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잠못 이루게 할 병살타 2개

두산 베어스가 도망갈 찬스에서 나온 결정적인 병살타 2개에 발목이 잡혔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SK 와이번스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3으로 동점을 만든 3회말 무사 1,3루와 4회말 1사 만루에서 잇달아 병살로 공격의 맥을 스스로 끊었다.
분위기, 흐름, 기싸움으로 요약되는 단기전 승부에서 두산은 달아날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하면서 2승 후 2연패, SK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단기전에서는 어느 때보다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선취점과 추가점이 절대적이다. 양팀의 플레이오프가 계투싸움으로 진행되면서 게임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도록 점수를 뽑을 때 확실히 뽑아야 한다.
두산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패 후 한 이닝에 4~7점씩 대량득점하면서 상대 추격의지를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이날은 특유의 응집력을 살리지 못했다.
0-3으로 끌려가던 3회말 무사 1,2루에서 고영민이 회심의 3점포를 좌측 스탠드에 꽂아 두산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곧이어 이번 시리즈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김동주가 중견수쪽으로 첫 안타를 터뜨리면서 두산은 곧 역전에 유리한 흐름을 탔다.
김현수가 바뀐 투수 정우람으로부터 우전 안타를 때려 1,3루 찬스가 이어졌으나 믿었던 최준석이 3루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를 날렸고 자신은 물론 선행주자 김현수까지 2루에서 잡히면서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었다.
3-3이던 4회 1사 만루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SK 구원투수 윤길현은 이종욱과 정수빈을 잇달아 몸 맞는 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던 터였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 잔뜩 고무됐던 고영민은 그러나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병살타구를 날려 SK의 기세만 올려주고 말았다.
반면 SK는 7회 한 번의 찬스에서 대거 4점을 뽑는 응집력을 자랑했다.
박정권이 2타점 2루타, 김강민의 2타점 3루타를 합작, 두산 계투진의 보물 임태훈과 고창성을 차례로 무너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