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지긋지긋한 가을 불운 ‘쫑’

입력 2009.10.08 (22:22) 수정 2009.10.08 (22: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지긋지긋하게 승운이 없었던 두산의 필승카드 임태훈(21)이 적시에 터져준 타선 덕분에 가을에 처음으로 웃었다.
특히 상대가 지난 2년 간 한국시리즈에서 뼈아픈 기억만 안겨준 SK라서 더 기뻤다.
임태훈은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계속된 SK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초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동안 박정권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는 등 1실점으로 고전했지만 이종욱의 적시타와 고영민의 투런포 등으로 팀이 4-1로 이기면서 감격적인 승리를 안았다.
2007년부터 두산의 수호신이자 최강 셋업맨으로 가을 잔치 무대를 밟은 이래 14경기 만에 거둔 첫 구원승이다. 임태훈은 전날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2패 2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화끈한 직구로 삼진을 4개나 잡아낸 임태훈은 '천적' 김재현(SK)을 넘어서는 등 그간 자신을 괴롭혀 온 징크스를 모조리 끊었다.
SK에서 타격감각이 가장 좋은 박정권에게 이틀 연속 대포를 맞은 게 옥에 티였지만 달콤한 승리가 이를 상쇄시켜주고 남았다.
임태훈이 이날 상대한 첫 타자는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연속으로 홈런을 내줬던 김재현이었다.
벤치에 머물던 김재현이 언제 타석에 나오느냐가 곧 SK의 승부수로 여겨진 경기에서 김경문 두산 감독은 또 한 번 뚝심을 발휘해 임태훈을 올렸다.
2년 연속 당했으니까 이번에는 스스로 악연을 끊어보라는 배려였다.
임태훈은 떨지 않고 초구 시속 128㎞짜리 변화구를 던져 김재현을 2루 땅볼로 잡았다. 잔뜩 노렸던 김재현이나 SK 응원석이나 동시에 탄식을 내뱉었다.
김재현을 넘은 임태훈은 7회말 박정권에게 큼지막한 홈런을 맞고 다시 악몽에 시달리는 듯했으나 타석에 선 '형들'이 도와줬다.
이종욱과 고영민은 공수교대 후 2사 3루에서 잇달아 2루타와 홈런을 날려 4-1로 점수를 벌리고 지난 3년간 팀의 뒷문을 묵묵히 잠갔던 임태훈을 도왔다.
승리 요건을 갖춘 임태훈은 넉넉하게 앞선 8회말에도 씩씩하게 공을 던졌고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임무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김재현 타석 때 왼팔 지승민을 낼 수도 있었지만 팀에서 제일 '무게감이 있는' 투수를 기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좋았다"면서 불펜 에이스 임태훈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임태훈, 지긋지긋한 가을 불운 ‘쫑’
    • 입력 2009-10-08 22:22:39
    • 수정2009-10-08 22:24:29
    연합뉴스
포스트시즌에서 지긋지긋하게 승운이 없었던 두산의 필승카드 임태훈(21)이 적시에 터져준 타선 덕분에 가을에 처음으로 웃었다. 특히 상대가 지난 2년 간 한국시리즈에서 뼈아픈 기억만 안겨준 SK라서 더 기뻤다. 임태훈은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계속된 SK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초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동안 박정권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는 등 1실점으로 고전했지만 이종욱의 적시타와 고영민의 투런포 등으로 팀이 4-1로 이기면서 감격적인 승리를 안았다. 2007년부터 두산의 수호신이자 최강 셋업맨으로 가을 잔치 무대를 밟은 이래 14경기 만에 거둔 첫 구원승이다. 임태훈은 전날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2패 2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화끈한 직구로 삼진을 4개나 잡아낸 임태훈은 '천적' 김재현(SK)을 넘어서는 등 그간 자신을 괴롭혀 온 징크스를 모조리 끊었다. SK에서 타격감각이 가장 좋은 박정권에게 이틀 연속 대포를 맞은 게 옥에 티였지만 달콤한 승리가 이를 상쇄시켜주고 남았다. 임태훈이 이날 상대한 첫 타자는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연속으로 홈런을 내줬던 김재현이었다. 벤치에 머물던 김재현이 언제 타석에 나오느냐가 곧 SK의 승부수로 여겨진 경기에서 김경문 두산 감독은 또 한 번 뚝심을 발휘해 임태훈을 올렸다. 2년 연속 당했으니까 이번에는 스스로 악연을 끊어보라는 배려였다. 임태훈은 떨지 않고 초구 시속 128㎞짜리 변화구를 던져 김재현을 2루 땅볼로 잡았다. 잔뜩 노렸던 김재현이나 SK 응원석이나 동시에 탄식을 내뱉었다. 김재현을 넘은 임태훈은 7회말 박정권에게 큼지막한 홈런을 맞고 다시 악몽에 시달리는 듯했으나 타석에 선 '형들'이 도와줬다. 이종욱과 고영민은 공수교대 후 2사 3루에서 잇달아 2루타와 홈런을 날려 4-1로 점수를 벌리고 지난 3년간 팀의 뒷문을 묵묵히 잠갔던 임태훈을 도왔다. 승리 요건을 갖춘 임태훈은 넉넉하게 앞선 8회말에도 씩씩하게 공을 던졌고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임무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김재현 타석 때 왼팔 지승민을 낼 수도 있었지만 팀에서 제일 '무게감이 있는' 투수를 기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좋았다"면서 불펜 에이스 임태훈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