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옥 감독 “두 번째 영화를 만드는 일”

입력 2009.10.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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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박찬옥, 김태식, 이성한, 이송희일, 김동원. 자신의 두 번째 영화를 들고 부산을 찾은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오후 해운대 피프빌리지에서 열린 '아주담담' 토크쇼의 제목은 'No. 2', 부제는 '우리는 두 번째 영화를 만들기까지 무엇을 했는가'다.

'질투는 나의 힘' 이후 7년 만에 만든 영화 '파주'로 다시 한 번 뉴커런츠 부문에 진출한 박찬옥 감독은 '두 번째 영화를 만들기까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학교에 다니면서 첫 영화를 만들고 특별한 생각이 없었어요. 하는 일도 없이 집에만 있었더니 없는 병이 곳곳에 생기더라고요. 친구가 '그러지 말고 학교에 다녀라' 해서 다시 학교에 다니며 2년이 지났죠. 2003년엔 학교 다니며 단편을 하나 찍었는데 2004년을 보내며 아무것도 한 것이 없어서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렇게 해서 2005년에 시나리오가 나왔고, 기회가 오지 않아 2-3년을 기다린 결과가 '파주'다.
두 번째 부산에 오면서 두 번 모두 경쟁 부문에 출품된 데 대한 소감도 아주 담담했다.
박 감독은 "회사에서 부산영화제에 보냈다고 했지만 어느 부문에 갔는지는 몰랐다"며 "'뉴커런츠' 갔다고 해서 첫 영화 만든 사람들만 가는 것 아닌가 했는데 두 번째까지 된다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이해준 감독은 2006년 이해영 감독과 공동 연출한 '천하장사 마돈나'에 이후 단독으로 연출한 두 번째 영화 '김씨표류기'를 들고 왔다.
이 감독은 "둘이 하나 혼자 하나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외롭다는 면에서 같지만 함께 작업할 때 서로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대상이 없다는 것은 허전하더라"며 "첫 영화보다 두 번째가 더 힘들었고, 세 번째는 더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중영화를 찍는 사람으로서 상업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두 번째 영화는 내가 재미있자고 찍을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던 과정이었죠. 다음 작품은 내가 재미있는 것과 관객이 재미있어 하는 것의 접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탈주'를 만든 이송희일 감독은 "두 번째 영화라는 것이 짐이 많이 되더라"며 "첫 발걸음을 떼고 두 번, 세 번 떼면 걷게 되고 네 번째에는 제대로 걷고 싶다는 욕심을 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영화에서 형식과 내용을 만들었다면 두 번째는 조금 다른 의미로 넘어가고 싶은데 막상 완성하면 사람들은 흡사하다며 연관성을 찾더라고요. 세 번째는 모양새나 느낌을 달리해서 온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해적 디스코왕 되다' 이후 7년 만의 두 번째 작품 '꼭 껴안고 눈물 핑'을 만든 김동원 감독은 영화를 계속 만드는 일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꼭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영화는 저와 더 많이 닮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만의 방식, 나만의 이미지로 어떻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도쿄 택시'의 김태식 감독은 "두 번째 작품 시나리오가 잘 안 풀리는 와중에 일본 방송국에서 작은 영화를 제안받아 잠깐 외유한 것"이라며 "내가 생각해 왔던 영화는 크고 무거운 것이었는데, 힘 빼고 찍은 이 영화를 통해는 작은 것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어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바람'을 연출하고 제작한 이성한 감독은 "제작과 연출을 같이하는 것이 힘든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다"며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스스로 검열을 심하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하고 싶은 장르를 과감하게 할 수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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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옥 감독 “두 번째 영화를 만드는 일”
    • 입력 2009-10-10 17:58:28
    연합뉴스
이해준, 박찬옥, 김태식, 이성한, 이송희일, 김동원. 자신의 두 번째 영화를 들고 부산을 찾은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오후 해운대 피프빌리지에서 열린 '아주담담' 토크쇼의 제목은 'No. 2', 부제는 '우리는 두 번째 영화를 만들기까지 무엇을 했는가'다. '질투는 나의 힘' 이후 7년 만에 만든 영화 '파주'로 다시 한 번 뉴커런츠 부문에 진출한 박찬옥 감독은 '두 번째 영화를 만들기까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학교에 다니면서 첫 영화를 만들고 특별한 생각이 없었어요. 하는 일도 없이 집에만 있었더니 없는 병이 곳곳에 생기더라고요. 친구가 '그러지 말고 학교에 다녀라' 해서 다시 학교에 다니며 2년이 지났죠. 2003년엔 학교 다니며 단편을 하나 찍었는데 2004년을 보내며 아무것도 한 것이 없어서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렇게 해서 2005년에 시나리오가 나왔고, 기회가 오지 않아 2-3년을 기다린 결과가 '파주'다. 두 번째 부산에 오면서 두 번 모두 경쟁 부문에 출품된 데 대한 소감도 아주 담담했다. 박 감독은 "회사에서 부산영화제에 보냈다고 했지만 어느 부문에 갔는지는 몰랐다"며 "'뉴커런츠' 갔다고 해서 첫 영화 만든 사람들만 가는 것 아닌가 했는데 두 번째까지 된다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이해준 감독은 2006년 이해영 감독과 공동 연출한 '천하장사 마돈나'에 이후 단독으로 연출한 두 번째 영화 '김씨표류기'를 들고 왔다. 이 감독은 "둘이 하나 혼자 하나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외롭다는 면에서 같지만 함께 작업할 때 서로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대상이 없다는 것은 허전하더라"며 "첫 영화보다 두 번째가 더 힘들었고, 세 번째는 더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중영화를 찍는 사람으로서 상업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두 번째 영화는 내가 재미있자고 찍을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던 과정이었죠. 다음 작품은 내가 재미있는 것과 관객이 재미있어 하는 것의 접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탈주'를 만든 이송희일 감독은 "두 번째 영화라는 것이 짐이 많이 되더라"며 "첫 발걸음을 떼고 두 번, 세 번 떼면 걷게 되고 네 번째에는 제대로 걷고 싶다는 욕심을 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영화에서 형식과 내용을 만들었다면 두 번째는 조금 다른 의미로 넘어가고 싶은데 막상 완성하면 사람들은 흡사하다며 연관성을 찾더라고요. 세 번째는 모양새나 느낌을 달리해서 온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해적 디스코왕 되다' 이후 7년 만의 두 번째 작품 '꼭 껴안고 눈물 핑'을 만든 김동원 감독은 영화를 계속 만드는 일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꼭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영화는 저와 더 많이 닮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만의 방식, 나만의 이미지로 어떻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도쿄 택시'의 김태식 감독은 "두 번째 작품 시나리오가 잘 안 풀리는 와중에 일본 방송국에서 작은 영화를 제안받아 잠깐 외유한 것"이라며 "내가 생각해 왔던 영화는 크고 무거운 것이었는데, 힘 빼고 찍은 이 영화를 통해는 작은 것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어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바람'을 연출하고 제작한 이성한 감독은 "제작과 연출을 같이하는 것이 힘든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다"며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스스로 검열을 심하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하고 싶은 장르를 과감하게 할 수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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