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선 ‘끈기·집중’ 안방 반격승

입력 2009.09.30 (22:06) 수정 2009.09.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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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는 홈런보다 무서운 게 바로 기회에서 야금야금 점수를 뺏는 집요한 전술이다.
가을잔치 경험이 풍부한 두산 선수들은 한 번의 찬스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비결을 알고 있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은 곰 같은 특유의 끈기와 무서운 집중력을 앞세워 3회말 대량득점에 성공, 1승1패로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1,2회 선두 타자가 출루하고도 득점에 실패했던 두산은 3회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임재철의 안타, 용덕한의 보내기 번트, 이종욱의 총알 같은 중전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고영민이 행운의 내야 안타를 때려 승리의 물줄기를 서서히 두산쪽으로 돌렸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앞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은 고영민은 이날도 롯데 선발 장원준의 볼 배합에 막혀 화끈한 타구를 날리지 못했다. 볼 카운트 2-2에서 연속 파울을 때려내긴 했으나 타석을 겨우 벗어난 땅볼이었다.
타격감각이 썩 좋아 보이지 않은 고영민을 장원준이 범타로 솎아냈다면 승부의 향배는 예측할 수 없었으나 예상을 깬 결과가 나왔다.
고영민은 유격수 앞으로 적당히 느리게 굴러가는 타구를 날렸고 빠른 발을 살려 1루에서 머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으로 살았다.
롯데 유격수 박기혁이 타구를 잡았으나 주자 임재철, 이종욱에 타자 고영민까지 모두 발이 빠른 '두산 육상부' 중 하나를 골라 누상에서 잡아내기에는 타이밍이 늦었다.
김현수가 중견수 뜬공으로 잡혔으나 계속된 2사 1,2루에서 김동주가 회심의 우전 안타를 날렸고 1,3루에서는 최준석이 우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끝냈다.
최준석이 때린 타구는 강한 어깨를 지닌 롯데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가 원 바운드로 한 번에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선상에 치우친 덕분에 '코뿔소' 김동주도 느긋하게 홈을 찍을 수 있었다.
홈으로 송구가 날아오자 태그를 피하고 지나치면서 손바닥으로 살짝 홈플레이트를 찍은 김동주의 재치도 돋보였다.
두산 육상부의 빠른 발과 허슬플레이가 한 두 점에 그칠 뻔한 상황을 대량득점으로 바꿔놓았고 승부는 사실상 3회 한 이닝에 갈렸다.
타구를 정타로만 잘 때려서는 점수가 잘 나지 않는다. 빗맞더라도 코스가 좋은 안타, 운 좋은 내야 안타가 섞여야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면서 득점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
행운의 여신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두산에 미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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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타선 ‘끈기·집중’ 안방 반격승
    • 입력 2009-09-30 21:54:58
    • 수정2009-09-30 22:12:17
    연합뉴스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는 홈런보다 무서운 게 바로 기회에서 야금야금 점수를 뺏는 집요한 전술이다. 가을잔치 경험이 풍부한 두산 선수들은 한 번의 찬스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비결을 알고 있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은 곰 같은 특유의 끈기와 무서운 집중력을 앞세워 3회말 대량득점에 성공, 1승1패로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1,2회 선두 타자가 출루하고도 득점에 실패했던 두산은 3회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임재철의 안타, 용덕한의 보내기 번트, 이종욱의 총알 같은 중전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고영민이 행운의 내야 안타를 때려 승리의 물줄기를 서서히 두산쪽으로 돌렸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앞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은 고영민은 이날도 롯데 선발 장원준의 볼 배합에 막혀 화끈한 타구를 날리지 못했다. 볼 카운트 2-2에서 연속 파울을 때려내긴 했으나 타석을 겨우 벗어난 땅볼이었다. 타격감각이 썩 좋아 보이지 않은 고영민을 장원준이 범타로 솎아냈다면 승부의 향배는 예측할 수 없었으나 예상을 깬 결과가 나왔다. 고영민은 유격수 앞으로 적당히 느리게 굴러가는 타구를 날렸고 빠른 발을 살려 1루에서 머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으로 살았다. 롯데 유격수 박기혁이 타구를 잡았으나 주자 임재철, 이종욱에 타자 고영민까지 모두 발이 빠른 '두산 육상부' 중 하나를 골라 누상에서 잡아내기에는 타이밍이 늦었다. 김현수가 중견수 뜬공으로 잡혔으나 계속된 2사 1,2루에서 김동주가 회심의 우전 안타를 날렸고 1,3루에서는 최준석이 우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끝냈다. 최준석이 때린 타구는 강한 어깨를 지닌 롯데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가 원 바운드로 한 번에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선상에 치우친 덕분에 '코뿔소' 김동주도 느긋하게 홈을 찍을 수 있었다. 홈으로 송구가 날아오자 태그를 피하고 지나치면서 손바닥으로 살짝 홈플레이트를 찍은 김동주의 재치도 돋보였다. 두산 육상부의 빠른 발과 허슬플레이가 한 두 점에 그칠 뻔한 상황을 대량득점으로 바꿔놓았고 승부는 사실상 3회 한 이닝에 갈렸다. 타구를 정타로만 잘 때려서는 점수가 잘 나지 않는다. 빗맞더라도 코스가 좋은 안타, 운 좋은 내야 안타가 섞여야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면서 득점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 행운의 여신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두산에 미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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