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거꾸로 가는 인권 수사

입력 2009.10.15 (22:05) 수정 2009.10.1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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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누군가 느닷없이 남편의 여자관계를 캐묻는다면 얼마나 불쾌할까요.
신사다운 수사를 하겠다던 검찰. 그것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김준규(검찰총장) : "앞으로 수사는 신사답게 페어플레이 정신, 명예와 배려를 소중히 해야 합니다."

과연 실천하고 있을까.

지난 8일 오후, 김모 여인은 서울 중앙지검 특수3부의 한 검사실을 방문했습니다.

검찰 수사를 받아온 남편의 개인 물품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압수물만 돌려받으면 되는 줄 알고 7살 난 딸까지 데려갔다가 2시간 동안 뜻밖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검찰 수사관은 김 여인에게 확인되지 않은 남편의 여자관계 등 사생활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방에 기다리던 딸은 다른 직원으로부터 부모님의 부부관계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가 끝난 뒤 김 여인과 딸은 극도의 모멸감과 정신적 충격을 받아 가정 불화까지 생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여인이 조사를 받기 보름 전 검찰은 남편의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수사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자문 변호사 : "전형적인 별건 수사이고 반인권적 수사이다."

서울 중앙지검은 김 여인을 조사한 수사관을 오늘 자로 전격 인사조치했습니다.

또 추가조사를 통해 해당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징계 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딸의 경우 직원이 통상적인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검찰은 김준규 검찰총장 취임 이후 줄곧 신사다운 수사를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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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거꾸로 가는 인권 수사
    • 입력 2009-10-15 21:13:01
    • 수정2009-10-15 22: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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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누군가 느닷없이 남편의 여자관계를 캐묻는다면 얼마나 불쾌할까요. 신사다운 수사를 하겠다던 검찰. 그것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김준규(검찰총장) : "앞으로 수사는 신사답게 페어플레이 정신, 명예와 배려를 소중히 해야 합니다." 과연 실천하고 있을까. 지난 8일 오후, 김모 여인은 서울 중앙지검 특수3부의 한 검사실을 방문했습니다. 검찰 수사를 받아온 남편의 개인 물품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압수물만 돌려받으면 되는 줄 알고 7살 난 딸까지 데려갔다가 2시간 동안 뜻밖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검찰 수사관은 김 여인에게 확인되지 않은 남편의 여자관계 등 사생활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방에 기다리던 딸은 다른 직원으로부터 부모님의 부부관계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가 끝난 뒤 김 여인과 딸은 극도의 모멸감과 정신적 충격을 받아 가정 불화까지 생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여인이 조사를 받기 보름 전 검찰은 남편의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수사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자문 변호사 : "전형적인 별건 수사이고 반인권적 수사이다." 서울 중앙지검은 김 여인을 조사한 수사관을 오늘 자로 전격 인사조치했습니다. 또 추가조사를 통해 해당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징계 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딸의 경우 직원이 통상적인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검찰은 김준규 검찰총장 취임 이후 줄곧 신사다운 수사를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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