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3점 라인’ 프로농구 울상

입력 2009.10.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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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멀어진 게 생각보다 영향이 크네요"
지난 18일 잠실학생체육관. 프로농구 서울 SK와 부산 KT의 맞대결에서 80-83으로 뒤진 종료 20여초전 KT 신기성이 3점슛 라인 정면 부근에서 회심의 3점포를 던졌다.
그러나 공은 림도 맞지 않고 바로 코트로 떨어졌다. 완벽한 기회에서 나온 `에어볼'에 전창진 KT 감독은 쓴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멀어진 3점 라인이 가져온 결과를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의 여러 가지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진 것 중 하나는 3점 라인이 기존 6.25m에서 50㎝가 더 멀어진 6.75m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3점 성공률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수들이 바뀐 규정에 적응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많은 슈팅연습을 하겠지만, 십 여년간 기존의 3점 라인에 적응된 몸을 한순간에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대부분 팀이 두 경기를 치른 현재 그 같은 전망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다른 시즌에 비해 유난히 `에어볼'이나 림 앞부분에 맞고 떨어지는 공이 많다.
남자 프로농구에서 지난 18일까지 10개 팀의 평균 3점슛 성공률은 33.8%에 그쳤다. 지난해 평균 36.1%에 비하면 2.3% 포인트 낮아졌다.
울산 모비스는 두 경기에서 30개의 3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통과한 것은 5개 뿐, 성공률이 16.7%에 불과했다. 20%대 성공률에 머문 팀도 서울 삼성, 창원 LG, 전주 KCC 등 3개 팀이나 된다.
여자 프로농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8-2009 시즌 전체 3점슛 성공률이 31.2%였지만, 올 시즌은 현재 27.7%로 3.5% 포인트 하락했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즌 초반임에도 이처럼 성공률이 낮아진 점을 볼 때, 체력이 고갈되는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감독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김진 SK 감독도 "지금은 그런대로 적응할 수 있겠지만,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성공률은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슛 거리가 짧은 선수들은 무리하게 3점을 노리기 보다는 3점 라인과 페인트존 사이에서 중거리 슈팅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라는 주문도 받고 있다.
다만 슛 거리가 긴 방성윤(서울 SK)이나 김동우(울산 모비스) 등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방성윤은 1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원정경기에서 4쿼터 3점 라인 1m 밖에서 슛을 던져 골망을 흔들었다.
방성윤도 "미국에서는 이보다도 더 먼 거리에서도 슛을 쏘았기 때문에 (3점 라인이 멀어진 것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공감했다.
멀어진 3점 라인이 어떤 식으로 성적에 영향을 미칠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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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어진 3점 라인’ 프로농구 울상
    • 입력 2009-10-20 11:19:13
    연합뉴스
"50㎝ 멀어진 게 생각보다 영향이 크네요" 지난 18일 잠실학생체육관. 프로농구 서울 SK와 부산 KT의 맞대결에서 80-83으로 뒤진 종료 20여초전 KT 신기성이 3점슛 라인 정면 부근에서 회심의 3점포를 던졌다. 그러나 공은 림도 맞지 않고 바로 코트로 떨어졌다. 완벽한 기회에서 나온 `에어볼'에 전창진 KT 감독은 쓴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멀어진 3점 라인이 가져온 결과를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의 여러 가지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진 것 중 하나는 3점 라인이 기존 6.25m에서 50㎝가 더 멀어진 6.75m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3점 성공률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수들이 바뀐 규정에 적응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많은 슈팅연습을 하겠지만, 십 여년간 기존의 3점 라인에 적응된 몸을 한순간에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대부분 팀이 두 경기를 치른 현재 그 같은 전망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다른 시즌에 비해 유난히 `에어볼'이나 림 앞부분에 맞고 떨어지는 공이 많다. 남자 프로농구에서 지난 18일까지 10개 팀의 평균 3점슛 성공률은 33.8%에 그쳤다. 지난해 평균 36.1%에 비하면 2.3% 포인트 낮아졌다. 울산 모비스는 두 경기에서 30개의 3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통과한 것은 5개 뿐, 성공률이 16.7%에 불과했다. 20%대 성공률에 머문 팀도 서울 삼성, 창원 LG, 전주 KCC 등 3개 팀이나 된다. 여자 프로농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8-2009 시즌 전체 3점슛 성공률이 31.2%였지만, 올 시즌은 현재 27.7%로 3.5% 포인트 하락했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즌 초반임에도 이처럼 성공률이 낮아진 점을 볼 때, 체력이 고갈되는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감독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김진 SK 감독도 "지금은 그런대로 적응할 수 있겠지만,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성공률은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슛 거리가 짧은 선수들은 무리하게 3점을 노리기 보다는 3점 라인과 페인트존 사이에서 중거리 슈팅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라는 주문도 받고 있다. 다만 슛 거리가 긴 방성윤(서울 SK)이나 김동우(울산 모비스) 등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방성윤은 1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원정경기에서 4쿼터 3점 라인 1m 밖에서 슛을 던져 골망을 흔들었다. 방성윤도 "미국에서는 이보다도 더 먼 거리에서도 슛을 쏘았기 때문에 (3점 라인이 멀어진 것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공감했다. 멀어진 3점 라인이 어떤 식으로 성적에 영향을 미칠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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