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삼세번 설욕’ vs SK ‘기적 대반전’

입력 2009.10.09 (11:12) 수정 2009.10.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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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설욕 시리즈'를 완성하느냐, SK가 '기적의 대반전'을 꿈꾸느냐.
10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두 팀의 운명이 결정된다.
7,8일 이틀 연속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며 문학구장 2연전을 쓸어담은 두산 베어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2승에 방심하지 않겠다. 마음을 추슬러서 이왕이면 홈에서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3차전 출사표를 던져놓았다.
2007,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 진 빚을 곱씹어온 두산은 마침내 '삼세번 설욕'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3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하는 SK 와이번스는 벼랑에 몰렸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김성근 SK 감독은 "3연승하면 되는 것"이라며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SK는 올해 정규시즌 막바지 두산에 6연승을 거둔 적도 있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먼저 2패하고 내리 4연승한 적이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를 의식한듯 "2연승 후에 진 경험이 있다. 그게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두산 '어게인 2001'

8년 만에 사상 네 번째 정상 정복을 꿈꾸는 두산은 '어게인 2001'을 외치고 있다.
2001년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삼성, 현대에 뒤져 3위로 가을잔치에 나갔다. 승률은 0.508로 간신히 5할을 넘겼을 정도였다.
당시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에 2연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박명환, 이혜천이 구원승을 거두고 홍원기가 준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는 현대에 1차전을 내주고도 3경기를 내리 잡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올해 SK에 둥지를 튼 안경현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16타수9안타로 펄펄 날았던 때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세를 살려 삼성을 4승2패로 제압하고 'V3'를 달성했다. '흑곰' 타이론 우즈와 이승엽이 대포 경쟁을 벌였던 시리즈였다.
올해도 KIA, SK에 이어 3위에 그친 두산은 후반기 기세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 KIA와 SK가 벌인 선두 경쟁에서는 일찌감치 떨어져나갔다. 오히려 그 점이 약이 된 듯 충분히 힘을 비축한 두산 마운드는 포스트시즌에서 예상 밖 선전을 펼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금민철, 홍상삼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금민철과 후안 세데뇨가 연달아 호투하면서 '신데렐라 선발 스토리'를 쓰고 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 비해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진 점은 불안한 대목이다.
특히 잔뜩 기대를 모았던 김현수와 김동주의 부진이 의외다.
김현수와 김동주는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38과 0.462를 각각 기록했다. 김현수는 홈런 2발이 있었고 김동주는 만루홈런을 포함해 7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7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볼넷을 하나씩 고르고 김현수가 2차전에서 내야땅볼로 이종욱을 불러들인 것 외에는 타점도 없다. 김현수와 김동주 둘 다 삼진을 3개씩 당했다.
김현수는 심적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수위타자였던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21타수1안타(타율 0.048)로 고개를 숙였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앞서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두산으로선 SK의 반격을 막아내기 위해 김현수, 김동주의 방망이가 반드시 되살아나야 한다.

◇SK '0.5%의 확룔에 도전'

역대 19차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진 뒤 3,4,5차전을 내리 이겨 대역전극을 펼친 경우는 1996년 딱 한 번 뿐이다.
당시 현대는 전주에서 쌍방울에 2번 지고 인천에서 2번 반격한 다음 잠실 5차전에서 이겨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때 쌍방울 사령탑이 공교롭게도 김성근 감독이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이제 처지를 바꿔 19번 중에 한 번인 '0.5%의 확률'에 도전해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8월25일부터 9월26일까지 19연승을 달릴 당시 SK 타선은 거칠 것이 없었다. 박재상, 정근우, 나주환, 박정권이 연승을 이끌던 주역이다.
이들 중 연속 홈런을 날린 박정권을 빼면 나머지는 동반 침묵이다.
김성근 감독은 "타순이 문제가 아니고 전체적으로 치는 사람이 없다. 스윙이 작게 나와야 하는데 밑에서 퍼올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투수진은 좌완 불펜투수 정우람이 고영민에게 홈런을 맞고 무너진 것 외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1차전에서는 불펜이 완벽하게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안타 수는 1차전 8-6, 2차전 6-5로 두 경기 모두 SK가 많았다.
그러나 SK가 시즌 중 보여줬던 특유의 집중력이 실종됐다. 연속안타는 1차전 2회, 2차전 5회 단 두 번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마저도 단타였다. 1,2차전에서 뽑아낸 3점 중 박정권의 홈런을 빼면 1점밖에 없다.
달리는 야구도, 작전의 야구도 통하지 않고 있다.
'내일이 없는' SK는 그러나 3차전이 만일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된다면 그동안 침묵했던 타선이 살아나면서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전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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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삼세번 설욕’ vs SK ‘기적 대반전’
    • 입력 2009-10-09 11:00:43
    • 수정2009-10-09 11:49:17
    연합뉴스
두산이 '설욕 시리즈'를 완성하느냐, SK가 '기적의 대반전'을 꿈꾸느냐. 10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두 팀의 운명이 결정된다. 7,8일 이틀 연속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며 문학구장 2연전을 쓸어담은 두산 베어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2승에 방심하지 않겠다. 마음을 추슬러서 이왕이면 홈에서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3차전 출사표를 던져놓았다. 2007,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 진 빚을 곱씹어온 두산은 마침내 '삼세번 설욕'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3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하는 SK 와이번스는 벼랑에 몰렸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김성근 SK 감독은 "3연승하면 되는 것"이라며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SK는 올해 정규시즌 막바지 두산에 6연승을 거둔 적도 있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먼저 2패하고 내리 4연승한 적이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를 의식한듯 "2연승 후에 진 경험이 있다. 그게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두산 '어게인 2001' 8년 만에 사상 네 번째 정상 정복을 꿈꾸는 두산은 '어게인 2001'을 외치고 있다. 2001년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삼성, 현대에 뒤져 3위로 가을잔치에 나갔다. 승률은 0.508로 간신히 5할을 넘겼을 정도였다. 당시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에 2연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박명환, 이혜천이 구원승을 거두고 홍원기가 준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는 현대에 1차전을 내주고도 3경기를 내리 잡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올해 SK에 둥지를 튼 안경현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16타수9안타로 펄펄 날았던 때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세를 살려 삼성을 4승2패로 제압하고 'V3'를 달성했다. '흑곰' 타이론 우즈와 이승엽이 대포 경쟁을 벌였던 시리즈였다. 올해도 KIA, SK에 이어 3위에 그친 두산은 후반기 기세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 KIA와 SK가 벌인 선두 경쟁에서는 일찌감치 떨어져나갔다. 오히려 그 점이 약이 된 듯 충분히 힘을 비축한 두산 마운드는 포스트시즌에서 예상 밖 선전을 펼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금민철, 홍상삼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금민철과 후안 세데뇨가 연달아 호투하면서 '신데렐라 선발 스토리'를 쓰고 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 비해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진 점은 불안한 대목이다. 특히 잔뜩 기대를 모았던 김현수와 김동주의 부진이 의외다. 김현수와 김동주는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38과 0.462를 각각 기록했다. 김현수는 홈런 2발이 있었고 김동주는 만루홈런을 포함해 7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7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볼넷을 하나씩 고르고 김현수가 2차전에서 내야땅볼로 이종욱을 불러들인 것 외에는 타점도 없다. 김현수와 김동주 둘 다 삼진을 3개씩 당했다. 김현수는 심적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수위타자였던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21타수1안타(타율 0.048)로 고개를 숙였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앞서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두산으로선 SK의 반격을 막아내기 위해 김현수, 김동주의 방망이가 반드시 되살아나야 한다. ◇SK '0.5%의 확룔에 도전' 역대 19차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진 뒤 3,4,5차전을 내리 이겨 대역전극을 펼친 경우는 1996년 딱 한 번 뿐이다. 당시 현대는 전주에서 쌍방울에 2번 지고 인천에서 2번 반격한 다음 잠실 5차전에서 이겨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때 쌍방울 사령탑이 공교롭게도 김성근 감독이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이제 처지를 바꿔 19번 중에 한 번인 '0.5%의 확률'에 도전해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8월25일부터 9월26일까지 19연승을 달릴 당시 SK 타선은 거칠 것이 없었다. 박재상, 정근우, 나주환, 박정권이 연승을 이끌던 주역이다. 이들 중 연속 홈런을 날린 박정권을 빼면 나머지는 동반 침묵이다. 김성근 감독은 "타순이 문제가 아니고 전체적으로 치는 사람이 없다. 스윙이 작게 나와야 하는데 밑에서 퍼올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투수진은 좌완 불펜투수 정우람이 고영민에게 홈런을 맞고 무너진 것 외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1차전에서는 불펜이 완벽하게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안타 수는 1차전 8-6, 2차전 6-5로 두 경기 모두 SK가 많았다. 그러나 SK가 시즌 중 보여줬던 특유의 집중력이 실종됐다. 연속안타는 1차전 2회, 2차전 5회 단 두 번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마저도 단타였다. 1,2차전에서 뽑아낸 3점 중 박정권의 홈런을 빼면 1점밖에 없다. 달리는 야구도, 작전의 야구도 통하지 않고 있다. '내일이 없는' SK는 그러나 3차전이 만일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된다면 그동안 침묵했던 타선이 살아나면서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전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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