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등산로 콘크리트 포장 ‘반발’

입력 2009.09.03 (22:18) 수정 2009.09.0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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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깊은 산속 등산로가 콘크리트 길이라면 썩 걷고 싶지 않으시죠?

그런데 국립공원인 속리산 등산로가 그렇습니다.

최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림이 울창한 속리산 7부 능선 근처, 포클레인까지 동원돼 등산로 포장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는 지난달부터 시작돼 이미 1km 정도의 등산로가 콘크리트로 뒤덮였습니다.

<인터뷰> 홍성열(속리산 국립공원사무소) : "길이 울퉁불퉁하다 보니까 등산객들이 넘어지고 다친다고 민원이 제기되고 해서..."

그러나 정작 등산객들은 흉물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김금희(충남 아산시) : "흙 좀 밟아보려고 멀리서 여기까지 오는 건데, 이렇게 해놓으면 올 필요가 없죠."

문장대에 이르는 등산로 중에 3년 전 공사한 것까지 포함해 포장이 끝났거나 포장중인 구간은 모두 4.8km, 전체의 70%나 됩니다.

공사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도 문제입니다.

좁은 등산로를 넓혀 포장을 하려다 보니 석축을 쌓았고 계곡은 모두 메워져 버렸습니다.

도로공사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도 포장길 아래 그대로 묻혀버렸습니다.

포장공사는 흙길 느낌을 주면서 빗물도 흡수하는 황토 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했다지만 실제 물을 붓자 전혀 스며들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장오(국립공원 시민연대) : " 단면을 보시면 속에는 일반 콘크리트입니다. 겉에만 황토물을 뿌려서 색만 칠한 셈입니다."

등산객도 원하지 않는 콘크리트 등산로, 국립공원의 뛰어난 생태환경을 망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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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리산 등산로 콘크리트 포장 ‘반발’
    • 입력 2009-09-03 21:15:35
    • 수정2009-09-04 09: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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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깊은 산속 등산로가 콘크리트 길이라면 썩 걷고 싶지 않으시죠? 그런데 국립공원인 속리산 등산로가 그렇습니다. 최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림이 울창한 속리산 7부 능선 근처, 포클레인까지 동원돼 등산로 포장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는 지난달부터 시작돼 이미 1km 정도의 등산로가 콘크리트로 뒤덮였습니다. <인터뷰> 홍성열(속리산 국립공원사무소) : "길이 울퉁불퉁하다 보니까 등산객들이 넘어지고 다친다고 민원이 제기되고 해서..." 그러나 정작 등산객들은 흉물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김금희(충남 아산시) : "흙 좀 밟아보려고 멀리서 여기까지 오는 건데, 이렇게 해놓으면 올 필요가 없죠." 문장대에 이르는 등산로 중에 3년 전 공사한 것까지 포함해 포장이 끝났거나 포장중인 구간은 모두 4.8km, 전체의 70%나 됩니다. 공사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도 문제입니다. 좁은 등산로를 넓혀 포장을 하려다 보니 석축을 쌓았고 계곡은 모두 메워져 버렸습니다. 도로공사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도 포장길 아래 그대로 묻혀버렸습니다. 포장공사는 흙길 느낌을 주면서 빗물도 흡수하는 황토 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했다지만 실제 물을 붓자 전혀 스며들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장오(국립공원 시민연대) : " 단면을 보시면 속에는 일반 콘크리트입니다. 겉에만 황토물을 뿌려서 색만 칠한 셈입니다." 등산객도 원하지 않는 콘크리트 등산로, 국립공원의 뛰어난 생태환경을 망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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