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년’ 조성문, 쇼트트랙 다시 시작!

입력 2009.09.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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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다시 스케이트를 신게 된 만큼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22일 오후 양천구 목동실내아이스링크.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24-27일)를 앞두고 31개국 쇼트트랙 대표팀들이 속속 입국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대표팀의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동양인 선수가 있었다. 미국 이름은 사이먼 조(17). 한국 이름은 조성문으로 미국대표선발전 남자 500m에서 1위를 차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미국 대표선수로 출전자격을 얻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4살 때 미국에 이민을 가서 5살 때부터 쇼트트랙에 입문한 조성문은 지난 2007-2008시즌 때 15살의 나이로 대표선수에 뽑히면서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사상 최연소 선수에 이름을 올렸던 유망주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2008-2009 시즌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조성문의 쇼트트랙 인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대표 선수 자격을 잃자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지원금도 끊겼고, 덩달아 세계적으로 몰아닥친 경제 불황으로 아버지의 사업마저 기울면서 조성문은 어쩔 수 없이 스케이트를 그만둬야만 했다.
당시 함께 대표팀에서 조성문을 친동생처럼 아끼던 '쇼트트랙 스타' 아폴로 안톤 오노(27)는 미국 대표팀 장권옥(42) 코치에게 "내가 조성문의 숙식을 책임지겠다. 스케이트를 그만두지 않을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나섰을 정도로 대표팀 동료도 조성문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가족이 있는 메릴랜드를 떠나 홀로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쇼트트랙에 매진했던 조성문은 결국 집으로 돌아갔고, 6개월 동안 운동을 그만둔 채 한때 잘 나갔던 유망주로서 잊히는 듯했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오누이' 쇼트트랙 대표선수로 유명했던 여준형(27) 코치였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쇼트트랙 클럽을 운영하는 여 코치는 운동을 포기한 조성문을 데려다 일대일로 개인교습을 시켰고, 4개월간의 특훈을 거친 끝에 대표선발전 남자 500m에서 마침내 1위를 차지하면서 2년 만에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조성문은 "처음에는 올림픽 대표선수가 된다는 것으로도 만족했지만 훈련을 하면서 내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라며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선수로서 최고의 꿈"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장권옥 코치 역시 "조성문은 순발력과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다.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밴쿠버 동계올림픽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실력을 가다듬는 게 현실적"이라며 "안톤 오노가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는데 조성문은 최대 4차례까지 바라볼 수 있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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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청년’ 조성문, 쇼트트랙 다시 시작!
    • 입력 2009-09-22 16:21:42
    연합뉴스
"어렵게 다시 스케이트를 신게 된 만큼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22일 오후 양천구 목동실내아이스링크.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24-27일)를 앞두고 31개국 쇼트트랙 대표팀들이 속속 입국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대표팀의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동양인 선수가 있었다. 미국 이름은 사이먼 조(17). 한국 이름은 조성문으로 미국대표선발전 남자 500m에서 1위를 차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미국 대표선수로 출전자격을 얻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4살 때 미국에 이민을 가서 5살 때부터 쇼트트랙에 입문한 조성문은 지난 2007-2008시즌 때 15살의 나이로 대표선수에 뽑히면서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사상 최연소 선수에 이름을 올렸던 유망주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2008-2009 시즌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조성문의 쇼트트랙 인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대표 선수 자격을 잃자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지원금도 끊겼고, 덩달아 세계적으로 몰아닥친 경제 불황으로 아버지의 사업마저 기울면서 조성문은 어쩔 수 없이 스케이트를 그만둬야만 했다. 당시 함께 대표팀에서 조성문을 친동생처럼 아끼던 '쇼트트랙 스타' 아폴로 안톤 오노(27)는 미국 대표팀 장권옥(42) 코치에게 "내가 조성문의 숙식을 책임지겠다. 스케이트를 그만두지 않을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나섰을 정도로 대표팀 동료도 조성문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가족이 있는 메릴랜드를 떠나 홀로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쇼트트랙에 매진했던 조성문은 결국 집으로 돌아갔고, 6개월 동안 운동을 그만둔 채 한때 잘 나갔던 유망주로서 잊히는 듯했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오누이' 쇼트트랙 대표선수로 유명했던 여준형(27) 코치였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쇼트트랙 클럽을 운영하는 여 코치는 운동을 포기한 조성문을 데려다 일대일로 개인교습을 시켰고, 4개월간의 특훈을 거친 끝에 대표선발전 남자 500m에서 마침내 1위를 차지하면서 2년 만에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조성문은 "처음에는 올림픽 대표선수가 된다는 것으로도 만족했지만 훈련을 하면서 내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라며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선수로서 최고의 꿈"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장권옥 코치 역시 "조성문은 순발력과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다.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밴쿠버 동계올림픽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실력을 가다듬는 게 현실적"이라며 "안톤 오노가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는데 조성문은 최대 4차례까지 바라볼 수 있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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