." 하지만 곧 그녀 특유의 도전정신이 발휘돼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술집 여성역을 리얼하게 소화해내며 장진영씨는 청연의 실패를 딛고 다시 한 번 최고의 연기에 대한 찬사를 받게 됩니다. 이후 그녀의 유작이 된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무기 로비스트라는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던 장진영씨. 지난해 9월 위암 발병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 이후로는 작품 활동을 전면 중단하게 됐는데요. 그 후 1년 그녀는 끝내 향년 37세라는 이른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항상 새로운 도전을 이어오며 연기폭을 넓혀왔던 열정적인 배우였기에 앞으로 그녀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까운데요. <인터뷰> 장진영(연기자) : "(장진영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 영화라는 게 인간이 정말 자기 안으로 치달아야하고 자기에 대해서 더 알아가야 하잖아요. 살면서. 근데 보통 살아가면서 그런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고 영화를 하지 않았다면 굉장히 바보처럼 어리석게 힘들어하면서 살았을 것 같아요." 여러 장르를 오가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던 배우 장진영씨. 연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다 영화같은 삶을 마감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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