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빛난 용병술’ KS 직행 원동력

입력 2009.09.24 (21: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비 타이거즈' 출신으로 명가 재건..'조갈량' 찬사

KIA 타이거즈가 24일 히어로즈를 누르고 12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던 원동력으로는 조범현(49) 감독의 냉철하면서도 강인한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6월 배터리 코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조 감독은 그해 말 KIA의 역대 4번째 사령탑으로 선임됐고 계약 기간 만료해인 올해 팀을 정규 시즌 1위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조 감독으로서도 정규 시즌 1위는 감독이 된 뒤 처음이다.
2003년 SK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아 그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던 조 감독은 6년 만에 당시 아픔을 씻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을 좋은 찬스를 잡았다.
조 감독은 선수 시절 타이거즈에서 뛰지 않았던 '비(非) 타이거즈' 출신으로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규합해 '명가' 재건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KIA는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 김응용 감독(현 삼성 사장)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한국시리즈에서 9번이나 축배를 들었지만 1997년 이후 정상에서 멀어졌다.
2001년 KIA로 간판을 바꾼 뒤 호랑이 군단의 '적자' 김성한 감독을 시작으로 타이거즈 전문가인 유남호, 서정환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으나 뾰족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데이터 야구'라는 특기를 지닌 조 감독에게 팀 리빌딩을 맡겼고 조 감독은 동고동락한지 2년 반 만에 타이거즈 돌풍을 주도하며 정상급 지도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투타 불균형 탓에 6위에 머물렀던 조 감독은 올해 마운드를 보강해 반격을 꾀했고 계산은 맞아떨어졌다.
조 감독은 릭 구톰슨(13승), 아퀼리노 로페즈(14승) 두 외국인 투수로 선발투수진을 강화했다.
검증된 거포가 없는 사정상 외국인 타자를 영입, 타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조 감독은 초지일관 굳세게 용병 투수 2명을 고집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윤석민(9승)과 양현종(12승), 서재응, 곽정철(이상 5승), 이대진(3승)까지 자원을 풀가동한 6선발 체제를 구축, 체력을 안배했고 결국 8월2일 7년 만에 시즌 1위에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보통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초반 레이스에 '올인'하기에 투수 6명으로 선발진을 돌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조 감독은 '결국 투수싸움에서 결판난다'는 뚝심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냈다.
부진한 마무리 한기주를 대신해 조 감독은 싱커가 좋은 유동훈(6승2패21세이브)을 제 때 투입했고 곽정철, 손영민과 유동훈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완성, 선발 못지않은 강력한 불펜진을 꾸렸다.
야구를 '투수놀음'으로 꿰뚫은 조 감독 덕분에 KIA는 사상 유례없는 타고투저 태풍에서도 표류하지 않았다.
매직넘버 9를 남겨놓고 4일~9일 SK와 두산에 잇달아 패해 최대 고비를 맞았을 때도 조 감독의 인내심은 빛이 났다.
조 감독은 "8월에 20승(4패)이나 올리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자연스럽게 위기가 왔을 뿐이나 결국 선수들이 풀어줄 것"이라며 다그치기보다는 선수들을 남달리 믿었고 KIA는 15일 히어로즈와 경기부터 6연승을 내달려 SK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자력 1위를 확정했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조 감독의 대타 작전도 상승효과를 이끌었다.
8월21~22일 SK와 경기에서 나지완이 대타 만루홈런, 이재주가 대타 3점포를 터뜨렸고 8월30일 두산과 경기에서는 장성호가 대타 만루홈런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재주는 9월16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도 대타 3점포를 쏘아올렸다.
모두 선두 수성에 중요한 게임에서 터졌고 승리와 직결됐다. 그만큼 조 감독이 선수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KIA를 홈런군단으로 탈바꿈시킨 황병일 타격코치의 조언을 귀에 새긴 조 감독은 냉철한 판단력을 앞세워 적소에 선수를 기용했다. KIA의 부활에 반색한 팬들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공명 제갈량의 애칭을 따 조 감독에게 '조갈량'이라는 별명을 바쳤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조범현 ‘빛난 용병술’ KS 직행 원동력
    • 입력 2009-09-24 21:44:42
    연합뉴스
'비 타이거즈' 출신으로 명가 재건..'조갈량' 찬사 KIA 타이거즈가 24일 히어로즈를 누르고 12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던 원동력으로는 조범현(49) 감독의 냉철하면서도 강인한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6월 배터리 코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조 감독은 그해 말 KIA의 역대 4번째 사령탑으로 선임됐고 계약 기간 만료해인 올해 팀을 정규 시즌 1위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조 감독으로서도 정규 시즌 1위는 감독이 된 뒤 처음이다. 2003년 SK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아 그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던 조 감독은 6년 만에 당시 아픔을 씻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을 좋은 찬스를 잡았다. 조 감독은 선수 시절 타이거즈에서 뛰지 않았던 '비(非) 타이거즈' 출신으로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규합해 '명가' 재건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KIA는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 김응용 감독(현 삼성 사장)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한국시리즈에서 9번이나 축배를 들었지만 1997년 이후 정상에서 멀어졌다. 2001년 KIA로 간판을 바꾼 뒤 호랑이 군단의 '적자' 김성한 감독을 시작으로 타이거즈 전문가인 유남호, 서정환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으나 뾰족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데이터 야구'라는 특기를 지닌 조 감독에게 팀 리빌딩을 맡겼고 조 감독은 동고동락한지 2년 반 만에 타이거즈 돌풍을 주도하며 정상급 지도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투타 불균형 탓에 6위에 머물렀던 조 감독은 올해 마운드를 보강해 반격을 꾀했고 계산은 맞아떨어졌다. 조 감독은 릭 구톰슨(13승), 아퀼리노 로페즈(14승) 두 외국인 투수로 선발투수진을 강화했다. 검증된 거포가 없는 사정상 외국인 타자를 영입, 타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조 감독은 초지일관 굳세게 용병 투수 2명을 고집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윤석민(9승)과 양현종(12승), 서재응, 곽정철(이상 5승), 이대진(3승)까지 자원을 풀가동한 6선발 체제를 구축, 체력을 안배했고 결국 8월2일 7년 만에 시즌 1위에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보통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초반 레이스에 '올인'하기에 투수 6명으로 선발진을 돌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조 감독은 '결국 투수싸움에서 결판난다'는 뚝심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냈다. 부진한 마무리 한기주를 대신해 조 감독은 싱커가 좋은 유동훈(6승2패21세이브)을 제 때 투입했고 곽정철, 손영민과 유동훈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완성, 선발 못지않은 강력한 불펜진을 꾸렸다. 야구를 '투수놀음'으로 꿰뚫은 조 감독 덕분에 KIA는 사상 유례없는 타고투저 태풍에서도 표류하지 않았다. 매직넘버 9를 남겨놓고 4일~9일 SK와 두산에 잇달아 패해 최대 고비를 맞았을 때도 조 감독의 인내심은 빛이 났다. 조 감독은 "8월에 20승(4패)이나 올리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자연스럽게 위기가 왔을 뿐이나 결국 선수들이 풀어줄 것"이라며 다그치기보다는 선수들을 남달리 믿었고 KIA는 15일 히어로즈와 경기부터 6연승을 내달려 SK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자력 1위를 확정했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조 감독의 대타 작전도 상승효과를 이끌었다. 8월21~22일 SK와 경기에서 나지완이 대타 만루홈런, 이재주가 대타 3점포를 터뜨렸고 8월30일 두산과 경기에서는 장성호가 대타 만루홈런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재주는 9월16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도 대타 3점포를 쏘아올렸다. 모두 선두 수성에 중요한 게임에서 터졌고 승리와 직결됐다. 그만큼 조 감독이 선수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KIA를 홈런군단으로 탈바꿈시킨 황병일 타격코치의 조언을 귀에 새긴 조 감독은 냉철한 판단력을 앞세워 적소에 선수를 기용했다. KIA의 부활에 반색한 팬들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공명 제갈량의 애칭을 따 조 감독에게 '조갈량'이라는 별명을 바쳤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