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종플루, 더딘 예방 접종

입력 2009.10.28 (06:31) 수정 2009.10.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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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거점병원 종사자들부터 신종플루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확산의 '진앙'인 초중고는 다음달 중순이나 돼야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특히 9세 이하 아동은 다음달 중순 접종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접종시기가 감염의 1차 정점을 놓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아용 백신 4일부터 쓸 수 있지만…" = 보건당국은 의료인과 필수요원에게 백신을 접종한 다음 우선적으로 초중고생부터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 전파속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초중고생에게 백신을 접종해 국내 전체 감염자 수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소아와 청소년 대상 임상시험이 다음 달 초에 완료된다. 식약청은 즉시 중앙약사(藥事)심의위원회(중앙약심)를 열어 소아·청소년용 허가에 대해 논의하고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하면 4일께 국산 신종플루 백신을 아동과 청소년용으로 허가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일정에 따르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접종은 12일 후인 16일 정도에야 시작하게 돼 있다.
다음달 7일까지 국가검정을 통과해 출고할 수 있는 백신은 약 244만도스 정도다. 의료인용을 제외하고도 약 200만명분이 남지만, 초중고생 접종에 곧바로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전 학부모 동의와 예진용 설문지 작성·회수에 걸리는 시간 때문이라는 게 보건복지가족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최희주 건강정책국장은 "당장 이번 주부터 동의를 받는 작업을 시작하지만, 이걸 회수하고 나서 동의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예진 설문지를 받아내는 작업에는 3주 가량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 초중고생이 모두 750만명임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물량이 확보된 후에 전국적으로 동시 접종을 시작하기 위해 접종시점을 다음달 중순으로 조절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지금 추세로 볼 때 자칫 백신 접종시기가 확산의 1차 정점을 놓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의료인 대량 접종으로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다면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접종시기를 가능한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9세 미만 접종시기 확정 안 돼 = 2회 접종이 예상되는 9세 미만 아동의 접종시기도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초중고생이 11월 중순에 접종키로 돼 있지만 이는 1번만 맞는 9세 이상 아동에만 해당된다.
9세 미만에 2회 접종을 할 경우 두 차례에 걸친 임상시험 접종이 끝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9세 미만에게 백신을 허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원칙을 지키려면 9세 미만 아동과 영유아는 임상시험 2차 접종이 끝나는 11월말~12월초나 돼야 접종이 가능하게 된다.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9세 미만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을 완료하지 않고 1차 접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3일쯤 열릴 중앙약심에서 허가 문제와 함께 2차 접종을 포함한 임상시험이 종료되기 전에 9세 미만 아동에게 접종을 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종인플루엔자가 확산 일로에 있는 만큼 9세 미만에 대해서도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임상시험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유효성 검증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일 뿐 안전성은 충분히 확인할 것"이라며 "국산 백신 외 대안이 없는 만큼 9세 미만에 대해서도 나머지 초중고생과 함께 접종을 시작하는 데 전문가들도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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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신종플루, 더딘 예방 접종
    • 입력 2009-10-28 06:31:06
    • 수정2009-10-28 17:07:07
    연합뉴스
27일 거점병원 종사자들부터 신종플루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확산의 '진앙'인 초중고는 다음달 중순이나 돼야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특히 9세 이하 아동은 다음달 중순 접종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접종시기가 감염의 1차 정점을 놓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아용 백신 4일부터 쓸 수 있지만…" = 보건당국은 의료인과 필수요원에게 백신을 접종한 다음 우선적으로 초중고생부터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 전파속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초중고생에게 백신을 접종해 국내 전체 감염자 수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소아와 청소년 대상 임상시험이 다음 달 초에 완료된다. 식약청은 즉시 중앙약사(藥事)심의위원회(중앙약심)를 열어 소아·청소년용 허가에 대해 논의하고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하면 4일께 국산 신종플루 백신을 아동과 청소년용으로 허가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일정에 따르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접종은 12일 후인 16일 정도에야 시작하게 돼 있다. 다음달 7일까지 국가검정을 통과해 출고할 수 있는 백신은 약 244만도스 정도다. 의료인용을 제외하고도 약 200만명분이 남지만, 초중고생 접종에 곧바로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전 학부모 동의와 예진용 설문지 작성·회수에 걸리는 시간 때문이라는 게 보건복지가족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최희주 건강정책국장은 "당장 이번 주부터 동의를 받는 작업을 시작하지만, 이걸 회수하고 나서 동의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예진 설문지를 받아내는 작업에는 3주 가량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 초중고생이 모두 750만명임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물량이 확보된 후에 전국적으로 동시 접종을 시작하기 위해 접종시점을 다음달 중순으로 조절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지금 추세로 볼 때 자칫 백신 접종시기가 확산의 1차 정점을 놓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의료인 대량 접종으로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다면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접종시기를 가능한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9세 미만 접종시기 확정 안 돼 = 2회 접종이 예상되는 9세 미만 아동의 접종시기도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초중고생이 11월 중순에 접종키로 돼 있지만 이는 1번만 맞는 9세 이상 아동에만 해당된다. 9세 미만에 2회 접종을 할 경우 두 차례에 걸친 임상시험 접종이 끝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9세 미만에게 백신을 허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원칙을 지키려면 9세 미만 아동과 영유아는 임상시험 2차 접종이 끝나는 11월말~12월초나 돼야 접종이 가능하게 된다.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9세 미만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을 완료하지 않고 1차 접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3일쯤 열릴 중앙약심에서 허가 문제와 함께 2차 접종을 포함한 임상시험이 종료되기 전에 9세 미만 아동에게 접종을 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종인플루엔자가 확산 일로에 있는 만큼 9세 미만에 대해서도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임상시험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유효성 검증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일 뿐 안전성은 충분히 확인할 것"이라며 "국산 백신 외 대안이 없는 만큼 9세 미만에 대해서도 나머지 초중고생과 함께 접종을 시작하는 데 전문가들도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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