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책 비웃는 하나마나 대출규제

입력 2009.09.0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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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값 오름세를 꺽기 위해 두 달 전 부터 정부가 대출 규제를 시작했는데요.

은행 창구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을 김원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1층 현관에 아파트 시세의 최대 70%까지 담보 대출을 해준다는 은행의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현재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집값의 50%까지.

그러나 시중 은행들은 초과 대출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전화녹취> "대출상담사 추가로 받으신다면 앞에 3억 대출받으신 것 놔두시고 전체적으로 70에서 80%까지 가능하세요."

실제 기업은행의 대출 상담사를 찾아갔습니다.

3억 원을 이미 대출받은 시세 11억 원짜리 아파트라도 추가로 4억 5천만 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대출상담사 : "금액이 더 필요하시면 4억 5천까지 나오세요. 저희 기업은행으로만 말씀을 드린 거예요. 전세하고 KB(기존대출) 빼고. 여기 신길지점에서 해드려요."

이렇게 되면 담보대출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에선 얼마든지 70%까진 대출이 가능합니다.

<녹취> 저축은행 대출담당자 : "기존 설정이 3억 6천요? 그럼 최대 4억 원까지 뽑으세요. (그럼 몇% 까지?) 70%요. 최대 70%까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대출 규제를 교묘히 피해갑니다.

서울의 한 견본주택, 계약금 10%만 있으면 분양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견본주택 분양상담사 : "계약금 10%만 있으면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거고, 중도금 30%는 전액 대출 가능한 거고 입주하실 때 (남은) 3억 4천 중에서 또 1억 8천 정도는 대출이 가능하시다고 보면..."

이렇게 대출 규제가 허술하다 보니 정부가 주택담보 대출 한도를 낮춘 지난 7월 이후에도 담보대출은 전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담보대출 한도를 추가로 더 낮추거나 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하지만 규제 따로 시행 따로인 상황에서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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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대책 비웃는 하나마나 대출규제
    • 입력 2009-09-03 21:36:55
    뉴스 9
<앵커 멘트> 집값 오름세를 꺽기 위해 두 달 전 부터 정부가 대출 규제를 시작했는데요. 은행 창구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을 김원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1층 현관에 아파트 시세의 최대 70%까지 담보 대출을 해준다는 은행의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현재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집값의 50%까지. 그러나 시중 은행들은 초과 대출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전화녹취> "대출상담사 추가로 받으신다면 앞에 3억 대출받으신 것 놔두시고 전체적으로 70에서 80%까지 가능하세요." 실제 기업은행의 대출 상담사를 찾아갔습니다. 3억 원을 이미 대출받은 시세 11억 원짜리 아파트라도 추가로 4억 5천만 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대출상담사 : "금액이 더 필요하시면 4억 5천까지 나오세요. 저희 기업은행으로만 말씀을 드린 거예요. 전세하고 KB(기존대출) 빼고. 여기 신길지점에서 해드려요." 이렇게 되면 담보대출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에선 얼마든지 70%까진 대출이 가능합니다. <녹취> 저축은행 대출담당자 : "기존 설정이 3억 6천요? 그럼 최대 4억 원까지 뽑으세요. (그럼 몇% 까지?) 70%요. 최대 70%까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대출 규제를 교묘히 피해갑니다. 서울의 한 견본주택, 계약금 10%만 있으면 분양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견본주택 분양상담사 : "계약금 10%만 있으면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거고, 중도금 30%는 전액 대출 가능한 거고 입주하실 때 (남은) 3억 4천 중에서 또 1억 8천 정도는 대출이 가능하시다고 보면..." 이렇게 대출 규제가 허술하다 보니 정부가 주택담보 대출 한도를 낮춘 지난 7월 이후에도 담보대출은 전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담보대출 한도를 추가로 더 낮추거나 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하지만 규제 따로 시행 따로인 상황에서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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