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아프리카 승리 해법 찾자”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아프리카 팀과는 처음 격돌하는 허정무 감독은 누구와 경기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이 넘쳤다.
허정무 감독은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세네갈과 친선경기를 앞두고 13일 오후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하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처음 하는 경기지만 어느 팀하고 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앞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가 아프리카 팀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선수들 모두 이기려는 준비가 돼 있고,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허 감독은 최근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올랐지만 가나의 벽을 넘지 못해 눈물을 떨어뜨리는 등 아프리카 팀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에도 "청소년대표팀은 청소년대표팀일 뿐이다. A대표팀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토고를 이기기도 했다. 아프리카에 약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며 수긍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신체적인 특징이 뚜렷한 컬러를 갖고 있는 것이 아프리카 팀이다. 유럽이나 남미보다는 상대한 경기 수가 적어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약하다고 느낄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 국가와 경기도 많아졌고, 선수들도 외국에 나가 경험도 많이 해 예전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이번에 방한한 세네갈 대표팀에 주전이 많이 빠졌다는 질문에는 "세네갈 대표 선수들은 거의 유럽에서 뛴다. 한두 명 빠졌다고 결코 약한 팀이 아니다. 전력에 큰 누수는 없을 것이다"라며 아프리카 축구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성의 생각도 같았다. 박지성은 "최상급 전력의 팀과 경기도 중요하지만 이번에는 아프리카 팀이 어떤 축구를 하고 어떤 스타일의 경기를 하는 지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 몇몇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들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축구의 구체적인 특징이 무엇인지 묻자 허 감독은 "다 똑같지는 않지만 체격, 유연성, 탄력 등 신체적 조건은 신이 준 선물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탁월하다. 단 응집력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 볼을 가지고 재주 부리기를 즐기는 것 같다. 롱패스보다는 짧은 패스를 주로 하고, 볼을 가지고 돌파하려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박지성도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나고 스피드, 힘, 유연성 등으로 조직적인 부족함을 채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유럽, 남미와 차이가 있다. 개인 기량은 절대 뒤지지 않아 우리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다음달 유럽 원정 때까지는 해외파 선수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혀 온 허 감독은 "이번 세네갈과 경기에서도 해외파 선수는 가능하면 다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