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SK ‘잠실대전’ 내일 없는 승부!

입력 2009.10.21 (10:33) 수정 2009.10.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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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승부는 잠실벌로 넘어왔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맞붙을 팀끼리 제대로 맞붙었다는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광주와 인천을 거쳐 22일부터 펼쳐지는 잠실구장 3연전에서 결판을 낸다.
22일과 23일은 오후 6시, 만약 7차전까지 갈 경우 24일 오후 2시 운명이 갈린다.
안방에서 각각 2승씩 챙겨 2승2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두 팀은 5차전부터 무조건 총력전 체제로 돌입한다.
1997년 이후 12년을 기다려온 KIA나, 3년 연속 챔피언 자리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SK나 모두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
선발 예고를 하겠지만 여차하면 선발, 불펜 가릴 것없이 죄다 투입할 수밖에 없다. '내일이 없는 승부'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잘 먹히는 투수라면 5-7차전에 모두 올라올 수도 있다.
한 순간의 작전 미스, 단 하나의 실책이 올 한해 농사는 물론 다시 찾아오기 쉽지 않은 구단의 영예를 좌우할 수 있다.

◇잠실은 내땅

20일 문학구장에서 4차전을 내준 뒤 KIA 응원단장은 '하루 쉬고 잠실에서 다시 보자'며 팬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3루가 아니라 1루'라고 몇 번씩 강조했다.
정규리그 1위팀인 KIA는 5차전과 7차전이 홈 경기다. 더구나 잠실벌은 전통적으로 타이거즈의 기세가 드센 곳이다.
KIA는 정규시즌 두산, LG와 원정 경기에서도 잠실구장을 사실상 홈 구장과 다름없는 응원 열기로 뒤덮었다.
타이거즈는 마지막 한국시리즈 축배를 들던 1997년 LG와 대결에서도 5차전 잠실구장에서 시리즈를 끝냈다.
SK는 잠실이 더 자신만만하다.
2007년부터 포스트시즌에서 '잠실 불패'를 자랑한다. 2007년 문학에서 2패 후 잠실에서 3연승했고 2008년에도 잠실구장에서 3연승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올해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도 잠실구장 2연승을 달렸다. 3년간 가을잔치에서 잠실구장 전적 8전 전승이다.
잠실은 아이러니다. KIA가 3만명을 수용하는 번듯한 구장이 있었다면 잠실에서는 한국시리즈가 열리지 않는다.
광주구장 수용 규모가 작은 탓에 5-7차전이 서울종합경기장(잠실구장)으로 왔다.

◇KIA '1, 2선발 믿는다'

KIA는 역시 선발의 힘이다.
KIA는 3, 4차전을 내주고 침체될 법도 하지만 5차전은 다시 1차전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간다는데서 희망을 찾는다.
KIA는 광주 1, 2차전에서 아퀼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이 각각 8이닝 3실점,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중간계투진에도 거의 부담을 주지 않았다.
로페즈와 윤석민은 전형적인 이닝이터형 투수라 제 페이스만 찾으면 얼마든지 길게 갈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분위기 탄 SK '어게인 2007'

두산과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른데다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경기까지 치면 사실상 6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SK는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불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벌떼 불펜'으로 최대한 버텨내야 하지만 극도의 긴장감 탓에 체력소모가 정규시즌보다 훨씬 더한 가을잔치에서 버티기도 어느 정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SK는 2패 후 4연승을 거둔 200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를 상기시키며 분위기로는 KIA를 압도하고 있다.
'야신' 김성근 SK 감독은 3차전을 이긴 뒤 '1승 이상을 거뒀다'며 마치 4차전까지 잡아낸듯한 기분을 냈고, 20일 4차전 승리 후에는 "우리 팀의 힘이 여기에 있다"면서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정규시즌 막판 19연승을 달리며 KIA를 맹추격하던 기세가 되살아난듯한 분위기다.

◇5차전이 분수령

역시 갈림길은 5차전이 될 수밖에 없다.
팽팽한 2승2패 기싸움을 벌인 마당이라 5차전에서 승기를 잡는 팀은 그대로 시리즈를 쓸어담아갈 공산이 커 보인다.
KIA는 두 경기 연속 5회까지 0의 행렬만 그렸던 타선의 초반 침묵이 가장 큰 숙제다.
SK 선발 투수가 의외로 호투한 면도 있지만 타자들이 초반에는 좀처럼 찬스조차 잡지 못하는 집단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조범현 감독이 4차전에는 톱타자 이용규를 빼고 타순을 확 바꿔 승부수를 띄워봤지만 2번 타순에서 엇박자를 내면서 오히려 패착이 되고 말았다.
SK는 3, 4차전에서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지만 두 경기 모두 막판 집요한 추격에 시달렸다. 이승호, 윤길현, 고효준, 정대현, 정우람이 치고 있는 방어막 중 한 곳에서라도 '둑'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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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SK ‘잠실대전’ 내일 없는 승부!
    • 입력 2009-10-21 10:14:03
    • 수정2009-10-21 10:52:20
    연합뉴스
결국 승부는 잠실벌로 넘어왔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맞붙을 팀끼리 제대로 맞붙었다는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광주와 인천을 거쳐 22일부터 펼쳐지는 잠실구장 3연전에서 결판을 낸다. 22일과 23일은 오후 6시, 만약 7차전까지 갈 경우 24일 오후 2시 운명이 갈린다. 안방에서 각각 2승씩 챙겨 2승2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두 팀은 5차전부터 무조건 총력전 체제로 돌입한다. 1997년 이후 12년을 기다려온 KIA나, 3년 연속 챔피언 자리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SK나 모두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 선발 예고를 하겠지만 여차하면 선발, 불펜 가릴 것없이 죄다 투입할 수밖에 없다. '내일이 없는 승부'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잘 먹히는 투수라면 5-7차전에 모두 올라올 수도 있다. 한 순간의 작전 미스, 단 하나의 실책이 올 한해 농사는 물론 다시 찾아오기 쉽지 않은 구단의 영예를 좌우할 수 있다. ◇잠실은 내땅 20일 문학구장에서 4차전을 내준 뒤 KIA 응원단장은 '하루 쉬고 잠실에서 다시 보자'며 팬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3루가 아니라 1루'라고 몇 번씩 강조했다. 정규리그 1위팀인 KIA는 5차전과 7차전이 홈 경기다. 더구나 잠실벌은 전통적으로 타이거즈의 기세가 드센 곳이다. KIA는 정규시즌 두산, LG와 원정 경기에서도 잠실구장을 사실상 홈 구장과 다름없는 응원 열기로 뒤덮었다. 타이거즈는 마지막 한국시리즈 축배를 들던 1997년 LG와 대결에서도 5차전 잠실구장에서 시리즈를 끝냈다. SK는 잠실이 더 자신만만하다. 2007년부터 포스트시즌에서 '잠실 불패'를 자랑한다. 2007년 문학에서 2패 후 잠실에서 3연승했고 2008년에도 잠실구장에서 3연승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올해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도 잠실구장 2연승을 달렸다. 3년간 가을잔치에서 잠실구장 전적 8전 전승이다. 잠실은 아이러니다. KIA가 3만명을 수용하는 번듯한 구장이 있었다면 잠실에서는 한국시리즈가 열리지 않는다. 광주구장 수용 규모가 작은 탓에 5-7차전이 서울종합경기장(잠실구장)으로 왔다. ◇KIA '1, 2선발 믿는다' KIA는 역시 선발의 힘이다. KIA는 3, 4차전을 내주고 침체될 법도 하지만 5차전은 다시 1차전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간다는데서 희망을 찾는다. KIA는 광주 1, 2차전에서 아퀼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이 각각 8이닝 3실점,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중간계투진에도 거의 부담을 주지 않았다. 로페즈와 윤석민은 전형적인 이닝이터형 투수라 제 페이스만 찾으면 얼마든지 길게 갈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분위기 탄 SK '어게인 2007' 두산과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른데다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경기까지 치면 사실상 6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SK는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불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벌떼 불펜'으로 최대한 버텨내야 하지만 극도의 긴장감 탓에 체력소모가 정규시즌보다 훨씬 더한 가을잔치에서 버티기도 어느 정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SK는 2패 후 4연승을 거둔 200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를 상기시키며 분위기로는 KIA를 압도하고 있다. '야신' 김성근 SK 감독은 3차전을 이긴 뒤 '1승 이상을 거뒀다'며 마치 4차전까지 잡아낸듯한 기분을 냈고, 20일 4차전 승리 후에는 "우리 팀의 힘이 여기에 있다"면서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정규시즌 막판 19연승을 달리며 KIA를 맹추격하던 기세가 되살아난듯한 분위기다. ◇5차전이 분수령 역시 갈림길은 5차전이 될 수밖에 없다. 팽팽한 2승2패 기싸움을 벌인 마당이라 5차전에서 승기를 잡는 팀은 그대로 시리즈를 쓸어담아갈 공산이 커 보인다. KIA는 두 경기 연속 5회까지 0의 행렬만 그렸던 타선의 초반 침묵이 가장 큰 숙제다. SK 선발 투수가 의외로 호투한 면도 있지만 타자들이 초반에는 좀처럼 찬스조차 잡지 못하는 집단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조범현 감독이 4차전에는 톱타자 이용규를 빼고 타순을 확 바꿔 승부수를 띄워봤지만 2번 타순에서 엇박자를 내면서 오히려 패착이 되고 말았다. SK는 3, 4차전에서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지만 두 경기 모두 막판 집요한 추격에 시달렸다. 이승호, 윤길현, 고효준, 정대현, 정우람이 치고 있는 방어막 중 한 곳에서라도 '둑'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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