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선 ‘걸리면 끝장’ 공포의 응집력

입력 2009.10.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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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는 포스트시즌 진기록 중 '한 이닝 팀 최다 득점'이란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3회 한 이닝에만 12점을 뽑아낸 적이 있다.
'한 번 물면 끝장볼 때까지 뽑아낸다'는 웅담 타선의 응집력은 2000년대 두산의 팀 색깔로 자리잡았다.
두산은 3일 끝난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응집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차전에서는 롯데 선발 조정훈의 명품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김현수가 때려낸 솔로홈런 이외에는 공격다운 공격조차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2차전부터 확 달라졌다.
롯데의 2차전 선발 장원준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그다지 못던진 편이 아니었다.
두산 타자들은 3회 장원준이 잠시 흔들리자 5안타를 집중시켜 4점을 뽑았다. 징검다리식으로 한 타자씩 건너 연속안타가 두 번이나 나왔다.
3차전은 더 무서웠다. 2회 한 이닝에만 김동주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4안타와 볼넷 2개, 상대실책 2개를 묶어 6점을 뽑았다. 그걸로 승부는 끝났고 롯데 선발 송승준은 KO당할 수밖에 없었다.
4차전도 예외가 없었다. 3회에만 안타 5개와 볼넷 2개, 실책 하나를 묶어 7점을 뽑았고 시리즈를 끝낼 수 있었다.
두산 타선의 집중력이 높은 비결은 무엇보다 중심이 강하다는데 있다.
3번 김현수와 4번 김동주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각각 타율 0.538과 0.462를 기록하며 홈런 3발과 10타점을 합작했다.
정규시즌에도 3할5푼 이상을 때린 3,4번 타자가 확실히 중심을 잡고 1,2번 테이블세터와 5,6번 라인까지 힘을 더하는 타선의 특성이 다득점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상대 투수가 빈틈을 보이면서 타격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또다른 승인 중 하나는 투수들의 제구력과 타자들의 인내력이다.
두산은 시리즈 개막 전까지는 마운드의 높이에서 롯데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선발은 절대 열세로 보였다.
그러나 두산 투수들은 4경기에서 볼넷을 단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특히 2,3차전은 볼넷이 아예 없었다. 2차전 선발 금민철은 몸에 맞는 볼만 하나 내줬다.
4차전에서도 선발 김선우가 5이닝을 무4사구로 버텨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반면 롯데 투수들은 4경기에서 무려 16개의 볼넷을 남발했다. 로이스터 감독도 "이렇게 볼넷을 주고 이기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만큼 두산 타자들이 볼을 잘 고르고 참아냈다는 얘기도 된다.
4경기 안타 합계가 44개(두산)-38개(롯데)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2-4차전에서 비교적 큰 점수차로 승부가 갈린 것도 결국 볼넷 때문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타자들에게 3구 이내 타격을 주문하고 승부를 걸었지만 '기다림의 미덕'이 너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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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타선 ‘걸리면 끝장’ 공포의 응집력
    • 입력 2009-10-03 19:28:28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는 포스트시즌 진기록 중 '한 이닝 팀 최다 득점'이란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3회 한 이닝에만 12점을 뽑아낸 적이 있다. '한 번 물면 끝장볼 때까지 뽑아낸다'는 웅담 타선의 응집력은 2000년대 두산의 팀 색깔로 자리잡았다. 두산은 3일 끝난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응집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차전에서는 롯데 선발 조정훈의 명품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김현수가 때려낸 솔로홈런 이외에는 공격다운 공격조차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2차전부터 확 달라졌다. 롯데의 2차전 선발 장원준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그다지 못던진 편이 아니었다. 두산 타자들은 3회 장원준이 잠시 흔들리자 5안타를 집중시켜 4점을 뽑았다. 징검다리식으로 한 타자씩 건너 연속안타가 두 번이나 나왔다. 3차전은 더 무서웠다. 2회 한 이닝에만 김동주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4안타와 볼넷 2개, 상대실책 2개를 묶어 6점을 뽑았다. 그걸로 승부는 끝났고 롯데 선발 송승준은 KO당할 수밖에 없었다. 4차전도 예외가 없었다. 3회에만 안타 5개와 볼넷 2개, 실책 하나를 묶어 7점을 뽑았고 시리즈를 끝낼 수 있었다. 두산 타선의 집중력이 높은 비결은 무엇보다 중심이 강하다는데 있다. 3번 김현수와 4번 김동주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각각 타율 0.538과 0.462를 기록하며 홈런 3발과 10타점을 합작했다. 정규시즌에도 3할5푼 이상을 때린 3,4번 타자가 확실히 중심을 잡고 1,2번 테이블세터와 5,6번 라인까지 힘을 더하는 타선의 특성이 다득점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상대 투수가 빈틈을 보이면서 타격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또다른 승인 중 하나는 투수들의 제구력과 타자들의 인내력이다. 두산은 시리즈 개막 전까지는 마운드의 높이에서 롯데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선발은 절대 열세로 보였다. 그러나 두산 투수들은 4경기에서 볼넷을 단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특히 2,3차전은 볼넷이 아예 없었다. 2차전 선발 금민철은 몸에 맞는 볼만 하나 내줬다. 4차전에서도 선발 김선우가 5이닝을 무4사구로 버텨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반면 롯데 투수들은 4경기에서 무려 16개의 볼넷을 남발했다. 로이스터 감독도 "이렇게 볼넷을 주고 이기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만큼 두산 타자들이 볼을 잘 고르고 참아냈다는 얘기도 된다. 4경기 안타 합계가 44개(두산)-38개(롯데)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2-4차전에서 비교적 큰 점수차로 승부가 갈린 것도 결국 볼넷 때문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타자들에게 3구 이내 타격을 주문하고 승부를 걸었지만 '기다림의 미덕'이 너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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