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사진사 한규선 씨

입력 2009.10.23 (15:43) 수정 2009.10.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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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하면 그 팀은 경기를 잘하고도 실패하는 거죠. 책임이 무겁습니다"
제90회 전국체육대회 동호인 참가종목으로 24, 25일 이틀 동안 대전 갑천둔치에서 열리는 스카이다이빙 대회에는 선수와 심판 말고도 꼭 필요한 사람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선수들이 하늘에서 만들어내는 대형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내는 '고공촬영사'다.
지상에 위치한 심판들은 수천 미터 상공에서 펼쳐지는 경기장면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고공촬영사가 찍어 온 사진과 영상을 보고 점수를 매긴다.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한규선(45) 시범단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메라 촬영 교육과정을 수료한 정식 고공촬영사다.
통산 강하횟수가 2천700여회에 달하는 베테랑 한 단장은 "더 많은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고공촬영사는 스카이다이버 중의 스카이다이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이 넘는 카메라 장비를 머리에 달고 뛰어내려야 하는데, 자세가 조금만 잘못되면 장비에 낙하산 줄이 엉켜 대책없이 추락하는 수밖에 없다.
또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위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아래에 있는 선수가 실수로 너무 일찍 낙하산을 펴기라도 하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부풀어오르는 낙하산에 부딪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한 단장은 "실제로 아래에 있던 선수가 일찍 낙하산을 펴는 바람에 죽을 뻔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약속된 고도가 되기도 전에 갑자기 낙하산을 펴겠다는 사인을 내기에 황급히 뒤로 텀블링을 하며 피했는데 낙하산이 발끝을 스치며 펴지더라"며 웃었다.
몇 번이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도 계속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이유를 묻자 "죽을 수도 있다는 그런 느낌이 바로 스릴 아니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실제로 패러글라이딩, 수상스키, 스키 등 각종 레포츠를 두루 경험하고 '더 짜릿한 스포츠'를 찾던 중 지난 1995년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하게 됐다는 한 단장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늘에서 뛰어내려 보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단장도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배울 때에는 비행기를 타고 '내가 왜 저렇게 높이까지 올라가나' 싶어 몇 차례씩 후회하곤 했다.
하지만 "하늘로 튕겨져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다 낙하산에 의지해 내려오고 나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더라"고 한 단장은 말했다.
마치 비행기가 된 것처럼 이리저리 몸을 기울여 자유롭게 하늘을 유영할 수 있는 시간은 실제로 35초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마치 1시간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처음으로 전국체전 무대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선보이게 된 한 단장은 최대한 많은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경기 전날부터 대전에 내려와 동분서주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인 갑천 둔치에서 곧바로 군용 치누크 헬기를 날려올리고, 한 단장이 촬영하는 선수들의 경기장면을 스크린으로 생중계하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한 단장은 "많은 사람들이 스카이다이빙을 단순히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기회에 스카이다이빙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 단장은 "대회 때는 국내에서 나밖에 할 수 없는 멋진 착지동작도 보여줄 계획"이라며 "많은 볼거리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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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을 나는 사진사 한규선 씨
    • 입력 2009-10-23 15:43:19
    • 수정2009-10-23 16:16:52
    연합뉴스
"제가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하면 그 팀은 경기를 잘하고도 실패하는 거죠. 책임이 무겁습니다" 제90회 전국체육대회 동호인 참가종목으로 24, 25일 이틀 동안 대전 갑천둔치에서 열리는 스카이다이빙 대회에는 선수와 심판 말고도 꼭 필요한 사람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선수들이 하늘에서 만들어내는 대형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내는 '고공촬영사'다. 지상에 위치한 심판들은 수천 미터 상공에서 펼쳐지는 경기장면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고공촬영사가 찍어 온 사진과 영상을 보고 점수를 매긴다.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한규선(45) 시범단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메라 촬영 교육과정을 수료한 정식 고공촬영사다. 통산 강하횟수가 2천700여회에 달하는 베테랑 한 단장은 "더 많은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고공촬영사는 스카이다이버 중의 스카이다이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이 넘는 카메라 장비를 머리에 달고 뛰어내려야 하는데, 자세가 조금만 잘못되면 장비에 낙하산 줄이 엉켜 대책없이 추락하는 수밖에 없다. 또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위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아래에 있는 선수가 실수로 너무 일찍 낙하산을 펴기라도 하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부풀어오르는 낙하산에 부딪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한 단장은 "실제로 아래에 있던 선수가 일찍 낙하산을 펴는 바람에 죽을 뻔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약속된 고도가 되기도 전에 갑자기 낙하산을 펴겠다는 사인을 내기에 황급히 뒤로 텀블링을 하며 피했는데 낙하산이 발끝을 스치며 펴지더라"며 웃었다. 몇 번이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도 계속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이유를 묻자 "죽을 수도 있다는 그런 느낌이 바로 스릴 아니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실제로 패러글라이딩, 수상스키, 스키 등 각종 레포츠를 두루 경험하고 '더 짜릿한 스포츠'를 찾던 중 지난 1995년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하게 됐다는 한 단장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늘에서 뛰어내려 보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단장도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배울 때에는 비행기를 타고 '내가 왜 저렇게 높이까지 올라가나' 싶어 몇 차례씩 후회하곤 했다. 하지만 "하늘로 튕겨져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다 낙하산에 의지해 내려오고 나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더라"고 한 단장은 말했다. 마치 비행기가 된 것처럼 이리저리 몸을 기울여 자유롭게 하늘을 유영할 수 있는 시간은 실제로 35초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마치 1시간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처음으로 전국체전 무대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선보이게 된 한 단장은 최대한 많은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경기 전날부터 대전에 내려와 동분서주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인 갑천 둔치에서 곧바로 군용 치누크 헬기를 날려올리고, 한 단장이 촬영하는 선수들의 경기장면을 스크린으로 생중계하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한 단장은 "많은 사람들이 스카이다이빙을 단순히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기회에 스카이다이빙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 단장은 "대회 때는 국내에서 나밖에 할 수 없는 멋진 착지동작도 보여줄 계획"이라며 "많은 볼거리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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