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계절독감 백신 접종, 서두를 이유 없다

입력 2009.10.19 (07:02) 수정 2009.10.1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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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권 성균관의대 교수/ 객원 해설위원]

최근 기온이 내려가면서 계절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노인분들로 보건소마다 혼잡합니다. 한편으론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 가운데 사망자도 생기고 중태에 빠진 경우도 있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망한 분들이 모두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망 원인이 백신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당국은 기존 질병의 악화나 심장, 뇌혈관 질환의 급성 발병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사균 백신으로서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백신입니다. 백신을 맞아야 할 많은 만성질환자나 노인, 임산부가 이번 일로 인해서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몇 가지 조치가 필요합니다.

첫째, 접종 전에 사전 문진을 철저히 해서 부작용 발생이 의심되는 사람을 가려내어야 할 것입니다. 맞는 사람들도 무조건 맞을 것이 아니라 맞아도 되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전에 백신 부작용을 겪었거나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맞지 않아야 합니다. 또 열이 난다든지 몸이 아플 때는 예방접종을 미루어야 합니다. 최근에 수혈이나 면역제제, 부신피질 호르몬을 투여 받은 사람, 항암 치료를 받은 분은 효과가 떨어지므로 의사와 상의한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둘째, 이번 기회에 보건당국은 집단 예방접종 방법에 문제점이 없는지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집단 접종을 할 때는 적절한 사전 문진을 실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평소 다니던 병의원에서 때맞춰 접종을 한다면 비록 단시간에 접종률을 끌어올리지는 못해도 백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백신을 맞으려고 길게 줄을 서서 몇 시간 씩 대기하는 모습도 사라질 것입니다. 무료접종 대상자에게 바우처를 나누어주어 일반 병의원에서 여유 있게 맞게끔 유도하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접종 대상자들은 백신 접종이 응급을 다투는 일이 아님을 이해하셔야 하겠습니다. 올해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의 영향 때문에 백신 접종을 빨리 하겠다는 조급증이 이런 화를 부른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현재 충분한 양의 백신이 공급되고 있고, 계절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시작하는 초겨울 전에 접종을 마치면 충분합니다. 늦지는 않되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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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계절독감 백신 접종, 서두를 이유 없다
    • 입력 2009-10-19 06:20:53
    • 수정2009-10-19 07:08:41
    뉴스광장 1부
[이정권 성균관의대 교수/ 객원 해설위원] 최근 기온이 내려가면서 계절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노인분들로 보건소마다 혼잡합니다. 한편으론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 가운데 사망자도 생기고 중태에 빠진 경우도 있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망한 분들이 모두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망 원인이 백신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당국은 기존 질병의 악화나 심장, 뇌혈관 질환의 급성 발병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사균 백신으로서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백신입니다. 백신을 맞아야 할 많은 만성질환자나 노인, 임산부가 이번 일로 인해서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몇 가지 조치가 필요합니다. 첫째, 접종 전에 사전 문진을 철저히 해서 부작용 발생이 의심되는 사람을 가려내어야 할 것입니다. 맞는 사람들도 무조건 맞을 것이 아니라 맞아도 되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전에 백신 부작용을 겪었거나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맞지 않아야 합니다. 또 열이 난다든지 몸이 아플 때는 예방접종을 미루어야 합니다. 최근에 수혈이나 면역제제, 부신피질 호르몬을 투여 받은 사람, 항암 치료를 받은 분은 효과가 떨어지므로 의사와 상의한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둘째, 이번 기회에 보건당국은 집단 예방접종 방법에 문제점이 없는지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집단 접종을 할 때는 적절한 사전 문진을 실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평소 다니던 병의원에서 때맞춰 접종을 한다면 비록 단시간에 접종률을 끌어올리지는 못해도 백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백신을 맞으려고 길게 줄을 서서 몇 시간 씩 대기하는 모습도 사라질 것입니다. 무료접종 대상자에게 바우처를 나누어주어 일반 병의원에서 여유 있게 맞게끔 유도하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접종 대상자들은 백신 접종이 응급을 다투는 일이 아님을 이해하셔야 하겠습니다. 올해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의 영향 때문에 백신 접종을 빨리 하겠다는 조급증이 이런 화를 부른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현재 충분한 양의 백신이 공급되고 있고, 계절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시작하는 초겨울 전에 접종을 마치면 충분합니다. 늦지는 않되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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