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기아 타선 ‘집중력이 필요해!’

입력 2009.10.19 (22:07) 수정 2009.10.1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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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잔치에서 호랑이 타선의 부진이 심각하다.
KIA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계속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SK에 초반 화력 싸움에서 완패했다.
KIA 타선은 7회초 1사 후 신인 안치홍이 좌익수 앞으로 안타를 때릴 때까지 SK 마운드에 무안타로 꽁꽁 묶여 답답한 경기를 자초했다.
KIA 타자들은 아예 한 타순이 돌 3회까지는 선취점을 뽑기보다 SK 선발투수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데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다. 1~2차전에서도 첫 안타는 4회가 돼서야 나왔다.
1차전에서 6개였던 안타는 2차전에서 5개로 줄더니 이날 7개를 때렸다. 그러나 1-8로 뒤진 8회초 나온 김상현의 3점 홈런과 4-11로 승부가 기운 9회초 연속 3안타 등 후반에 터진 4안타는 승부와 무관했다.
단기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선취점을 뽑아 주도권을 잡는 게 철칙이다.
KIA처럼 선발투수가 강한 팀일수록 기선을 제압할 점수가 절대적이나 타선은 노림수 없이 덤벼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였고 투수들의 어깨만 무겁게 했다.
KIA가 고전하는 이유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20여일 이상 실전 감각이 떨어진 탓도 있으나 '집중타가 적다'는 원초적인 결함 때문이다.
KIA는 정규 시즌에서 팀 홈런 156개를 때려 호쾌한 야구를 펼쳤다.
그러나 팀 전체 안타가 1천191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었고 팀 타율도 0.267에 그쳐 자연스럽게 최하위에 머물렀다.
홈런보다는 팀 배팅과 적시타에서 승부가 갈리는 큰 경기에서 KIA 타선은 정교한 맛이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던 것이다.
김상현과 최희섭 쌍포가 각각 홈런 36개, 33개씩을 터뜨렸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거의 없어 결정적인 찬스에서 믿음을 주기 어렵다는 점도 KIA의 발목을 잡는다.
"1~2차전에서 우리가 못해 진 것이지 KIA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는 김성근 SK 감독의 자신감과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 선발투수로 야구한다"는 조범현 KIA 감독의 걱정이 이런 점을 뒷받침한다.
또 이날 SK 포수 정상호의 한 박자 빠른 리드도 가뜩이나 흔들리던 KIA 타선에 혼란을 부채질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투수에게 유리한 볼 카운트를 이끌고도 유인구를 고집, 볼넷을 남발한 탓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정상호는 이날 김 감독의 조언에 따라 볼 카운트 2-0, 2-1 이후 배트가 잘 나오지 않는 KIA 타자들의 습성을 파악, 공격적으로 몸쪽 승부를 즐겼고 제대로 통했다.
KIA가 12년 만에 돌아온 통산 10번째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점수를 뽑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예리한 SK의 분석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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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진한 기아 타선 ‘집중력이 필요해!’
    • 입력 2009-10-19 22:07:41
    • 수정2009-10-19 22:08:24
    연합뉴스
가을 잔치에서 호랑이 타선의 부진이 심각하다. KIA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계속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SK에 초반 화력 싸움에서 완패했다. KIA 타선은 7회초 1사 후 신인 안치홍이 좌익수 앞으로 안타를 때릴 때까지 SK 마운드에 무안타로 꽁꽁 묶여 답답한 경기를 자초했다. KIA 타자들은 아예 한 타순이 돌 3회까지는 선취점을 뽑기보다 SK 선발투수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데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다. 1~2차전에서도 첫 안타는 4회가 돼서야 나왔다. 1차전에서 6개였던 안타는 2차전에서 5개로 줄더니 이날 7개를 때렸다. 그러나 1-8로 뒤진 8회초 나온 김상현의 3점 홈런과 4-11로 승부가 기운 9회초 연속 3안타 등 후반에 터진 4안타는 승부와 무관했다. 단기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선취점을 뽑아 주도권을 잡는 게 철칙이다. KIA처럼 선발투수가 강한 팀일수록 기선을 제압할 점수가 절대적이나 타선은 노림수 없이 덤벼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였고 투수들의 어깨만 무겁게 했다. KIA가 고전하는 이유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20여일 이상 실전 감각이 떨어진 탓도 있으나 '집중타가 적다'는 원초적인 결함 때문이다. KIA는 정규 시즌에서 팀 홈런 156개를 때려 호쾌한 야구를 펼쳤다. 그러나 팀 전체 안타가 1천191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었고 팀 타율도 0.267에 그쳐 자연스럽게 최하위에 머물렀다. 홈런보다는 팀 배팅과 적시타에서 승부가 갈리는 큰 경기에서 KIA 타선은 정교한 맛이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던 것이다. 김상현과 최희섭 쌍포가 각각 홈런 36개, 33개씩을 터뜨렸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거의 없어 결정적인 찬스에서 믿음을 주기 어렵다는 점도 KIA의 발목을 잡는다. "1~2차전에서 우리가 못해 진 것이지 KIA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는 김성근 SK 감독의 자신감과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 선발투수로 야구한다"는 조범현 KIA 감독의 걱정이 이런 점을 뒷받침한다. 또 이날 SK 포수 정상호의 한 박자 빠른 리드도 가뜩이나 흔들리던 KIA 타선에 혼란을 부채질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투수에게 유리한 볼 카운트를 이끌고도 유인구를 고집, 볼넷을 남발한 탓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정상호는 이날 김 감독의 조언에 따라 볼 카운트 2-0, 2-1 이후 배트가 잘 나오지 않는 KIA 타자들의 습성을 파악, 공격적으로 몸쪽 승부를 즐겼고 제대로 통했다. KIA가 12년 만에 돌아온 통산 10번째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점수를 뽑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예리한 SK의 분석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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