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돈세탁 방지법 합의

⊙앵커: 국회에서 난항을 거듭해 온 개혁 3법 가운데 오늘 돈세탁방지법에 여야가 합의했지만 당초 취지보다 후퇴한 내용을 담고 있어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춘호 기자입니다.
⊙기자: 표류를 거듭해 온 개혁 3법 가운데 처음으로 자금세탁 방지법안에 여야가 합의했습니다.
자금세탁방지법은 불법자금으로 의심되는 금융거래 내역을 재경부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이 검찰 등 해당기관에 통보해 조사하도록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함승희(민주당 법사위 간사): 조직범죄나 또는 정치인들의 자금세탁 행위는 규제하자 하는 데서 그 의견의 일치를 본 것입니다.
⊙기자: 그러나 시민단체는 법안의 내용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조사 대상과는 달리 유독 정치자금 위반은 선관위에 통보해 정치인들이 미리 빠져나갈 여지를 만들었고 돈세탁 조사의 핵심인 계좌 추적권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속 빈 강정이라는 얘기입니다.
⊙이태호(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계좌 추적권을 가져야 된다, 그것이 아니면 돈세탁 방지법을 만들 이유도, FIU를 설치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기자: 또 다른 개혁 입법인 반부패기본법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부패방지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기로 했지만 직접 조사권을 배제한데다 특검제도 합의하지 못해 시민단체의 요구안보다 많이 퇴색했습니다.
국가기관의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구제할 인권법은 오늘 논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권한과 위상 등을 놓고 지금까지 원점만 맴돌고 있습니다.
여야는 여론에 밀려 법안심의는 하고 있지만 이마지 못해 하는 형국입니다.
이대로라면 빈 껍데기 개혁법안만 양산될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반발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KBS뉴스 이춘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