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중태평양 ‘엘니뇨의 원인’

<앵커 멘트>

칠레 부근의 태평양 바다 수온이 높아지는 것을 엘니뇨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엘니뇨가 태평양 중심으로 이동 중이며 우리나라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평양의 동쪽 해역의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엘 니뇨라고 합니다.

엘 니뇨가 발생하면 겨울이 따뜻해지고 서식 물고기의 종류가 바뀌면서 어업에 적지않은 지장을 초래합니다.

그런데 1990년대부터는 엘 니뇨가 태평양 동쪽이 아니라 태평양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졌습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엘 니뇨가 왜 서쪽으로 이동하는지 설명하지 못했으나 국내 연구진이 그 해답을 내놓았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설명하는 11가지 기후모델에 엘니뇨 변화값을 넣어 평균치를 계산한 결과 새로운 타입의 엘니뇨 발생과 온난화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입증한 것입니다.

<인터뷰> 예상욱(한국해양연구원 연구원) : "지구 온난화 때문에 다른 형태의 엘 니뇨가 자주 발생하고 있구요. 수치 모델을 통해 다른 형태의 엘니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엘니뇨 발생 위치가 태평양 중심부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는 겨울 기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마철이 사라지고 게릴라 성 폭우가 강해지거나 고온 건조한 여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국종성(한국해양연구원 연구원) : "호주와 인도 등지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예상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이상 고온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엘니뇨의 원인이 된다는 기존의 가설을 처음으로 이론화한 이번 연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오늘자에 실렸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