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계절에 먼 길 떠난 故 장진영

입력 2009.09.04 (10:29) 수정 2009.09.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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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고, 이승에서 못한 배우로서의 열정을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펼치거라."
고(故) 장진영이 자신의 대표작인 '국화꽃 향기'의 계절에 영면했다.
지난 1일 위암으로 3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배우 장진영의 장례식이 4일 유족과 안재욱, 김민종, 차태현, 오달수, 김아중, 한지혜, 한재석 등 동료 배우들의 애도 속에 진행됐다.
오전 7시30분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영결식은 기독교식 예배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어 발인식에서는 장진영의 조카 김우연 군이 영정을 들었다. 애초 고인의 남편 김영균 씨가 영정을 들 예정이었지만 유족이 세간의 관심을 우려해 만류했다.
김씨는 영정의 뒤를 따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제는 관속에 든 아내 곁을 지켰다. 그는 묵묵히 양손을 포갠 채로 있다가 간혹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성남제사장으로 운구돼 화장 절차를 밟은 후 낮 12시40분께 경기 광주시 분당스카이캐슬 추모공원 내 납골당에 안치됐다. 납골당 앞에는 고인의 여배우로서의 삶을 기리기 위해 레드카펫이 깔렸다.


이곳에서 동료를 대표해 추모사를 읊은 안재욱은 "자존심 센 네 성격대로 혼자 아파했을 거란 생각에 더 가슴이 아프다"며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 할 때면 잔소리도 참 많이 들었다. 술잔을 놓고 티격태격했던 그 날들이 너에겐 독이 됐구나"라며 울먹였다.
그는 "진영아, 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널 아끼고 좋아하고 너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너를 향한 그리움과 기도가 전해지길 바란다"며 "며칠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바쁘게 살아가겠지만 여기 있는 우리 모두만큼은 가슴 속에 너의 모습 꼭 담아두고 편히 쉬도록 기도할게. 늘 멋있었던 진영아, 너의 친구였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안재욱에 이어 고인의 아버지 장길남 씨가 딸을 먼저 보내는 애끊는 마음을 쓴 편지를 낭독했다. 이 역시 원래는 남편 김씨가 편지를 낭독할 예정이었으나, 유족 회의 끝에 아버지가 대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장씨는 "진영아, 하늘나라로 가는 길은 홀로 외로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비를 비롯해 너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임을 알아주기 바란다"며 "아픔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고 이승에서 못한 배우로서의 열정을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펼치거라"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애비로서 진영이에게 마음껏 사랑한다고 전한다"며 두 팔로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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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화꽃 계절에 먼 길 떠난 故 장진영
    • 입력 2009-09-04 10:23:11
    • 수정2009-09-04 15:40:50
    연합뉴스
"아픔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고, 이승에서 못한 배우로서의 열정을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펼치거라." 고(故) 장진영이 자신의 대표작인 '국화꽃 향기'의 계절에 영면했다. 지난 1일 위암으로 3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배우 장진영의 장례식이 4일 유족과 안재욱, 김민종, 차태현, 오달수, 김아중, 한지혜, 한재석 등 동료 배우들의 애도 속에 진행됐다. 오전 7시30분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영결식은 기독교식 예배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어 발인식에서는 장진영의 조카 김우연 군이 영정을 들었다. 애초 고인의 남편 김영균 씨가 영정을 들 예정이었지만 유족이 세간의 관심을 우려해 만류했다. 김씨는 영정의 뒤를 따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제는 관속에 든 아내 곁을 지켰다. 그는 묵묵히 양손을 포갠 채로 있다가 간혹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성남제사장으로 운구돼 화장 절차를 밟은 후 낮 12시40분께 경기 광주시 분당스카이캐슬 추모공원 내 납골당에 안치됐다. 납골당 앞에는 고인의 여배우로서의 삶을 기리기 위해 레드카펫이 깔렸다. 이곳에서 동료를 대표해 추모사를 읊은 안재욱은 "자존심 센 네 성격대로 혼자 아파했을 거란 생각에 더 가슴이 아프다"며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 할 때면 잔소리도 참 많이 들었다. 술잔을 놓고 티격태격했던 그 날들이 너에겐 독이 됐구나"라며 울먹였다. 그는 "진영아, 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널 아끼고 좋아하고 너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너를 향한 그리움과 기도가 전해지길 바란다"며 "며칠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바쁘게 살아가겠지만 여기 있는 우리 모두만큼은 가슴 속에 너의 모습 꼭 담아두고 편히 쉬도록 기도할게. 늘 멋있었던 진영아, 너의 친구였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안재욱에 이어 고인의 아버지 장길남 씨가 딸을 먼저 보내는 애끊는 마음을 쓴 편지를 낭독했다. 이 역시 원래는 남편 김씨가 편지를 낭독할 예정이었으나, 유족 회의 끝에 아버지가 대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장씨는 "진영아, 하늘나라로 가는 길은 홀로 외로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비를 비롯해 너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임을 알아주기 바란다"며 "아픔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고 이승에서 못한 배우로서의 열정을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펼치거라"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애비로서 진영이에게 마음껏 사랑한다고 전한다"며 두 팔로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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