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상상의 만남 ‘팩션’

<앵커 멘트>

요즘 극장에 가면 역사에 상상력을 가미한 영화들, 눈에 많이 띄죠? 이른바 '팩션'장르의 인기비결. 이민우 기자가 알아 봤습니다.

<리포트>

명성 황후와 이름 모를 호위 무사와의 애틋한 사랑.

을미사변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배경이지만, 이 영화는 이렇듯 작가의 상상에 힘입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조선 최고의 화가 신윤복이 남장 여자였음을 가상해 그린 '미인도', 고려 왕실의 동성애를 그린 '쌍화점' 등, 역사적 사실에다 상상의 나래를 더한 이른바 '팩션' 영화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의 역사 해석을 통해 사실성과 오락성을 함께 갖췄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야설록(소설가): "한명의 사랑을, 역사적 인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팩션의 가장 큰 장점이구요..."

하지만 '팩션' 영화는 종종 거센 논란에 휘말리기도 합니다.

친일 논란에 휩싸였던 고 장진영씨의 영화 '청연'이나, 바티칸의 항의를 받았던 '다빈치코드' 등이 대표적 예입니다.

역사의 현실과 예술적 상상력, 두 요소를 적절히 조화시켜야 하는 창작자의 고민이 더욱 절실한 이유입니다.

<인터뷰>김용균('불꽃처럼 나비처럼' 감독): "역사적 사실을 재밌으면서도 관객들에게 본질을 정확히 전달하려 노력했는가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한국 영화계가 소재 고갈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역사라는 무궁무진한 이야기 원천을 지닌 팩션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