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코치’ 쇼트트랙 지도자 맞대결

입력 2009.09.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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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경기장에 들어가면 우리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형제가 동시에 두 나라 팀을 지도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24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리는 2009-2010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대회에서는 한국인 형제가 서로 다른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지도자로서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전재목(36) 코치와 미국의 전재수(40) 코치가 주인공이다.
둘은 지난 2005년 사상 처음으로 형제가 함께 국가대표팀 코치로 뽑혀 힘을 모으기도 했지만 전재수 코치가 2006년부터 해외로 진출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맞수'로 만나기 시작했다.
전재목 코치는 "형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스승이기도 하다"며 "개인주의적인 미국 선수들의 성향을 바꿔 강팀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전재수 코치를 칭찬했다.
과거 미국팀은 선수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지도자들이 뒤에서 돕는 식이었는데, 전재수 코치가 건너가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을 짚어내고 끌어주면서 기량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그러면서 "형은 외국의 풍부한 저변에 한국의 기술을 접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써 전체적으로 실력이 오르고 쇼트트랙 인구가 많아져 결국 종목 전체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전재수 코치 역시 "동생은 훈련의 강도 조절과 작전, 경기 운영의 타이밍을 짚어내는 능력 등 타고난 감각이 뛰어나다. 내가 과거 지도했던 선수들을 이어받아 훌륭한 선수로 길러내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칭찬과는 별개로 경기에서 두 사람은 어디까지나 '적수'였다.
전재목 코치는 "외국진출 후에도 서로 통화는 많이 했는데, 요즘 들어 형이 중요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더라. 코치박스에 같이 들어가면 견제도 많이 한다"고 농담을 건넸다.
전재수 코치도 "한국인으로서 미국팀을 지도하며 쓸데없는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을 없애려는 것이다. 또 지난 2년 동안 미국팀 실력이 부쩍 늘면서 혹시나 동생도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 않느냐. 그래서 조심하는 것"이라며 "동생을 속이지는 않는다"고 받아쳤다.
둘은 또 "상대팀이 잘하면 분명 기분이 좋지만 그래도 우리 팀의 성적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최고 성적을 거두고, 미국이 바로 다음으로 잘했으면 좋겠습니다"(전재목)
"미국은 아직 올림픽을 향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동생이 경기 동안 최선을 다해 몰두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이번에도 1차대회만큼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올림픽까지 기세를 이어가길 바랍니다"(전재수)
맞대결을 앞둔 두 코치가 서로에게 건넨 덕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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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 코치’ 쇼트트랙 지도자 맞대결
    • 입력 2009-09-23 15:39:51
    연합뉴스
"일단 경기장에 들어가면 우리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형제가 동시에 두 나라 팀을 지도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24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리는 2009-2010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대회에서는 한국인 형제가 서로 다른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지도자로서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전재목(36) 코치와 미국의 전재수(40) 코치가 주인공이다. 둘은 지난 2005년 사상 처음으로 형제가 함께 국가대표팀 코치로 뽑혀 힘을 모으기도 했지만 전재수 코치가 2006년부터 해외로 진출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맞수'로 만나기 시작했다. 전재목 코치는 "형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스승이기도 하다"며 "개인주의적인 미국 선수들의 성향을 바꿔 강팀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전재수 코치를 칭찬했다. 과거 미국팀은 선수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지도자들이 뒤에서 돕는 식이었는데, 전재수 코치가 건너가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을 짚어내고 끌어주면서 기량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그러면서 "형은 외국의 풍부한 저변에 한국의 기술을 접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써 전체적으로 실력이 오르고 쇼트트랙 인구가 많아져 결국 종목 전체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전재수 코치 역시 "동생은 훈련의 강도 조절과 작전, 경기 운영의 타이밍을 짚어내는 능력 등 타고난 감각이 뛰어나다. 내가 과거 지도했던 선수들을 이어받아 훌륭한 선수로 길러내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칭찬과는 별개로 경기에서 두 사람은 어디까지나 '적수'였다. 전재목 코치는 "외국진출 후에도 서로 통화는 많이 했는데, 요즘 들어 형이 중요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더라. 코치박스에 같이 들어가면 견제도 많이 한다"고 농담을 건넸다. 전재수 코치도 "한국인으로서 미국팀을 지도하며 쓸데없는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을 없애려는 것이다. 또 지난 2년 동안 미국팀 실력이 부쩍 늘면서 혹시나 동생도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 않느냐. 그래서 조심하는 것"이라며 "동생을 속이지는 않는다"고 받아쳤다. 둘은 또 "상대팀이 잘하면 분명 기분이 좋지만 그래도 우리 팀의 성적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최고 성적을 거두고, 미국이 바로 다음으로 잘했으면 좋겠습니다"(전재목) "미국은 아직 올림픽을 향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동생이 경기 동안 최선을 다해 몰두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이번에도 1차대회만큼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올림픽까지 기세를 이어가길 바랍니다"(전재수) 맞대결을 앞둔 두 코치가 서로에게 건넨 덕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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