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개인기에 ‘26년 4강 꿈’ 좌절

입력 2009.10.10 (01:47) 수정 2009.10.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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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하려던 한국 대표팀이 결국 가나를 넘어서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0일 오전(한국시간) 이집트 수에즈에서 끝난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에서 가나에 2-3으로 졌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카메룬에 0-2로 졌던 한국은 다시 아프리카 벽에 부딪혀 아쉽게 대회를 마감했다.
수에즈는 한국이 조별리그를 치른 곳이라 그라운드 등 환경에 대한 적응 면에서 가나보다는 유리했다.
무엇보다 한국은 가나보다 하루 일찍 16강전을 치러 좀 더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특히 가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16강 경기에서 연장까지 120분간 혈투를 벌였다.
그런 점에서 가나의 경기 운영은 효과적이었다.
수비벽을 단단하게 쌓은 뒤 공을 잡으면 중간 과정을 생략한 채 수비 진영에서 단 한 번의 패스로 최전방에 찔러주고, 투톱 도미니크 아디야와 랜스포드 오세이가 일대일을 시도하는 패턴이 주를 이뤘다.
언뜻 단조로워 보일 수 있지만 가나 선수들은 한 수 위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체력도 아껴 가며 효과적이고 위협적인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은 볼 점유율 면에서 앞섰다. 가나도 수비에서 허점이 많았다. 하지만 빼어난 개인전술로 득점 기회에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내는 가나를 당할 수는 없었다.
특히 좌·우측면을 파고들어 올리는 크로스의 정확도는 부러울 정도였다.
전반 8분 아디야의 선제골과 28분 오세이의 추가골은 바로 오른쪽 날개 사무엘 인쿰과 왼쪽 날개 에마뉘엘 아젬망-바두의 날카로운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측면으로 공을 빼준 중앙에서의 침투패스도 깔끔했다. 좌우 공간으로 공이 연결될 때 한국 수비들은 페널티지역 안에 모여 있어 가나 선수들은 아주 편하게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후반 터진 결승골도 가나 선수들의 개인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아디야는 한국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을 빼앗고 나서 수비수 세 명 사이로 혼자 공을 몰고 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아디야는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2차전(4-0 승)에서도 두 골을 넣는 등 이번 대회 5경기를 뛰면서 6골을 기록해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나섰다.
2007년 한국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참가해 6골을 터뜨리며 가나의 4강행에 앞장서고 득점 2위에 올랐던 골잡이 오세이도 이날 추가골로 이번 대회 4번째 골맛을 봤다.
우리 수비진은 아디야와 오세이의 파괴력을 알면서도 막지 못했다.
한국은 김동섭의 헤딩골로 다시 한 골 차로 따라붙으며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후 "아프리카 특유의 스피드와 개인 테크닉이 우리 선수와 격차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점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다"며 기량 차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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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나 개인기에 ‘26년 4강 꿈’ 좌절
    • 입력 2009-10-10 01:47:54
    • 수정2009-10-10 15:02:20
    연합뉴스
26년 만에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하려던 한국 대표팀이 결국 가나를 넘어서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0일 오전(한국시간) 이집트 수에즈에서 끝난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에서 가나에 2-3으로 졌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카메룬에 0-2로 졌던 한국은 다시 아프리카 벽에 부딪혀 아쉽게 대회를 마감했다. 수에즈는 한국이 조별리그를 치른 곳이라 그라운드 등 환경에 대한 적응 면에서 가나보다는 유리했다. 무엇보다 한국은 가나보다 하루 일찍 16강전을 치러 좀 더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특히 가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16강 경기에서 연장까지 120분간 혈투를 벌였다. 그런 점에서 가나의 경기 운영은 효과적이었다. 수비벽을 단단하게 쌓은 뒤 공을 잡으면 중간 과정을 생략한 채 수비 진영에서 단 한 번의 패스로 최전방에 찔러주고, 투톱 도미니크 아디야와 랜스포드 오세이가 일대일을 시도하는 패턴이 주를 이뤘다. 언뜻 단조로워 보일 수 있지만 가나 선수들은 한 수 위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체력도 아껴 가며 효과적이고 위협적인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은 볼 점유율 면에서 앞섰다. 가나도 수비에서 허점이 많았다. 하지만 빼어난 개인전술로 득점 기회에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내는 가나를 당할 수는 없었다. 특히 좌·우측면을 파고들어 올리는 크로스의 정확도는 부러울 정도였다. 전반 8분 아디야의 선제골과 28분 오세이의 추가골은 바로 오른쪽 날개 사무엘 인쿰과 왼쪽 날개 에마뉘엘 아젬망-바두의 날카로운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측면으로 공을 빼준 중앙에서의 침투패스도 깔끔했다. 좌우 공간으로 공이 연결될 때 한국 수비들은 페널티지역 안에 모여 있어 가나 선수들은 아주 편하게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후반 터진 결승골도 가나 선수들의 개인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아디야는 한국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을 빼앗고 나서 수비수 세 명 사이로 혼자 공을 몰고 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아디야는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2차전(4-0 승)에서도 두 골을 넣는 등 이번 대회 5경기를 뛰면서 6골을 기록해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나섰다. 2007년 한국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참가해 6골을 터뜨리며 가나의 4강행에 앞장서고 득점 2위에 올랐던 골잡이 오세이도 이날 추가골로 이번 대회 4번째 골맛을 봤다. 우리 수비진은 아디야와 오세이의 파괴력을 알면서도 막지 못했다. 한국은 김동섭의 헤딩골로 다시 한 골 차로 따라붙으며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후 "아프리카 특유의 스피드와 개인 테크닉이 우리 선수와 격차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점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다"며 기량 차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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