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8강행, 숨은 조력자들

입력 2009.10.1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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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꺾일 줄 몰랐던 기세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에서 아쉽게 멈춰서면서 깊은 한숨을 토해낸 사람들이 있다.
물론 홍명보(41) 감독이나 선수들 스스로 가장 큰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들보다 한 발짝 뒤에서 2%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던 숨은 공로자들의 어깨도 유난히 처져 보였다.
먼저 서정원(39), 김태영(39) 두 코치를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서정원 코치는 축구선수답지 않은 곱상한 외모로도 큰 인기를 누렸던 스타 선수였다.
홍명보 감독이 큰 틀에서 전체 선수단을 지휘한다면 여기에 개별 선수들을 세세히 끼워 맞추는 것은 서 코치의 몫이었다.
지난 8일 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6강 경기가 열린 이집트 이스마일리야까지 찾아가 가나의 전력을 분석해 홍 감독에게 보고했지만 4강 티켓을 가나에 내줘 아쉬움이 더했다.
3월 홍명보 감독이 취임하면서 바로 코치로 기용하려 했으나 1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어 7월에야 정식 코치가 된 서정원 코치는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홍명보 감독을 제대로 보좌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마스크 투혼'의 주인공인 김태영 코치 역시 현역 시절 보여줬던 부지런함을 되살려 국내 대회를 샅샅이 훑고 다닌 끝에 숨은 진주들을 발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이번 대회 대표 선수들이 '큰 일'를 저지르는 밑거름을 놨다.
서 코치와 김 코치는 이번 대회 휴식일에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수영장 물에 빠트리기도 할 정도로 분위기 메이커를 맡아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골키퍼 도우미인 신의손(49) 코치도 숨은 공신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K-리그에서 환상적인 방어 솜씨를 뽐내며 한국에 귀화한 신의손 코치는 독일과 예선 2차전부터 수문장으로 나선 김승규(19)의 어깨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또 이번 대회 태극 전사들의 강철 체력을 만들어낸 주인공으로는 이케다 세이고(49) 피지컬 트레이너를 꼽을 수 있다.
일본프로축구 J-리그 우라와에 속해 있던 이케다 트레이너를 영입하기 위해 홍 감독은 8월 직접 일본에 가서 우라와 사장을 만나 이케다 트레이너를 내줄 것을 부탁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윤영설 의무분과위원장,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 황인우 재활팀장을 비롯한 의무팀은 대한축구협회 지원으로 최첨단 의료 장비를 들여와 이번 대회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고조로 만들었다.
비록 1983년 이후 26년 만의 '4강 신화'는 아쉽게 좌절됐지만 이들이 있기에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대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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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호 8강행, 숨은 조력자들
    • 입력 2009-10-10 01:59:35
    연합뉴스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꺾일 줄 몰랐던 기세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에서 아쉽게 멈춰서면서 깊은 한숨을 토해낸 사람들이 있다. 물론 홍명보(41) 감독이나 선수들 스스로 가장 큰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들보다 한 발짝 뒤에서 2%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던 숨은 공로자들의 어깨도 유난히 처져 보였다. 먼저 서정원(39), 김태영(39) 두 코치를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서정원 코치는 축구선수답지 않은 곱상한 외모로도 큰 인기를 누렸던 스타 선수였다. 홍명보 감독이 큰 틀에서 전체 선수단을 지휘한다면 여기에 개별 선수들을 세세히 끼워 맞추는 것은 서 코치의 몫이었다. 지난 8일 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6강 경기가 열린 이집트 이스마일리야까지 찾아가 가나의 전력을 분석해 홍 감독에게 보고했지만 4강 티켓을 가나에 내줘 아쉬움이 더했다. 3월 홍명보 감독이 취임하면서 바로 코치로 기용하려 했으나 1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어 7월에야 정식 코치가 된 서정원 코치는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홍명보 감독을 제대로 보좌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마스크 투혼'의 주인공인 김태영 코치 역시 현역 시절 보여줬던 부지런함을 되살려 국내 대회를 샅샅이 훑고 다닌 끝에 숨은 진주들을 발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이번 대회 대표 선수들이 '큰 일'를 저지르는 밑거름을 놨다. 서 코치와 김 코치는 이번 대회 휴식일에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수영장 물에 빠트리기도 할 정도로 분위기 메이커를 맡아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골키퍼 도우미인 신의손(49) 코치도 숨은 공신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K-리그에서 환상적인 방어 솜씨를 뽐내며 한국에 귀화한 신의손 코치는 독일과 예선 2차전부터 수문장으로 나선 김승규(19)의 어깨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또 이번 대회 태극 전사들의 강철 체력을 만들어낸 주인공으로는 이케다 세이고(49) 피지컬 트레이너를 꼽을 수 있다. 일본프로축구 J-리그 우라와에 속해 있던 이케다 트레이너를 영입하기 위해 홍 감독은 8월 직접 일본에 가서 우라와 사장을 만나 이케다 트레이너를 내줄 것을 부탁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윤영설 의무분과위원장,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 황인우 재활팀장을 비롯한 의무팀은 대한축구협회 지원으로 최첨단 의료 장비를 들여와 이번 대회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고조로 만들었다. 비록 1983년 이후 26년 만의 '4강 신화'는 아쉽게 좌절됐지만 이들이 있기에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대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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