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먼저 웃었다 ‘9년만 가을 승리’

입력 2009.09.29 (21:43) 수정 2009.09.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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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잔치를 벌인 잠실벌에 갈매기가 먼저 날았다.
포스트시즌 한풀이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가 뚝심의 두산 베어스를 꺾고 14년 만에 펼쳐진 '경부선 시리즈'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정규리그 4위로 턱걸이한 롯데는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투수 조정훈이 7⅔이닝 동안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고 조성환의 4타수4안타 등 장단 15안타를 퍼부어 페넌트레이스 3위 두산을 7-2로 완파했다.
롯데는 2000년 10월1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9년 만에 감격적인 가을잔치 승리를 맛봤고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한국 무대 두 번째 시즌에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냈다.
1989년부터 18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만큼 롯데가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그동안 21차례 치러진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에서는 1차전에서 패하고도 다음 시리즈에 진출한 경우가 4차례 있었다.
예상했던대로 롯데가 선발에서 우위를 점했다. 반면 두산은 믿었던 방망이가 결정적인 순간 침묵했다.
초반 흐름은 숨막히는 투수전이었다.
공동 다승왕(14승) 조정훈은 4회 2사까지 11타자를 삼진 5개 포함해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포크볼에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헛방망이질을 해댔다.
두산 좌완 선발 크리스 니코스키의 볼도 날카로웠다. 롯데 타자들은 3구 이내 승부를 걸었지만 3회까지 단타 3개만 때렸다. 톱타자 김주찬은 3회 1사후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니코스키에게 도루 스타트가 읽히면서 횡사했다.
팽팽한 0의 공방은 니코스키가 4회초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하면서 깨졌다.
서둘러 올라온 불펜 투수 김상현이 첫 타자 조성환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도루 타이밍에서 폭투를 저지른 사이 조성환이 2루를 찍고 3루까지 내달렸다.
친정에 칼끝을 겨눈 롯데 홍성흔은 깨끗한 중전안타로 때려 조성환을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았다. 홍성흔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안타를 70개로 늘렸다.
두산의 반격은 곧바로 시작됐다. '타격기계' 김현수가 물꼬를 텄다.
4회 2사후 주자없이 나온 김현수는 퍼펙트 투구를 이어오던 조정훈의 몸쪽 직구(140㎞)를 퍼올려 130m짜리 중월 솔로홈런을 날려보냈다. 두산의 첫 안타이자 첫 득점.
1-1 균형에서 기회는 두산에 먼저 찾아왔다.
5회말 최준석, 손시헌의 연속안타에 이어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롯데 배터리의 진가는 이때 나타났다.
조정훈은 다음 타자 용덕한에게 낮은 포크볼을 던져 3루 주자를 묶어둔 채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이종욱에게 다시 원바운드에 가까운 포크볼을 뿌렸다.
이종욱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고 롯데 포수 장성우는 볼을 잡고 포효했다. 장성우의 안정된 블로킹과 조정훈의 주무기가 위기 탈출을 합작했다.
두산의 바뀐 투수 후안 세데뇨에게 고전하던 롯데는 6회초 이승화, 조성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믿었던 이대호가 2루수앞 병살타로 물러나 기회를 무산시키는듯 싶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홍성흔 타석에서 바로 승부수를 띄워 불펜 에이스 임태훈을 올렸다.
그러나 임태훈의 두번째 공이 포수 패스트볼로 빠졌고 3루 주자 이승화가 홈을 밟았다.
2-1 리드를 잡자 조정훈은 6회말 고영민, 김현수, 김동주를 공 4개로 삼자범퇴시켰고 7회 무사 1루 위기도 병살타를 유도해 불을 껐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8회초 우중간 2루타로 나간 김주찬을 조성환이 다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불러들였다. 이어 이대호의 중전안타가 터져 스코어를 순식간에 4-1로 벌렸다.
8회말 끈기를 발휘한 두산은 임재철의 2루타, 고영민의 적시타로 1점 따라붙고 압박을 계속했다. 조정훈이 내려간 뒤 김현수가 좌전안타를 때리고 2사 만루까지 몰아붙였지만 대타 정수빈이 내야땅볼로 물러나 추격을 멈췄다.
롯데는 9회초 카림 가르시아, 정보명, 박기혁의 연속안타에 이어 김주찬이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전의를 상실한 두산 마운드를 맹폭, 3점을 더 뽑아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조성환이 4안타, 김주찬이 3안타 2타점, 이대호가 2안타 1타점으로 고루 활약했지만 두산은 김현수만 4타수 2안타 1홈런으로 분전했다.
롯데 잠수함 임경완은 8회 급한 불을 끄고 9회까지 마무리했다.
수비 불안을 걱정했던 롯데는 8회 송구 실책 외에는 조성환, 박기혁 등이 깔끔한 호수비로 승리를 지켰다. 롯데는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3전 전패했던 악몽도 싹 걷어냈다.
조정훈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인 '넥센타이어 맨 오브 매치'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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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먼저 웃었다 ‘9년만 가을 승리’
    • 입력 2009-09-29 21:42:26
    • 수정2009-09-29 22:10:57
    연합뉴스
가을잔치를 벌인 잠실벌에 갈매기가 먼저 날았다. 포스트시즌 한풀이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가 뚝심의 두산 베어스를 꺾고 14년 만에 펼쳐진 '경부선 시리즈'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정규리그 4위로 턱걸이한 롯데는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투수 조정훈이 7⅔이닝 동안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고 조성환의 4타수4안타 등 장단 15안타를 퍼부어 페넌트레이스 3위 두산을 7-2로 완파했다. 롯데는 2000년 10월1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9년 만에 감격적인 가을잔치 승리를 맛봤고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한국 무대 두 번째 시즌에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냈다. 1989년부터 18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만큼 롯데가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그동안 21차례 치러진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에서는 1차전에서 패하고도 다음 시리즈에 진출한 경우가 4차례 있었다. 예상했던대로 롯데가 선발에서 우위를 점했다. 반면 두산은 믿었던 방망이가 결정적인 순간 침묵했다. 초반 흐름은 숨막히는 투수전이었다. 공동 다승왕(14승) 조정훈은 4회 2사까지 11타자를 삼진 5개 포함해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포크볼에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헛방망이질을 해댔다. 두산 좌완 선발 크리스 니코스키의 볼도 날카로웠다. 롯데 타자들은 3구 이내 승부를 걸었지만 3회까지 단타 3개만 때렸다. 톱타자 김주찬은 3회 1사후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니코스키에게 도루 스타트가 읽히면서 횡사했다. 팽팽한 0의 공방은 니코스키가 4회초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하면서 깨졌다. 서둘러 올라온 불펜 투수 김상현이 첫 타자 조성환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도루 타이밍에서 폭투를 저지른 사이 조성환이 2루를 찍고 3루까지 내달렸다. 친정에 칼끝을 겨눈 롯데 홍성흔은 깨끗한 중전안타로 때려 조성환을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았다. 홍성흔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안타를 70개로 늘렸다. 두산의 반격은 곧바로 시작됐다. '타격기계' 김현수가 물꼬를 텄다. 4회 2사후 주자없이 나온 김현수는 퍼펙트 투구를 이어오던 조정훈의 몸쪽 직구(140㎞)를 퍼올려 130m짜리 중월 솔로홈런을 날려보냈다. 두산의 첫 안타이자 첫 득점. 1-1 균형에서 기회는 두산에 먼저 찾아왔다. 5회말 최준석, 손시헌의 연속안타에 이어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롯데 배터리의 진가는 이때 나타났다. 조정훈은 다음 타자 용덕한에게 낮은 포크볼을 던져 3루 주자를 묶어둔 채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이종욱에게 다시 원바운드에 가까운 포크볼을 뿌렸다. 이종욱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고 롯데 포수 장성우는 볼을 잡고 포효했다. 장성우의 안정된 블로킹과 조정훈의 주무기가 위기 탈출을 합작했다. 두산의 바뀐 투수 후안 세데뇨에게 고전하던 롯데는 6회초 이승화, 조성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믿었던 이대호가 2루수앞 병살타로 물러나 기회를 무산시키는듯 싶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홍성흔 타석에서 바로 승부수를 띄워 불펜 에이스 임태훈을 올렸다. 그러나 임태훈의 두번째 공이 포수 패스트볼로 빠졌고 3루 주자 이승화가 홈을 밟았다. 2-1 리드를 잡자 조정훈은 6회말 고영민, 김현수, 김동주를 공 4개로 삼자범퇴시켰고 7회 무사 1루 위기도 병살타를 유도해 불을 껐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8회초 우중간 2루타로 나간 김주찬을 조성환이 다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불러들였다. 이어 이대호의 중전안타가 터져 스코어를 순식간에 4-1로 벌렸다. 8회말 끈기를 발휘한 두산은 임재철의 2루타, 고영민의 적시타로 1점 따라붙고 압박을 계속했다. 조정훈이 내려간 뒤 김현수가 좌전안타를 때리고 2사 만루까지 몰아붙였지만 대타 정수빈이 내야땅볼로 물러나 추격을 멈췄다. 롯데는 9회초 카림 가르시아, 정보명, 박기혁의 연속안타에 이어 김주찬이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전의를 상실한 두산 마운드를 맹폭, 3점을 더 뽑아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조성환이 4안타, 김주찬이 3안타 2타점, 이대호가 2안타 1타점으로 고루 활약했지만 두산은 김현수만 4타수 2안타 1홈런으로 분전했다. 롯데 잠수함 임경완은 8회 급한 불을 끄고 9회까지 마무리했다. 수비 불안을 걱정했던 롯데는 8회 송구 실책 외에는 조성환, 박기혁 등이 깔끔한 호수비로 승리를 지켰다. 롯데는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3전 전패했던 악몽도 싹 걷어냈다. 조정훈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인 '넥센타이어 맨 오브 매치'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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